[기쁨의 가정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오상아 기자  yjoh@chtoday.co.kr   |  

사람들은 말합니다. 항상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반복하며 살아간다고. 반복적인 일상이 너무도 지겹고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항상 변화가 없어 보이는 잔잔한 강물도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변함이 없어 보이는 거대한 산도 시시각각 변화가 있습니다. 단 한 시간도 같은 산과 바다, 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상파 화가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사물을 표현했습니다. 빛의 정도와 각도에 따라 하늘은 푸른색 뿐 아니라 붉은색, 검은색, 때로는 노란색도 띠는 것입니다. 강물도 빛의 농도와 방향에 따라 때로는 은색으로, 때로는 금색으로, 때로는 검푸른색으로, 때로는 진녹색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일상의 삶도 변화무쌍합니다. 비록 같은 집안일을 하는 것 같지만 다른 방법과 다양성을 가지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음식을 만들지만 항상 다른 재료를 사용할 수 있고, 재료의 신선도와 양도 다르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조미료도 늘 같을 수 없습니다. 똑같은 양을 사용하지는 못하니까요. 항상 다른 무엇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아이디어와 고민, 정성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신경을 쓴 만큼 더 멋진 음식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일터에 나가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항상 다른 고객과 다른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일이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와 생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합니다. 지겹다고 여기며 변화가 없는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사람에게 인생은 지겹고 단순한 일들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일상도 즐겁고 기쁘게 감당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일도 창의적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저의 제자훈련 스승이셨던 목사님이 즐겨 사용하시던 말씀이 늘 마음 가운데 있습니다. 그것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현명한 말씀입니까! 무척 중요한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피할 수 없어서 마지못해 하는 사람이 어떻게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겠습니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는데 어떻게 능률이 오르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멋지게 일을 해낼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한 걸음 한 걸음 진보함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매일 차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아이들이 수업을 마치면 다시 학교로 데리러 가서 태우고 옵니다.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좋은 시간 되어라”,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데 20초도 채 소요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잠을 재워달라고 요청할 때 반갑게 기뻐하며 꼭 껴안아주면서 “사랑해! 우리 예쁜이”라고 표현하는 데 20~30초면 충분합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의 작은 순간에서 우리는 사랑과 존중 그리고 기쁨과 감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무엇인가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경우에는 아이들의 이야기나 표현을 무시하기 쉽고 건성으로 듣는 척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마음이 닫혀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표현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과 아내의 요구, 아이들의 요구 모두를 우리 한번 즐겨봅시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고 일상의 행복한 미소에 있습니다. 언제까지 내 직장이, 내 가족이 나를 필요로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오늘을 마지막처럼, 기쁨으로 감사함으로 일상을 즐길 수 있길 축원합니다.

▲기독교상담학 박사 김훈 목사
▲기독교상담학 박사 김훈 목사

기독교상담학 박사 김훈 목사

<약력>
-호주가정상담대학 한국어 통신과정 디렉터
-호주가정사역센터 대표
-전 캔버라 열방대학 성경연구학교장
-기독교 상담학 박사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총신대학 신학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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