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봄 우울증을 아세요?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신록은 더욱 짙어지고 기온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길가엔 낮은 봄꽃들이 무리지어 피어 있고 세상은 온통 따사롭고 화사합니다. 하지만 이 활기찬 봄 기운을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우울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활기찬 봄날, 왜 깊은 우울증으로 고통받게 될까요?

“봄이 와서 다들 생기있고 즐거워하는데 저만 왜 이럴까요? 세상에 저 혼자 있는 것 같아요. 죽고 싶은 생각만 듭니다….”

우울증이 아주 심한 여성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입니다.

봄철이 우울증과 깊은 관련이 있는 계절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지난 10여년 간 통계 분석 결과에 의하면 우울증으로 인한 극단적인 행동은 4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5월에 정점을 기록하고, 본격적인 여름이 돼서야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이 봄 우울증을 앓는 분들에게 제일 위험한 시기라는 것입니다. 1년 중에 자살률도 가장 높다고 합니다.

꽃피는 봄날과 우울증, 서로 연결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봄철 우울증이 제일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계절이 변하는 환절기에 우울증이 나타나는 현상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봄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 우리나라 통계를 보면 3월부터 급증하는 자살 건수는 5월에 접어들면 최고치를 기록한다고 합니다.

우울증이 계속 있어온 사람은 봄 기운으로 사람들이 즐거워할수록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더욱 우울로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추운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마음이 펴지고 생기발랄해지지만,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우울한 처지를 더욱 비관적으로 느끼게 되어 자살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우울증 환자의 2/3는 자살을 생각하고 그 중 15%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합니다. 누군가 ‘죽고 싶다!’고 힘없이 말할 때 그냥 지나치면 안 됩니다. 세심한 돌봄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깊은 우울증 치료는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당신이 치유자가 될 수 있습니다.

봄 우울증의 증상은 의욕이나 기력이 없어지고 식욕이 감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쉽게 피곤해집니다. 봄날이 되어 남들이 야외활동을 늘리는 것과 달리 우울증 환자들은 되도록 혼자 있고 싶어하고, 그러면서 체중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봄 우울증을 이기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집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햇살이 좋은 날, 가까운 공원을 찾아 30분 이상 산책을 하면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우울한 느낌이 감소되게 됩니다. 또 될 수 있으면 혼자 있지 말고 대화가 통하는 누군가를 찾는 것입니다. 마음을 털어내고 자신의 아픔을 이해받을 수 있다면 아무리 심한 우울증도 점차 차도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둘러 보면, 우리가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꼭 전문가가 아니라도 모든 사람들이 사랑과 관심의 마음을 보이게 된다면 그것이 치료약이 될 것입니다.

이 화창한 봄날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서 깊이 아파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눈을 들고 마음을 열어 그들을 안아줄 수 있길 바랍니다. 봄을 느낄 수 있도록,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이 은총의 계절에 당신의 마음을 조금만 나누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www.kclatc.com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www.lovehel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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