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선교에 무지한 교회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선교에 대한 일반적인 곡해

1. 일반적으로 선교하는 교회라고 하면 후원자나 파송 선교사를 많이 가진 교회를 말한다. 이것이 선교 잘하는 교회이고 모범적인 교회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모습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선교담당자들의 일이고 활동일 뿐인 경우가 많다. 보고 편지를 받거나 선교비를 보내거나 하지만, 정작 성도들은 게시판의 글을 읽는 것으로, 아니면 새벽이나 공동 기도 시간에 기도하는 것으로 대체된다.

이것이 선교 잘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이다. 선교는 이야기 듣는 것으로 선교 헌금하면 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바른 선교는 성도들을 구경꾼이나 청중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성도들이 선교적인 삶을 살고 선교가 자신의 관심분야가 되어야 한다.

2. 선교를 좀 한다는 교회는 선교를 행사나 헌신예배로 이해하는 일들이 많다. 행사를 하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짐을 하지만, 모든 것이 그 행사 속에서 이루어지고 예배 속에서만 이루어진다. 종교적인 일로 감정과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드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선교헌신예배 잘 했다. 은혜스러웠다. 놀라웠다. 감사하다.” 그리고는 끝인 경우가 많다. 모두가 그들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그들을 존경하고 대접하는 것으로 훌륭한 선교행사는 마무리된다. 그리고 바쁜 일상으로 되돌아가면 잊어버린다. 행사 속에 머무는 선교로 곡해하고 있는 것이다.

3. 선교지 탐방을 선교하는 한 행위로 간주하는 일들이 많다. 그래서 이것이 유행이 되기도 하고, 해외여행을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90년대에는 그래도 헌신과 열정과 순수함이 있었다. 그러나 선교를 좀 한다는 교회는 해마다 여기저기 방문을 많이 하여서 비교분석하고, 대접이 부족하거나 선교사의 섬김을 탓하는 일들이 종종 있다. 현장의 문화와 교회와 성도들의 신앙생활의 모습이나 전도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관광에만 매달리고 관심을 두는 일들이 허다한데, 선교에 대한 곡해 또는 변질인 것이다.

선교 못하는 이유

1. 대부분 재정적인 이유가 첫번째이다. 아직도 교회 내 경상비 운영과 할 일이 많고, 교회 치장하고 증축하느라고 은행빚이 많아 당분간 선교후원을 멈추고 빚을 갚고 나면 하겠다고 한다. 모든 헌금을 교회 자체로 소비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청지기 의식이 없는 경우일 것이다.

선교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기본적인 일이고 신앙인의 우선적 관심이다. 카톡 메시지 보내고, 1년에 책 한두 권 사서 보내기도 하고, 인터넷 신앙 월간지를 신청하여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것이 어찌 돈의 문제인가?

2. “국내에도 할 일이 많은데”라며, 좀 똑똑하다고 여기는 지도자들은 변명을 하는 것을 듣게 된다.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한국 기독교 역사의 발전을 조금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복음의 은혜를 입은 것을 어찌 알지 못하는가? 바울의 서신 속에 나타난 선교는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지역이나 사람이나 결코 구분이 없었다.

3. 목회자가 자기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갖고,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세상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선교에 동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가 생길수록, 자신만의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와 세상과 역사를 바라보며 선교적인 신앙이 될 것이다. 목회자들이 기본적인 관심만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도 못하게 하는 어리석음이 선교를 못하는 이유임을 알아야 한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선교이다

유명한 선교학자 데이비드 보쉬는 그의 책 “변화하는 선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기독교 신앙은 선교이다. 그렇지 못하면 그것은 스스로 자신의 신앙을 부인하는 것이다. 교회가 선교하지 않으면 교회는 그 의미를 상실한 것이 된다.”

과거에는 신학적인 무지와 성경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교회의 역할을 인식하지 못하였지만, 현대에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바른 이해가 가능해졌다. 신약의 저자인 누가가 제시한 것처럼, 선교란 삶의 현장에서 화목함을 이루어가는 것, 사람의 형편이나 상황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관심과 사랑을 나누는 일, 경제정의를 실천하는 행동, 주의 이름으로 수고하고 고난을 감당하는 일이다.

현실의 삶에서 유행하고 있는 부정과 억압과 빈곤과 차별, 그리고 우익 좌익을 구분하여 행동하는 것, 그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적용하는 것이 선교적 삶이다. 이것이 더욱 확장되어, 사도행전 1장에 나오는 것처럼 성령의 능력을 받아서 온 세상을 향하여 퍼져나가는 것이 바른 선교이다.

그래서 선교는 구원받은 신앙 인생 전반에 걸쳐 행하는 활동이다. 선교는 교회의 본질이고 교회의 사명이고 교회의 존재이유이다. 선교를 해외선교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오류가 많이 발생한다. 선교학에는 선교와 전도를 구분하여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신앙인의 삶 자체가 선교적인 것이다.

1. 선교는 종교적 의미가 없는 사회 관습에 참여하고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선교는 인간의 삶을 변혁시키는 작업이다. 선교는 교회가 하나님의 일을 행하는 기초작업이다. 그래서 선교의 역사와 전략을 공부하고 이해하고 가르쳐야 한다. 외람된 말 같지만 선교하지 않으면 교회가 기본 가치를 상실하는 것이다.

2. 선교는 역사를 바로잡는 행위이다. 이사야의 글에(58:12) “네게서 날 자들이 오래 황폐된 곳들을 다시 세울 것이며 너는 역대의 파괴된 기초를 쌓으리니 너를 일컬어 무너진 데를 보수하는 자라 할 것이며 길을 수축하여 거할 곳이 되게 하는 자라 하리라”. 선교는 정치와 경제와 문화, 그리고 무너진 역사를 바르게 세우는 위대한 작업이다. 이 일을 위하여 주님은 고통을 당하고 죽음을 경험하며 부활하신 것이다.

3. 선교를 바르게 하지 않으면 교회는 세상의 포로가 되고 물질의 노예가 된다. 도적적으로 타락하게 되는 것은 관심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교를 잘 하는 교회라고 하면서 시험에 들고 재정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선교를 이용하여 정치와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이다. 목적과 관심이 다르기 때문이고 교회 재정은 주인 없는 눈먼 돈일 경우가 많고, 사용하는 자가 주인인 것처럼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교는 교회의 본질이고 일생을 살아가는 신앙인의 과제이다. 내 주변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행하는 신앙고백이 선교이다. 이러한 삶이 한국교회의 새로운 신앙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한다면 한국교회는 소망 가득하게 될 것이다. 선교를 공부하고 선교하는 교회가 되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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