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컴퓨터나 인터넷을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기고, ‘네티즌’이라는 단어는 노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등의 디지털 미디어는 더 이상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현재 시니어 세대 5~60대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번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블로그의 경우 젊은 세대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시니어의 이용률이 매우 높다. 또 지금 당장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자 하는 의향은 대부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인터넷을 즐겨 이용하는 시니어 세대를 가리켜 노티즌(노인+네티즌)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그리고 노티즌을 포함한 모바일, 인터넷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자신의 삶을 관리해 나가는 시니어 세대를 ‘디지털 시니어’라고 일컫는다. 이들은 여가와 취미 활동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기기도 하고 온라인 활동을 오프라인에서 이어가기도 한다.
노인문화센터에서 같은 시니어들과 즐겨 하던 바둑이나 장기도, 이제는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 접속해 나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한다. 또한 등산이나 여행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관련 카페나 블로그를 돌아다니던 시니어가, 다 같이 모여 등산이나 여행을 떠나는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나 역시 현재 60대이지만 인터넷과 SNS를 잘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NS를 통해 지인들의 근황을 살펴보기도 하고 좋은 정보가 있으면 서로 주고받기도 하고, 내가 직접 비지팅엔젤스의 카페와 블로그를 관리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는 카페와 블로그를 통해 지점장들과 소통의 장을 형성하고, 오프라인으로는 가까운 지점장들과 신우회를 만들어 등산을 가는 등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이용 중이다.
온라인을 이용하면서는 내 나이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젊은 세대와도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으며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는 장점이 있었다. 카카오톡의 경우 약속시간을 정하기도 하고,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누기에 편했다. 또 카카오 스토리는 일기나 여행사진 등을 올리면 근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시니어 뿐만 아니라 내 연락처를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어 점점 빠져들게 됐다.
이런 매력 때문인지 비지팅엔젤스의 요양보호사 선생님들도 최근 핸드폰을 2G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분위기이다. 중산층케어를 이용하는 어르신의 경우 꽃놀이를 가실 때에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사진을 찍어 보호자에게 보내주기도 하고, 어르신이 여행을 가셨을 때에는 보호자가 요양보호사 선생님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주는 등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 인해 고객과 요양보호사가 더 친밀해지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모바일과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는 시니어 세대의 새로운 사회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는 시니어들의 정보소외현상을 해소시킬 수 있으며 세대간 소통의 장을 형성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시니어가 제2의 삶을 사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