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개그콘서트를 아이들과 함께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 중 우습기도 했지만 마음에 깊이 다가오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부모들이 등장하여 자기 자녀들을 자랑하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랑거리도 달라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첫번째로 자랑을 하는 부모는 우리나라답게 자녀가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을 자랑했고, 나머지 부모들은 부러워했습니다. 그런 후 세월이 조금 흘렀습니다. 이제 다른 부모가 자랑하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자녀가 좋은 직업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해서였습니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간 자녀는 무엇하고 있나 물었더니 더 공부하고 있다며, 계속 공부하는 자녀를 둔 부모는 별로 기뻐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또다른 부모는 자식이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직장이 변변한 것도 아니라고 힘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한국인 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이 잘 되는 것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결정하는 너무도 중요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그 후 세월이 조금 더 흘러서 자랑하는 부모는, 자녀가 공부도 직업도 변변치 않았는데 결혼을 잘 하게 된 부모였습니다. 좋은 대학보다도 좋은 직업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결혼을 잘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저는 거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결혼을 훌륭한 사람과 멋지게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결혼을 아름답게 잘 유지하고 가꾸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을 잘 하면 저절로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일부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행복하게 가꾸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혼율이 40-50%에, 정서적 이혼까지 합한다면 7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처럼 좋은 대학에 들어가거나 좋은 직장을 가지게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결혼과 결혼생활에 대한 준비’는 사실상 많이 못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입니까? 비싼 사교육도 받고, 밤늦게까지 자율학습에 더해 밤샘까지 하면서 대학입시 준비를 합니다. 요사이는 조기 교육을 중요시해서 유치원부터 좋은 곳 비싼 곳으로 영어유치원 같은 곳으로 보냅니다. 이렇게 보면 대학을 위해서 12년 이상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엄청난 거액이 들어가고 상상하기 힘든 에너지와 시간이 투자됩니다. 거기에 직장도 입시처럼 준비해서 들어갑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고시원에 들어가 공부도 하고, 특별 훈련도 받고, 모의 입사 준비도 하고, 직장 인터뷰 준비도 합니다.
그런데 그 중요한 결혼을 위해서는 적은 시간조차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결혼 준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결혼 준비의 필요성과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바로 된다면, 아마도 결혼도 입시처럼 힘을 다하여 준비함으로, 적은 시행착오를 거쳐 서로 사랑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나가는 커플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결혼과 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위한 준비'에 대한 절대적인 필요성을 깨닫고 준비하는 젊은이들과 그 부모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도합니다.
준비 없는 전쟁, 상대도 모르고 자신도 모르는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저는 어느 곳에 가든 젊은이들에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혼을 위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진지하게 듣는 것 같은데 실행에 옮기는 젊은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기독교상담학 박사 김훈 목사
<약력>
-호주가정상담대학 한국어 통신과정 디렉터
-호주가정사역센터 대표
-전 캔버라 열방대학 성경연구학교장
-기독교 상담학 박사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총신대학 신학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