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가정] 백문이 불여일견

오상아 기자  greaterjoy@naver.com   |  

다른 사람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 사람의 상황에 똑같이 처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의 입장과 생각과 고민, 그리고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지혜로운 옛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공부해서 배우고 들어서 알아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만 못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본의든 아니든 어쨌든 제 아내와 역할을 2달에 한 번은 3~4일 정도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있었습니다. 현재는 날짜와 기간은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제 아내가 세미나나 일로 집을 비우게 되면 제가 그 역할을 대신합니다. 이번은 1년에 한 번 크게 치르는 제 아내의 한국 방문입니다. 1주일이 되었고, 앞으로 12일 정도 더 있어야 아내가 돌아옵니다.

그러면 저는 꼬박 아이들을 보아야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무척 크고 복된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 나의 사랑은 더욱 커져갑니다. 아내에 대한 사랑,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 저는 이 시간을 통해 얼마나 제 아내에게 감사하게 되는지 모릅니다. 내가 얼마나 부요한 사람인지,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인지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가정의 필요를 보게 됩니다. 우리 집에 무엇이 필요한지도 보게 됩니다. 한 예를 들어 보면, 부엌에서 쓰는 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우게 됩니다. 칼은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사주세요. 일이 많이 줄어들고 쉬워집니다. 주방장들은 칼을 100만원 하는 것을 쓴다고 들었습니다. 미용사의 가위도 100만원을 호가한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죠. 남편들에게 묻습니다. 안 좋은 칼로 요리를 해보셨나요? 썰어지는 것이 아니라 으깨어집니다. 힘이 몇 배로 듭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 주어야 잘 먹는지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단지 좋아한다고 그것만 먹여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영양가를 생각해야 하고 골고루 먹여야 하고, 저의 가장 작은 아기가 잠을 잘 때 가장 한가하게 설거지를 할 수 있고, 잠도 잘 수 있고, 빨래도 널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아이들 학교에 보내기 위해 준비하는 도시락이 얼마나 스트레스와 고민이 되는지, 매일 매일 한 끼 한 끼 무엇을 먹을까 고민이 되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음식을 만들어놓고 불렀는데, 아이들이 늦게 와서 식었을 때 오는 안타까움과 실망감도 모두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제 아내가 많은 역할을 감당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죠. 아내를 깊이 이해할수록 더욱더 사랑스러워집니다.

내가 현재의 나로 존재할 수 있는 데에 제 아내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깊이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인 것입니다. 제 아내는 이 작은 도움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는 더욱 더 사랑스럽게 아내를 생각하게 됩니다. 제 아내는 매일 매일 이 일들을 다 감당하고 있는데, 저는 단 두 달에 3~4일 정도만 돕는데도 깊이 감사를 저에게 표할 때, 정말 감사가 넘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큰 축복을 우리 가정에게 주셨나 다시 한 번 깊이 느끼는 시간인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기회를 통해 우리 아이들을 더 깊이 알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아이들의 신뢰를 얻게 되는 시간이기도 한 것입니다. 제가 자기들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전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 시간을 통해 더욱 우리 사이는 친밀해지는 것입니다.

또한 제가 일이 있어서 집을 비우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때는 아내가 저의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몰랐던 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고 서로에 대한 사랑과 감사가 더 커져갑니다. 서로의 위치를 바꾸어보지 않으면 자신만 힘든 것으로 착각합니다.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보는 시간을 반드시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서로를 가슴 깊이 사랑하고, 서로를 존경하고, 서로의 마음을 깊게 이해할 수 있고, 서로를 더욱 사랑할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단지 부부관계 만이 아니라 아이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입장을 바꾸어놓고 생각할 수 있는 혹은 실제로 창조적으로 역할을 바꾸어 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그러면 부모는 자녀를 이해할 것이고, 자녀는 또한 부모를 이해할 것입니다. 이것이 확대되어 성도 간에도 역할을 바꾸어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좀더 이해함이 생길 것입니다.

직장에서 동료들 간에도, 친척간에도 서로 입장을 바꾸어 봅시다. 이러한 훈련이 우리에게 체질화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모든 관계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서로를 내 몸처럼 사랑하는 관계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행복해집니다. 서로를 더 사랑하고, 더 이해할 수 있고, 서로가 있음으로 인해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역할을 바꾸어 보는 훈련, 오늘 지금 우리의 가정에서부터 시작하세요. 가장 가까운 관계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확대시켜 보세요. 그래서 우리가 함께 사는 것으로 인한 신비로운 축복을 경험하시는 여러분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독교상담학 박사 김훈 목사
<약력>
-호주가정상담대학 한국어 통신과정 디렉터
-호주가정사역센터 대표
-전 캔버라 열방대학 성경연구학교장
-기독교 상담학 박사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총신대학 신학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10월 3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제2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이 개최됐다.

“한국교회, 불의에 침묵 말고 나라 바로잡길”

대통령의 비상계엄, 자유민주 헌정질서 요청 목적 국회, 탄핵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 증거도 기사뿐 공산세력 다시 정권 잡고 나라 망치도록 둬야 하나 12월 20일 각자 교회·처소에서 하루 금식기도 제안 대한민국기독교연합기관협의회, (사)한국기독교보…

이정현

“이것저것 하다 안 되면 신학교로? 부교역자 수급, 최대 화두 될 것”

“한국 많은 교회가 어려움 속에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결국 믿음의 문제다. 늘상 거론되는 다음 세대의 문제 역시 믿음의 문제다.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다음 세대가 살아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앞으로도 교회…

김맥

청소년 사역, ‘등하교 심방’을 아시나요?

아침 집앞에서 학교까지 태워주고 오후 학교 앞에서 집이나 학원으로 아이들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 내 시간 아닌 아이들 시간 맞춰야 필자는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해오던 사역이 하나 있다. 바로 등하교 심방이다. 보통 필자의 하루…

윤석열 대통령

“탄핵, 하나님의 법 무너뜨리는 ‘반국가세력’에 무릎 꿇는 일”

윤 정부 하차는 ‘차별금지법 통과’와 같아 지금은 반국가세력과 체제 전쟁 풍전등화 비상계엄 발동, 거대 야당 입법 폭주 때문 대통령 권한행사, 내란죄 요건 해당 안 돼 국민 상당수 부정선거 의혹 여전… 해소를 6.3.3 규정 지켜 선거범 재판 신속히 해야 수…

한교총 제8회 정기총회 열고 신임원단 교체

한교총 “극한 대립, 모두를 패배자로… 자유 대한민국 빨리 회복되길”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이 2024년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혼란과 갈등 속에서 평화와 화합을 소망했다. 한교총은 국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정치권…

차덕순

북한의 기독교 박해자 통해 보존된 ‘지하교인들 이야기’

기독교 부정적 묘사해 불신 초래하려 했지만 담대한 지하교인들이 탈북 대신 전도 택하고 목숨 걸고 다시 北으로 들어갔다는 사실 알려 북한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체포된 두 명의 북한 지하교인 이야기가 최근 KBS에서 입수한 북한의 군사 교육 영상, 에 기…

이 기사는 논쟁중

윤석열 대통령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그대에게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사람들 잘 알려진 대로 빙산은 아주 작은 부분만 밖으로 드러나고, 나머지 대부분은 물에 잠겨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고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현명한 …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