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시니어 라이프 24] 노후 생활도 가화만사성

오상아 기자  greaterjoy@naver.com   |  
 
 

의학 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늘면서 부부가 노후에 함께할 시간도 30~40년 정도로 길어졌다. 따라서 부부관계가 어떠냐에 따라 남은 노후 생활의 행복이 좌우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노부부 가정이 다 행복한 것은 아니며,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남편은 회사와 일을 중심으로 살다가 퇴직해서 가정으로 돌아오면 달라진 생활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배우자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면 뜻하지 않은 갈등을 겪을 수 있다.

남성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고 여성호르몬이 늘어난다고 한다.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녀와 아내에 대한 간섭이 늘고, 여성화 현상으로 인해 감성이 풍부해지면서 서운한 일이 자주 생기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반대로 아내는 퇴직한 남편을 하루종일 마주하는 일이 부담스럽다. 남편이 직장을 다니던 오랜 시간 집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에 적응해왔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디 가서 무엇을 하는지 일일이 간섭하고 하루 세 끼도 챙겨 달라는 남편이 귀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갈등이 심화될 경우 부부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면서 황혼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한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남성의 황혼이혼 건수가 2000년 1,321건에서 2010년 4,346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남편의 정년퇴직과 더불어 중년기 부부는 많은 변화를 겪는다. 노후에 부부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부 간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상처 주는 언행은 피하고 상대방의 노고를 칭찬하며 서로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표현을 자주 해야 한다.

아내는 퇴직한 남편이 새로운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하며, 반대로 남편은 그동안 회사를 다니며 가정에 소홀했음을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아내와 상의해서 집안일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내와 충분한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부부 사이는 부쩍 발전할 것이다.

노후에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일이나 공통의 관심사 및 취미를 찾아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 부인과 함께 교회에 다니고 있다. 함께 종교활동을 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로 인해 부부 사이에 대화가 많아졌고, 서로 간 고충과 즐거움을 나누며 함께하고 있다.

비지팅엔젤스코리아의 지점장들은 정년퇴직 후 부부가 함께 지점을 창업한 경우도 많다. 구로지점장, 안양만안지점장, 천안지점장, 강북지점장, 삼척지점장, 노원지점장, 수지지점장의 경우가 그 예이다. 이들 지점장은 부부가 함께 일함으로써 서로 의지하고, 같은 고민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하였다. 같은 일을 하면서 아내는 남편의 고충을 이해하게 되고, 남편 역시 아내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남편이 정년퇴직을 하고 나면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은 길어지게 된다. 이제껏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곳에서 적응해 왔기에, 둘이 함께 보내야 하는 노후 생활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노후에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은 자식도 친구도 아닌 바로 배우자이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순조롭다(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는 말이 있다. 부부가 서로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여 화목한 가정을 만든다면 분명 행복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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