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세 번의 부르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하나님이 우리를 세 번 부르셨다는 관점에서 우리의 신앙과 사명을 생각해 보자. 각 개인은 자신의 신앙 체험과 연륜에 따라서 부르심이 더 많을 수도 있고 다양하게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부르심을 세 가지로 정리하여 한국교회의 신앙과 사명을 살펴보려고 한다.

첫번째 부르심은 구원으로 부르심이다. 죄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부르시고 낙심과 절망에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에게는 소망의 삶이 있고 기쁨과 감사의 삶이 있는 것이다. 신앙인이 기뻐하고 찬송할 수 있는 이유이다.

이 구원에 대한 부르심이 없다면 우리는 늘 불안과 근심 속에 작은 일이나 사건에도 떨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회는 다니지만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신앙의 목표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교인은 될 수 있지만 진실한 신앙인은 될 수 없을 것이다. 직분은 받을 수 있겠지만 주 앞에 영광이 되지는 않을 것이고, 사명은 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주님이 원하는 목표에 이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구원으로 부르심에 대한 확신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교인이라고 구원에 이르는 것이 아니다. 주일을 잘 지킨다거나 새벽을 깨운다고 구원의 부르심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교회에 소속되어 있다고 구원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고, 기독교에 관련된 일이나 사업에 동참한다고 구원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마 19장에 나오는 한 청년처럼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얻을 수 있으리이까?”라는 절박한 질문이 있어야 한다. 요 3장에 나오는 니고데모처럼 거듭남의 대한 질문과 고민과 영생에 대한 확신으로 나아가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이 부르심은?

두번째 부르심은 천국으로 부르심이다. 이것은 천국 백성으로서 풍성한 삶을 살도록 부르신 것인데, 하나님께서는 구원받은 백성들에게 풍성한 삶을 약속하셨다. 요 10:10에는 우리를 풍성하게 하시려고 주님이 오셨다는 목적을 밝히고 있다.

천국에서 누릴 수 있는 평안함과 화목함과 감사와 찬송하는 삶을 우리에게 선물로 허락하신 것이다. 누가 이것을 깨닫고 누리느냐가 문제이지, 구원받은 자들에게 이미 허락하신 선물이 아닌가?

어떤 이는 이 천국으로의 부르심을 잘 알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늘 죽은 이후의 천국의 삶을 소망하고 기대하면서, 이 땅의 삶은 비참하게 사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내세 천국에 대한 인내와 소망은 많은데, 현실 천국의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이다.

물질주의적인 관점으로 천국의 복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물질이 풍성하면 복된 천국의 삶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이유이고, 그렇게 배운 까닭일 수 있다. 오늘 우리가 교회의 삶 속에서 경험하고 누리고 나누는 것이 천국의 삶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삶의 훈련장이 교회가 아닌가? 그러한 천국의 삶이 우리가 죽은 후에 천국의 삶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현실에서 영육 간의 풍성한 삶을 누리는 데는 조건이 주어져 있다. 마 6:33에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하신다. “먼저”라는 말에 강조점을 두면, 이것은 인생의 우선권을 다루는 질문이 된다. 그렇다. 우리에게 먼저 할 일과 나중 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여기에서 넘어진다. 우선권을 인식하지 못하고 혼동하는 가운데서 주님의 은혜만을 간구하는 것은, 부르심의 목적과 풍성한 삶의 목적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일 것이다. 어떠한가? 당신의 풍성한 천국의 삶은?

세번째 부르심은 사명자로 부르심이다. 이것이 최종 부르심의 목적이다. 우리를 구원으로 부르시고 풍성함으로 인도하시고 생명을 지금까지 허락하시는 이유이다. 우리의 삶이 다 행복하고 풍성하고 평안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원의 은혜를 알게 하시고 소망을 깨닫게 하신 것은 우리에게 사명을 맡기시기 위함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사명자로 부르심을 받은 자이다.

구원받은 자로, 은혜를 누릴 자로만 서 있어서는 안 된다. 그 정도의 신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모든 종교인들이 추구하는 일이다. 그리스도인 됨은 사명자로 살아갈 때에 비로소 신앙인의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다. 신앙이 초보였을 때에는 나 하나의 신앙을 잘 감당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 나가면 되었다.

그러나 사명자로 선다는 것은 이 단계를 넘어서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가진 것과 때로는 건강과 물질을 소비하여 헌신하는 자로 서는 것을 말한다. 많은 신앙인들은 현대판 고르반 신앙의 삶을 산다. 교회 출석 잘하는 것으로, 새벽기도 시간에 부르짖는 것으로, 혹은 기도원에서 소리치며 외치는 것으로, 또는 말씀을 듣고 배우고 은혜 받음에 감사하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신종 고르반 신앙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명자로서의 삶이 없는 것이다.

한국의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울에 있는 양화진에 방문하기를 권한다. 학생 때에, 유초등부 때에, 성숙한 신앙인으로 자주 방문하여 한국교회의 역사를 알고 배워야 한다. 사명자로서의 희생과 헌신이 무엇을 이루었으며, 이 나라와 민족과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배워야 한다.

오늘 한국교회의 헌신이 사회적으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성도들은 광고사항으로 접하는 일이고, 대부분은 교회가 돈을 가지고 하는 일일 것이다.

소수의 사역자들이나 관계자들 외에는 남의 일이고, 형식적인 기도나 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역동적인 사역자로 훈련이 없는 것이다. 교회가 훈련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기에 헌신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고작해야 헌금하는 것으로 헌신을 가르치고 있다.

성도들을 앉은뱅이 신앙인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를 냉철하게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회는 그 존재 자체로 세상의 희망이다. 그런데 교회가 사명자들을 통하여 세상의 희망을 주지 못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지도자의 몫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세번째 부르심에 헌신하도록 하기 위하여 전문적인 훈련을 시켜야 한다. 이제는 교회도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사역자를 훈련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믿음 좋은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사람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실제적인 헌신의 믿음을 지닌 사명자로 되기 위하여서는 구체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가장 약점이다. 인재를 발굴하여 육성하여야 하는데, 교회 안의 인재는 별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기도 잘하고 지도자의 말에 순종하면 좋은 성도로 칭찬받는 것이 고작인 경우가 많다. 교회를 통하여 사회에 국가에 선한 영향력이 있는 사명자, 인재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이 세번째 부르심의 목적에 부합한 성도의 생활이다. 개교회가 이러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어렵다면 몇 개의 교회가 연합하여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개발한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교육과 의료와 전도와 가르침에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하였다. 오늘의 한국교회와 선교는 너무나 평준화되어 있다.

교회가 부르심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서는 1주일에 한 번 사용하는 교회의 본당도 개방하여 사회적 필요를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가장 좋은 요충지에 넓은 장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6일 동안 문을 걸어 잠그고 1주일에 한 번만 사용하는 것은, 아직도 성전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대착오적인 것은 아닐까?

너무 앞서 나간 것인가? 세번째 부르신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우리는 부단히 고민하고 갈등하고 질문하여야 한다. 이 시대를 향한 교회의 사명을 어떻게 감당하고 헌신할 것인가를 말이다. 어떠한가. 당신의 사역자로서의 삶은?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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