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훈 칼럼] 한·일 갈등, 요셉처럼 용서해 주는 길밖에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광복절과 종전기념일

▲조광훈 목사(일본에덴교회).
▲조광훈 목사(일본에덴교회).

얼마 전은 일본의 추석이라고 할 수 있는 오봉(お盆) 기간이었습니다. 그 중에 8월 15일은 우리나라에서는 광복절(光復節)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종전(終戰)기념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잃었던 빛을 다시 찾은 날이지만, 일본은 전쟁에 진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가 되면 일본에 사는 우리 한국 사람들은 마음이 심란해집니다. 무엇보다도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로 양국 간에 신경이 곤두서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동아시아 축구대회 때 축구장에 걸린,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는 대형 횡단막 문제로 다시 한 번 한일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8월 15일에는 한국 국회의원들이 아스쿠니신사 참배 반대 데모 문제로 또 한 차례 매스컴이 시끌벅적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들어선 후 역사인식 문제로 더욱 갈등이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 일본 텔레비전을 보는 가운데 어느 대학의 공개강의 시간에 사회자가 일본 대학생들에게 “왜 한국을 싫어하느냐”고 질문했더니, 한 학생이 “과거에 일본이 한국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했는데 감사하기는커녕 적반하장 격으로 오히려 일본을 욕하는 것을 볼 때 이해가 안 되고 싫어진다”고 했습니다. 저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만 이것이 일본 역사교육의 현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매스컴에서는 한일 문제가 생기면 자주 “한국 사람들은 반일 교육을 어릴 때부터 귀가 따갑게 해서 매사에 일본을 반대하고 공격하고 억지를 부린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가 볼 때는 오히려 일본 사람들이 매스컴 등의 영향으로 그런 치우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한 나라를 식민지화하는 것은, 사람으로 말하자면 한 사람을 강간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협박해서 강간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심각한 죄입니다. 물질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신 문제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적 문제인데, 한국의 문화와 언어·이름을 말살하려고 했던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일본인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이 아직도 우리나라 사회 곳곳에 남북관계·친일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온갖 갈등의 뿌리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영적인 문제인 신앙의 자유를 빼앗아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지금도 한국 종교계 특히 기독교는 그 영향으로 심각하게 분열된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일본은 지나간 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우리에게는 지금도 남아 있는 심각한 문제인 것입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는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할 때에만 피해자가 어느 정도 상처가 아물 수 있고 용서할 수 있는 문제인 것입니다. 아직도 자존심 문제로 주변 국가들과 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갈등을 심화해 가는 일본을 볼 때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두 나라 간의 갈등 문제 해결은 두 가지 방법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니느웨의 회개운동이 이 땅에도 일어나 천황을 비롯해 전 일본인들이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는 운동이 일어나는 것과, 요셉이 악을 선으로 바꾸어 주시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고 형들을 용서해 준 것처럼 우리 민족이 그와 같은 믿음을 가지고 일본을 용서해 주는 길밖에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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