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사역 현장 이야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러시아가 개방한 이후 벌써 20년을 훌쩍 넘어섰다. 많은 변화를 경험하며 영적·정신적 전환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오늘의 러시아 교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개신교회가 약진하며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20여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개척 초기의 교회들이 이제는 땅을 구입하고 교회를 건축하거나 준비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회 성장의 2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속을 잠깐 들여다 보면,

1. 현지 교회가 말씀훈련이 약하고 메시지에서도 그러한 것을 엿보게 된다. 현지 목회자들의 설교는,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경험과 간증이 많이 들어간다. 사람들 또한 이러한 설교를 좋아한다. 그래서 함께 웃고 공감하는 것인데,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공감은 되지만 심령을 새롭게 하지는 못하고, 영성과 지성을 채우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냥 웃고 공감하는 정도로 만족하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세상을 향하여 나가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 종교활동으로 고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목회자들이 일과 목회를 겸하다 보니 한계가 있음을 안다. 좋은 도서가 발행되지 못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그래서인지 온 심혈을 기울여 메시지를 준비하고 전달하려는 모습이 안 보인다. 어떤 때는 ‘이 정도의 내용을 왜 듣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고, 이곳저곳 상식적인 성경 내용을 전달하는 정도임을 보게 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이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보냄을 받은 사역자가 무엇을 어떻게 지원하고 섬겨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2. 오늘 러시아 개신교회에는 무교회주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조직교회를 부정하고 목사를 부정하고 익명의 신앙인으로 남기를 원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대형교회에서 수십 명이 교회를 떠나고, 기 저기에서 교회를 떠난다는 소식들도 들려온다.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가정예배로 모이고 교제를 한다. 그들에게는 조직화된 기관이나 직분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 자유와 더불어 다원주의 세계로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도시가 발전하고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면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신앙의 형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서도 알 수 있는 일이고, 세계 교회의 역사 속에서도 흔하게 발견되는 일이다. 이러한 일들이 이제 러시아 교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르심에 순종하는 자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현장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다.

3. 이단의 설침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유명한 이단들은 대부분 다 자리를 잡아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하여 얼마나 판을 치는지 모른다. 대부분의 현지 목사나 성도들이 아주 즐겨 듣는다. 구소련 지역의 가난한 나라에서 방송 관계자들이나 인터넷에 종사하는 책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하여 융숭한 대접을 하고 후원하여, 방송매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지속적으로 설교를 내 보내고 있다.

다른 설교는 내보내지를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그것만 경청하고 즐겨 듣고 있다. 나를 만나는 많은 러시아 성도들이 질문을 한다. 이 사람을 아느냐고. 현장에서는 외국에서 들어온 이단을 구분할 능력이 없다. 다만 예수 이름만 대면 아무런 의심 없이 듣게 되고, 또한 내용이 좋아서 듣게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의 교회가 성장했다는 화려한 소식이 들리고 나라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동경을 하는 상황이기에 영향력이 더욱 강하다. 현지 신앙인들의 말씀의 수준은 낮고, 이러한 이단들의 설교는 청중을 휘어잡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된다. 목사가 자기 나라의 목사를 이야기하면서 이단 운운하면 질투와 시기를 하는가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조심스럽기 짝이 없다.

종교다원주의가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각종 이단들이 서식하고 있다. 게다가 말씀이 힘을 잃고, 말씀에 집중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외적인 모양을 드러내고 형식적인 종교를 만들어가는 일에는 모두가 열정적인 것 같다. 이러한 세속주의가 판을 치는 세대에 복음의 능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음을 각성하여야 한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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