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동락(同苦同樂)-나아만과 그 아내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43

▲이선이 목사(술람미상담소 연구원).
▲이선이 목사(술람미상담소 연구원).

철학자 베이컨은 “아내는 남편이 젊을 때는 애인이고 중년에는 친구고 늙으면 간호사다”라고 하였다. 어느덧 중년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다. 사람은 기력이 쇠하고 병들어 간호사 같은 배우자가 필요한 것이다. 병들었을 때 부부들에게 배우자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아내만큼 남편을 걱정하는 사람 없고, 남편만큼 아내를 염려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나아만의 아내는 남편의 건강에 대해 매우 걱정스러웠다. 나아만이 오늘날 한센병이라는 나병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무서운 병이 들었다. 한센병은 사람들과 격리되어야 질병으로, 옛 사람들은 저주받은 자가 걸린다고 하는 병이다. 아람의 군대 장관인 나아만은 왕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는 사람이었다. 아람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에게 군사적·경제적으로 큰 영향력을 끼치는 나라였다.

나아만의 아내는 남편이 병으로 인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어떻게 하면 남편의 병을 낫게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한 간절한 상황 가운데 나아만 아내의 시중을 드는 소녀가 좋은 소식을 전해 주었다. 몸종은 전에 아람 사람이 무리를 지어 나가서 이스라엘 땅에서 사로잡은 어린 소녀였다.

몸종은 나아만의 아내에게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그가 그 나병을 고치리이다”(왕하 5:3)라고 말하였다. 남편이 낫기를 간절히 원했던 아내는 나아만에게 그 소녀의 말을 전하였다. 그 부부는 한 줄기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나아만은 아람 왕에게 이스라엘 땅에서 온 소녀의 말을 전하였다. 아람 왕은 나아만을 얼마나 아끼는지 이스라엘 왕에게 편지를 써서 그의 병 치유를 부탁하였다.

나아만이 말들과 병거를 거느리고,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의 집 문에 도착하였다. 엘리사는 나아만에게 사자를 보내어 “너는 가서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리라”(왕하 5:10)라고 하였다. 나아만은 엘리사의 태도에 너무나 화가 났다. 그는 엘리사가 자신의 아픈 부위에 손을 얹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고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의 말대로 요단강에 몸을 담그느니, 차라리 다메섹 강에 몸을 씻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며 분노하여 떠났다.

나아만의 종들이 나아만에게 엘리사의 말을 들으라고 설득하였다. 나아만은 마음을 돌이켜 엘리사의 말대로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넣었다. 그의 살은 어린아이의 살 같이 치유되었다!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한 나아만은 하나님을 온전히 믿는 믿음의 사람이 되었다. 나아만의 아내는 남편의 회복 소식을 듣고 함께 기뻐하였다. 그녀는 남편이 가장 어려울 때 함께 그의 곁에서 괴로워하였다.

일반적으로 결혼식 때 신랑 신부는 다음과 같이 서약한다. “신부(신랑) 00양(군)은 신랑(신부) 00군(양)을 그대의 남편(아내)으로 맞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하거나, 병들거나, 부유하거나, 가난하게 되는 어떤 경우에서도 사랑하고, 귀중히 여기고, 존경하여 아내(남편)된 책임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엄숙히 서약합니까?” “예”. 오늘날 결혼식을 한다면 나아만의 아내는 “예”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나아만 부부는 사회적 성공과 가정생활의 행복을 누렸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생활에 성공하고서도 가정생활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실패한 선배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사회적 성공이 결혼 생활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생활은 오랜 시행착오와 성숙을 향한 노력 끝에 서로 신뢰하는 관계로 변화되는 것이다. 참 부부 사랑의 성숙은 동고동락 없이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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