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사랑-엘가나와 한나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49

▲이선이 목사.
▲이선이 목사.

“무자식 상팔자(無子息上八字)”라는 말이 있다. 자식이 많으면 그만큼 걱정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자식이 없는 것이 편안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평생을 자식을 키우느라 살고, 나머지 인생을 자신을 위해 살고 있다. 무자한 가정의 경우 자녀를 낳기 위해 애를 쓰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엘가나의 아내 한나는 자녀가 없었다. 게다가 남편 엘가나에게는 또 다른 아내 브닌나가 있었다. 그 당시 문화적으로 아내가 두 명 있는 것을 문제시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일부일처가 아닌 가정은 불화의 씨앗을 항상 배태하는 것이었다.

엘가나는 경건한 레위인이었으므로 매년 정한 기간에 중앙 성소로 올라가 제사를 드리는 율법을 준수했다. 그런데 그는 제사를 드릴 때마다 제물의 분깃을 브닌나와 자식들, 그리고 한나에게 주었다. 엘가나는 한나를 사랑하였기 때문에 갑절을 주었다.

브닌나는 시기하여 한나를 괴롭혔다. 한나는 너무나도 속상하여 울고 먹지도 않았다. 남편은 한나에게 “어찌하여 울며 어찌하여 먹지 아니하며 어찌하여 그대의 마음이 슬프냐? 내가 그대에게 열 아들보다 낫지 아니하냐”(삼상 1:8) 말하였다.

한나의 큰 슬픔이 그녀로 하여금 더욱 하나님을 가까이 하게 하였다. 그녀는 성전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통곡하였다. 그녀는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삼상 1:11)라고 서원하였다.

한나는 오랫동안 속으로 말하며 음성이 들리지 않게 입술만 움직이며 기도하였다. 엘리 선지자는 그녀가 술에 취한 줄로 알고 포도주를 끊으라고 하였다. 한나는 “내 주여 그렇지 아니 하니이다. 나는 마음이 슬픈 여자라 포도주나 독주를 마신 것이 아니요 여호와 앞에 내 심정을 통한 것 뿐이오니 당신의 여종을 악한 여자로 여기지 마옵소서 내가 지금까지 말한 것은 나의 원통함과 격분됨이 많기 때문이니이다”(삼상 1:15, 16) 라고 대답하였다. 엘리 선지자는 “평안히 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가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삼상 1:17)고 하였다. 이후 한나는 얼굴에 근심의 빛이 없었다.

한나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아 그 이름을 사무엘이라 하였다. 사무엘은 “내가 여호와께 그를 구하였다”(삼상 1:20)는 뜻이었다. 사무엘은 이스라엘의 사사 시대 말기에서 왕정 시대의 초기까지 약 50년간 선지자로 활약하였다. 그가 선지자로 있는 동안 이스라엘이 평안하였다.

엘가나와 한나는 기도한 후 사무엘을 얻었다. 그리고 한나는 하나님께 서원한대로 그 아들을 다시 바쳤다. 하나님은 사무엘을 선지자로 사용하여 영광 받으셨다. 엘가나와 한나는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아들이라고 하여 집착하지 않았다. 또한 자식에 관하여 다른 견해를 갖지 않았다. 그들은 자녀를 하나님의 선물로 알았다.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비뚤어진 애착은 자녀들을 ‘마마걸’과 ‘마마보이’로 만든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부모가 알아야 할 첫번째는, 자녀가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녀는 부모의 적당한 보호를 받고 부모에게서 살아가는 에너지를 받아야 건전하게 크는 경향이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는 자녀가 독립적이고 창조적으로 잘 자라도록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특권이 있다. 엘가나와 한나는 사무엘을 위해 계속 기도했을 것이다. 일명 중년 주부에게서 나타나는 ‘빈 둥지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보통 자식들을 사회로 내보낸 주부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극심한 외로움·소외감으로 인한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하는 심리적 질환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리 부부가 어떻게 행복하게 잘 살아서 자녀들을 행복하게 살게 해 줄 것인지를 기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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