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의 상담 치료에 있어 치료자의 태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충렬 박사의 ‘정신분열증’ [22] 상담치료(2)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22장 정신분열증의 상담치료(2)

정신분열증 치료는 대체로 약물치료를 우선하는 편이라고 했다. 약물치료는 정신분열증 원인에 신경생물학적 측면이 반영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이 모두 단순히 신체적, 즉 신경생물학적 측면만은 아니라고 했는데, 이는 일정 부분 환자의 정신적 측면, 즉 심리적 측면도 관여하고 있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약물 치료를 넘어 심리 및 상담치료의 방법이 보완돼야 함을 의미하는데, 약물치료를 제외한 심리 및 상담치료는 모두 상담이나 교육을 통한 치료이다.

1. 정신분열증의 개인-상담치료

정신분열증에서 개인-상담치료(individua psychotherapy)는 다양한 심리 및 상담치료기법에 치중한다. 다양한 심리 및 상담치료의 기법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이다. 전술한 대로 정신분열증은 상담을 통해 치료되기도 한다. 정신은 뇌의 생물학적 측면에서 약물의 화학성이 필요하지만, 정신작용이라는 기능적 측면에서는 심리 및 상담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는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작용하는 신체를 가지고 있다면, 마음이라는 심리 및 정신적 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상정한다. 이런 점에서 상담치료는 생물학적 측면에서 약물치료의 한계성을 보완해 주는 측면을 가정한다.

상담치료에는 다양한 치료기법이나 정신적으로 지향된 심리 및 상담치료 등이 해당한다. 물론 이런 치료들은 각 학파의 이론과 기법이 달라 그 효과에 대해서도 통일적이지는 않다. 이런 점에서 각 학파의 치료기법을 다루기보다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치료과정에 필요한 기본적인 문제와 또 치료자의 기본적인 자세에 대한 것만으로 제한해야 한다.

1) 치료의 태도

정신분열증 환자를 상담으로 치료하는 데는 치료자의 기본 태도가 중요시된다. 치료자는 환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데, 이는 환자의 생활목표, 가치관, 생활방식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치료자가 환자를 있는 그대로, 즉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상태의 환자를 수용한다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이 갑작스럽게 화를 낸다거나 치료자와 말을 잇지 못하고 자신의 말만 계속 늘어놓는 것도 견디면서 수용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치료자의 접근 태도 있어 대단히 중요하면서 치료자가 감당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이기도 하다. 더 어려운 것은 치료자가 환자를 무조건 수용해야 하고, 그에게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을 기대하다가도 무수히 좌절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치료자는 환자가 자신의 만족을 충족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 보상하는 것 같은 곤경에 직면한다. 다시 말해 환자는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기 위해 치료자를 그 대상으로 삼은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문제도 환자의 심리적 배경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 부담이 감소된다. 그 중 하나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자신의 유아적 욕구를 만족시키고, 그가 상실한 소중한 사람을 대신할 만한 사람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를 생각하면 치료자는 환자의 치료를 위해 일시적으로 그들에게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존재일지 모른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치료자는 환자의 유아적 욕구를 부분적으로 만족시키면서 다음을 시도해야만 한다. 그것은 환자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정하고, 또 그것을 견디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첫째로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정신병의 유발인자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인데, 이는 정신병 발병과 관계가 있으면서 환자가 무의식적으로 부정하려는 느낌을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환자는 분노나 불안 또는 그에 따른 반응에서 경험하는 고통 등이 일어나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성공적으로 극복되면, 환자는 치료에 적극 참여하고 생활에서 스스로의 활동을 증가시키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2) 개인-상담치료의 초점

개인-상담치료의 초점은 환자의 내면적 문제에 맞추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치료자는 환자의 내면 문제를 세밀하게 분석해 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는 환자와 관련된 심리의 문제, 의식과 무의식의 문제까지도 포함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치료자는 환자가 감정적인 파탄을 일으킨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환자가 전문치료센터까지 와야 했던 유아적 회피방어기전(infantile avoidance mecha- nisms)을 사용한 이유를 알게 되는 점이다.

물론 개인-상담치료에서는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만으로는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때 치료자는 병실근무자, 병실근무치료사, 기타 환자가족과 연락을 할 수 있는 사회사업가 등 보조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때로 이들의 도움은 환자와의 치료관계에서 어떤 위기가 생길 때라도 그 위기를 환자가 극복할 때까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상담치료의 과정에서는 입원을 시켜야만 될 경우도 있는데, 위기에 직면한 환자가 현실적인 판단에서 큰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거나 파괴적으로 될 가능성이 있을 때이다. 이런 상황은 치료자가 일반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이기에 도 전문적인 강제성을 요구하는 방편으로 입원을 단행할 수 있다.   

나아가 환자가 정신병적 사고(思考) 때문에 심하게 괴로움을 받는 경우에도 그의 괴로움과 불안을 덜어주기 위한 약물투여를 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그들로 하여금 그 나름대로의 생활을 스스로가 해나갈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다. 상담치료과정에 있어서도 필요할 때는 치료자나 환자 모두가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치료자는 환자의 정신병적 사고를 분석하고, 그것을 이해해 주는 방법을 통하여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치료는 환자의 일시적인 편안감, 병실관리나 환자보호자의 편리, 또는 표면적인 안정의 상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진정한 치료는 환자로 하여금 정신적인 고통에 직면하도록 하고, 견디어 내도록 함으로써 종국에는 그 자신을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신치료과정에서는 제한된 경우에만 약물사용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위기의 기간 동안이나 짧은 기간 동안에만 사용하여 극복하려는 것이어야 한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는 적절한 치료책으로 일관해야 한다. 이때 치료자나 기타 치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환자에게 징벌적으로 대응하거나 이지적인 냉정함으로 대하거나 사무적으로 대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치료적 효과를 위해서 징벌을 가하고 환자에게 이지적인 냉정함으로, 그리고 사무적으로 대할 필요도 있다. 그런 경우에도 일정한 행동의 제한을 두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징벌을 가하고, 또한 생활의 즐거움에 참여시키면서 다른 사람들이 생활을 어떻게 즐기는가를 보여주기 위한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사무적인 조치들도 가급적이면 치료자의 만족보다는 환자의 치료촉진을 위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치료자는 환자의 문제를 지적하고 해명함으로써 환자가 자신의 감정적 관계성을 인식하고 탐색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일련의 조치는 모두 치료의 목표와 과정에도 관련되기에 치료자의 목표는 환자로 하여금 교정적 자아경험(corrective ego experience)을 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치료자는 환자가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고, 자기 마음 속 평화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치료 목표는 상당한 기관과 훈련으로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치료자가 환자를 도와 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충동과 외부, 즉 타인으로부터 받는 자극과를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건강한 사람들과의 계속적인 일련의 접촉과 경험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자는 이런 경험을 통해 더 현실적인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지면서도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평온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목표 달성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항상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개인-상담치료는 환자의 내면의 문제를 드러내어 정리할 것은 정리를 해주고, 알아줄 것은 알아주면서 그에게 부족한 정신적인 에너지를 충족해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종의 사랑의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 정신분열증 환자의 가족교육과 치료

정신분열증의 가족교육과 치료는 전체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이다. 가족치료는 가족 중에서 한 사람의 환자의 발생이 전체적인 유기적인 관계성을 갖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환자의 가족관계는 정신분열증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 해도 정신분열증의 회복과 재발 방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 요인이다. 가족은 유기체이므로 가족 구성원 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가족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가족교육과 치료는 가족의 병리적 현상이 가족구성원에게 문제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정하는 것이다. 가족치료는 환자를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가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된다. 이런 점에서 정신분열증의 치료과정에서는 가족치료 또는 최소한의 가족교육이 필요하다. 정신분열증의 가족치료에서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를 유념해 두어야 한다.

1) 정신분열증에서 가족치료의 필요성

가족치료는 가족공동체의 특성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대개 공통적으로 기본 철학을 갖고 있다. 환자의 정신 및 심리적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문제라는 점에서다. 이런 경우 어느 한 개인의 치료 대상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치료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가족 치료는 가족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가족 전체의 문제로 보는데서 출발한다. 그렇다고 가족치료는 개인을 무시하면서 전체 가족을 중요시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족 내에서 존재하는 개인의 문제를 중요시한다는 역설적인 의미가 있다.

실제로 가족치료는 하나의 치료모델로 발달하기 전까지는 개인적 특성에 의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가족치료는 개인을 보는 시각에서 인간의 내면을 중요시하는 정신역동적 관점에 많이 의지했다. 개인의 문제란 개인의 심리역동적인 특성 안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하는 점에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개인과 가족 전체를 연결하는 관점이 우세해져, 개인과 가족, 가족과 개인 등의 개념이 중요시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가족치료는 새로운 가족치료학파들이 형성되고, 학파에 따라 치료기법이 다양하게 시도되기에 이른다. 이런 다양한 치료기법에도 불구하고 정신분열증 환자의 가족치료에서는 몇 가지에 중요성을 두어 실시되는 편이다.

2) 가족치료에서 환자의 이해

정신분열증의 가족치료는 가족을 관계적 시각에서 이해하려 한다. 가족을 상호작용하는 관계 또는 유기체적 체계로서 보고자 한다. 가족에게서 일어난 문제의 행동은 관계나 체계에 기초하여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관점을 기초로 가족치료에서는 다양한 치료기법이 발전하는데, 여기에는 다만 가족의 상호작용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치료적 개입이 달라질 뿐이다. 이런 점에서 치료자는 치료 효과를 위해 가족들이 환자를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가족들의 교육은 환자를 대하는 방법이나 이해하는 태도에 중점을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의 교육을 통하여 가족들은 환자의 질병이 발병한 것을 두고 누구를 탓하거나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1960년대까지는 정신분열증의 발병은 가정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근래에는 그런 시각이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그것은 정신분열증이 뇌 기능의 장애이며, 가정환경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물론 최근에는 가정환경이나 양육의 문제가 정신분열증의 발병에 더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치료자는 가족구성원이 정신분열증 환자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지면, 가정의 분위기는 환자를 치료하는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러기에 가족의 교육에서 치료자는 정신분열증이 뇌 기능의 장애로 받아들이도록 교육하는 편이 가족이 일단 환자의 대응에 더 쉽게 될 수 있다.

3) 정신분열증 환자의 환경에 대한 가족의 이해

정신분열증의 환자를 위한 가족치료와 교육은 사실상 환자의 이해를 중점으로 하는 교육이라고 전술했다. 이런 것은 사실상 대개 가족이 환자를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더욱이 이런 과정은 환자의 뇌기능에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유전과 환경의 연관성을 도외시할 수만은 없는 경우이기도 했다.

실제로 환자는 자신의 증상 때문에 심리적인 고통을 당하기도 하지만, 그의 가족이 자신의 질병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도 더 큰 스트레스와 고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이 온전히 이해해주는 가족이 있기만 해도 증상이 상당히 완화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어느 쪽이 문제인가를 따지기 전에 이미 발생한 질병에 대해서 인정하고 협조해야 함을 의미한다. 치료자가 한 주에 한 번 치료를 한다고 해도 더 많은 시간을 환자와 대하고 있는 가족이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치료는 요원한 것이 되고야 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실제적인 치료자는 가족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른다. 이는 장기치료를 받는 환자를 위해서 반드시 가족이 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족이 실제적인 치료자라는 사실은 가정이라는 환경에서 잘 이해된다. 정신분열증은 다른 질병보다도 유전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들이 생활하거나 직면하는 환경이 조금도 무시되지 않는다. 만약 환자의 가족이 환자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한 경우에는 이제껏 환자로 인해서 받은 스트레스를 다시 환자에게 짜증으로 일관하거나 원망을 하는 형태로 되돌리기 쉬운 것이다. 이렇게 가족이 환자에게 대응하는 가정환경에서는 치료자가 아무리 그에 상응하는 치료를 한다고 해도 환자의 증상이 완화되거나 치료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치료자는 가족이 환자의 행동에 대하여 화를 내거나 무시하지 않고, 그들을 이해하고 돕도록 교육하려는 것이다. 이런 점과 관련하여 우리는 가장 어려운 치매환자라고 해도 가족이 적절히 대응하면, 치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해도 증상이 상당히 완화되는 경우를 알고 있다. 이런 원리가 정신분열증 환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이때 환자의 가족은 적어도 그들을 야단치거나 그들의 태도를 바로잡으려고 강압적으로 대응하기를 삼가해야 한다. 실제로 환자의 가족은 이렇게 대응함으로써 환자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부담을 덜고, 환자를 대하는 결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대응의 태도가 지속되면 환자의 증상이 예전보다 더욱 완화되는 것뿐 아니라 환자가 실제적인 생활에 상당한 진전이나 개선이 있을 것이다.

3. 다른 치료기법들

지금까지 우리는 약물치료를 제외한 치료, 즉 심리 및 상담치료에 대한 여러 치료기법을 살펴보았다. 그것들은 모두 심리사회적 치료, 인지행동치료, 개인적인 심리 및 상담치료, 정신분열증 환자의 가족치료 등이었다. 그 중에서 정신분열증 환자의 가족치료 및 교육은 지면관계상 가족치료의 기법을 모두 소개하지 않고 그 개략적인 것만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이는 치료의 실제적 면을 감안할 때 다양한 치료적 시도를 이해시키려는 의도에서였다. 이외에도 여기서는 한두 가지를 더 추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1) 집단치료

집단치료(group psychotherapy)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을 하나가 아닌 여러 명이 함께 집단으로 치료하는 기법이다. 이런 집단치료는 개인치료와는 대립되지만, 상당한 효과가 있기에 시도되는 측면이 있다. 집단치료는 그들이 언제나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고립감을 느끼는 것과 달리 자신과 동일한 질병을 가진 환자들이 함께 모여 치료를 받는 것이 상당한 위안을 준다는 점에서다. 그러고 보면 이들을 위한 집단치료는 동일시의 방법을 활용하여 어느 정도 치료의 효과를 올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집단치료에서 우선 집단이 형성되어야 한다. 집단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먼저 치료자는 물론 환자들도 그들의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여 8-10명으로 구성해야 한다. 다음으로 치료자가 취해야 할 일은 환자로부터 집단치료에 참여하겠다는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한 집단 내에서는 서로 간에 자유로이 접촉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동시에 적절한 행동을 하여야 할 책임도 있음을 제시하거나 지시해야 한다.

물론 그들은 이렇게 집단이 형성된 초기에는 집단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 지도자인 치료자가 진정으로 책임을 질 것인지를 시험해 보려고 할 것이다. 이때 환자는 치료자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또 그러한 의존하고 싶어 하는 그들의 마음을 방어하기 위한 방법도 알아차리게 되며, 치료자와 경쟁하고 싶은 욕구, 또 그런 욕구에 대한 방어도 자각하게 된다. 이러한 갈등들은 다른 것이 아니라 환자가 치료자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마음을 더욱 강하게 일어나게 함으로써 질문을 하고, 지시를 요구하고, 침묵을 지키도록 하고, 치료시간에 늦거나 또는 오지 않기도 하고, 치료시간 중 잠을 자기도 하고, 싸움도 하고 또 따분해 하기도 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나아가 환자들은 외부의 권위자 즉 정부, 대통령, 학장, 병실을 담당하는 간호원들을 비난함으로써 그들의 좌절을 표현하다가 나중에는 치료자 자신을 비난하는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치료자는 환자들에게 보복함이 없이 그들의 비난의 초점이 되어주어야 하며, 동시에 그들의 공격적 발언을 받아들이고 참아주면서 도리어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환자들은 치료자를 공격자로서 동일시하게 되며, 따라서 그의 힘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서 그들의 내부의 불안을 극복하는데 이용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집단치료에서 환자들은 환각, 망상 및 오해 등에 관해 진지하게 이야기함으로써 치료자나 또는 다른 환자들로부터 받아들여지고 있고, 또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자기와 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문제를 집단 안에서 이야기함으로써 우선 마음의 안정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자기나 마찬가지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두려운 경험 속에서 느끼던 고독감으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환자들은 점차로 치료자에 대한 의존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또한 그들 상호간의 의존이 그들 스스로를 알고, 또 다른 사람을 아는 과정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환자들은 치료자와 상호간의 의존을 경험하게 되면서  끊임없는 치료자의 격려에 의해 자기 자신의 문제 또는 상호간의 문제를 탐색하는데 있어서 발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치료자와의 관계가 안전하다는 것을 더욱 확실하게 느끼게 되면서 서로 간의 관계성을 탐색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대개 붕괴되었던 그들의 자아가 재정립되는 것과 때를 같이해서 일어나며, 그렇게 되면 그들의 가정상황, 직장에서의 일, 또 장래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게 된다.

정신분열증에 대한 집단치료는 개인치료처럼 그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집단이란 그 특성상 치료자가 치료적인 처치를 자유롭게 구사하여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를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집단치료는 치료자가 잘 이끌지 못하면, 자칫하면 잘못된 분위기에 휩쓸려 더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위험도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집단치료는 집단의 형성이 공고히 되고, 자아의 재정립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에 시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2) 환경치료

환경치료(milieu therapy)는 환경을 중심으로 치료하는 기법이다. 환경치료는 환자들에게 환경을 바꾸어 그들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려는 의도에서 시도된다. 일반적으로 환경에는 자연적인 환경과 심리저인 환경으로 구분되지만, 여기서는 자연적인 환경을 바꾸어 심리적인 환경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환경치료는 환자들이 처한 환경이 그들이 적응하기에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 그들이 적응하기에 편안한 환경을 통하여 정신이나 심리를 변화시켜보자는 것이기도 하다.

환경치료는 최근에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는 측면이 있다. 환자를 일정한 병원이라는 곳에 가두어두다 시피하면서 치료하기보다는 정상적인 사람들처럼 일반적인 생활로 유도하여 자연스럽게 치료하자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실제로 환경치료를 주장하는 치료자들은 환자들을 문제의 사람으로 낙인을 찍어 그들을 격리하거나 유리하기보다는 조금은 한두 박자가 늦더라도 생활에 적응하도록 하자는 것에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이런 것이 단계적으로 시도되는 경우에는 환자들이 일상적인 생활에 익숙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상정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치료는 때로 환자들이 가정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환경을 특정한 시설에서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또한 그것이 치료적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치료적 목적을 위해 환자와 환자치료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참가하는 모임으로 발전시킨 것은 맥스웰 존스(Maxwell Jones)였다. 그는 이런 시도를 통하여 환자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데까지 가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하여 이런 뜻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주도하였다. 이러한 모임은 그들 집단 속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따라서 전체집단을 위해서는 책임의 문제가 제시되고, 상위자아결함(superego defect)을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양심의 문제가 제시된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런 모임은 병원에서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데, 병원에서의 이러한 모임은 모든 환자가 어떤 문제든지 제시할 수 있게 허용되며, 제시되는 문제는 모두 인도적으로나 민주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급성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인데, 이 환자를 그런 모임에 참가시키면 지나친 관심을 받게 됨으로써 도리어 그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치료나 집단치료는 말썽을 일으키는 10대 환자나 환경성의 특성을 경계성의 환자(borderline patients)들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환경치료에서는 사회적 행동의 기본을 교육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 과정에서 치료자는 환자를 건강한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접촉할 수 있게 있게 해 주어야 하며, 이런 경우 병실근무자들은 환자들의 느낌을 들어주고 의논해 줄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적극적인 정신치료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물론 여러 가지 단점도 있지만, 이 방법은 환자들에게 직업요법, 태도치료, 직업재훈련, 교육, 작업요법, 여흥, 재(再)사회와 및 재(再)동기치료 등의 치료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렇지만 어느 한 가지 방법만으로 모든 환자에게 충분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여러 가지 치료방법과 치료기회를 통해 환자가 그 전까지 알지 못하고 있던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또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정리: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병행 필요

지금까지 우리는 앞장에 이어서 정신분열증의 상담치료에 대하여 기술했다. 정신분열증의 치료는 대체로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하는 편이라고 했다. 약물치료는 정신분열증의 원인이 신경생물학적인 측면이 반영되는 것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이 모두 단순히 신체적인 것, 즉 신경생물학적인 측면으로 이루어진 것만은 아니라고 했는데, 이는 일정 부분 환자의 정신적인 측면, 즉 심리적인 측면도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약물치료를 넘어 심리 및 상담치료의 방법이 보완되어야함을 의미하는데, 약물치료를 제외한 심리 및 상담치료는 모두 대화를 통한 상담을 통한 치료라는 점을 고려하여 우리는 몇 가지 치료기법을 더 소개하였다.

개인-상담치료는 정신분열증에서 다양한 심리 및 상담치료기법에 치중하는 방법이었다. 다양한 심리 및 상담치료의 기법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다. 이는 정신은 뇌의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약물의 화학성이 필요하지만, 정신작용이라는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심리 및 상담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에 따른 결과이기도 했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가족교육과 치료는 환자의 전체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이었다. 이는 가족 중에서 한 사람의 환자의 발생이 전체적인 유기적인 관계성을 갖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었다. 물론 환자의 가족관계는 정신분열증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고 해도 정신분열증의 회복과 재발 방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 요인이다.가족은 유기체이므로 가족 구성원 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가족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가족이 환자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간접적인 치료가 되었다.

이외에도 집단치료와 환경치료에서 대해서도 기술했다. 집단치료는 환자들이 일체감을 자고 참여한다는 점에서 고립감을 해소하고 자신의 증상을 인정하여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아야 했다. 그리고 환경치료는 최근에 새로운 주목을 받는 치료였다. 그것은 환자들의 환경을 개선해 주어 일상적인 생활에 적응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실제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치료들은 그 성격상 매우 전문적인 치료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기에 사실상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런다고 해도 운용하는 주체에 따라서는 기대 이상의 치료적인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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