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태고지-마노아와 그 아내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50

▲이선이 목사(술람미상담소 연구원).
▲이선이 목사(술람미상담소 연구원).

태몽은 장차 태어날 아이에 대한 꿈이다. 태몽은 역사상 유명 인물 가운데 일화가 많으며, 한 인간의 일평생을 예지해주는 신의 계시로까지 인식되기까지 한다. 성경에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 천사들이 그 소식을 알리는 이야기가 있다. 천사의 수태고지를 받아 태어난 인물 가운데,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에 성별된 소명자들이 많다.

이스라엘의 단 지파에 속한 신실한 마노아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마노아 부부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어느 날 하나님의 사자가 밭에서 일손을 잠깐 멈춘 마노아의 아내에게 나타나서 아들이 태어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간 블레셋 족속의 지배를 받는 고통 가운데 있었다.

“너는 삼가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며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지니라 보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의 머리 위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니라”(삿 13:4-5)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남편에게 전했다.

마노아는 아내의 말을 듣고 “주여 구하옵나니 주께서 보내셨던 하나님의 사람을 우리에게 다시 오게 하사 우리가 그 낳을 아이에게 어떻게 행할지를 우리에게 가르치소서”(삿 13:8)라고 하였다. 하나님께서 마노아의 기도를 들으시고, 천사를 다시 보내셨다. 마노아의 아내가 저번처럼 밭에서 일하다가 잠시 일손을 멈추고 쉴 때에 천사가 나타났다. 그 때 남편 마노아는 함께 있지 않았다. 마노아의 아내는 급히 달려가 남편에게 알렸다.

마노아는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 태어날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 하느냐고 물었다. 사자는 “내가 여인에게 말한 것들을 그가 다 삼가서 포도나무 소산을 먹지 말며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라 어떤 부정한 것도 먹지 말고 내가 그에게 명령한 것은 다 지킬 것이니라”(삿 13:13-14)고 말하였다. 마노아는 전날에 자신의 아내에게 전한 말과 하나도 틀림없이 일치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분이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임을 확신하고, 염소 새끼 하나를 준비하고자 하였다.

하나님의 사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하며 번제를 준비하려거든 여호와께 드리라고 하였다. 마노아가 또 하나님의 사자에게 이름을 물으니 기묘자라고 하였다. 이에 마노아가 염소 새끼와 곡식 예물을 가져다가 돌 제단 위에 올려 놓고 하나님께 드렸다. 그러자 마노아와 그의 아내가 보는 앞에서 불길이 제단에서 하늘로 치솟는데, 하나님의 사자가 그 불길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었다. 이 놀라운 광경을 지켜보던 마노아와 그의 아내는 곧바로 땅에 엎드렸다(삿 13:20).

그제야 마노아는 하나님의 사자인 줄만 알았던 그가 곧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노아는 아내에게 우리가 하나님을 보았으니 죽을 것이라고 하였다. 현명한 아내는 남편에게 하나님이 우리를 죽이려 하셨더라면 이 모든 일들을 알려 주시지도 않으셨을 것이라고 하였다. 마노아와 그 아내는 아들을 낳아 이름을 ‘삼손’이라 하였다. 후에 삼손은 사사로서 블레셋 사람들의 압제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였다.

부부의 삶에 있어서 자녀의 출생은 일대 사건이다. 부부만의 관계에서 자녀 관계로 확대된다. 마노아와 그 아내는 특별히 하나님의 사자로부터 수태고지를 받아, 하나님의 성별된 자녀가 태어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다. 마노아와 그 아내는 함께 천사의 지시대로 거룩한 태교를 했을 것이다.

그리스도인 부부들은 마노아 부부처럼 수태고지를 직접 받지 않았어도, 자녀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신앙고백을 한다. 임신한 아내는 자신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정서적으로 예민해지곤 한다. 이러한 때에 남편이 임신한 아내에 대한 배려와 함께 태교부터 함께하는 것은 따뜻한 가정을 이루는 출발점이다. 일평생 원망의 대상이 아닌 고마운 남편으로 각인된다. 남편이 임신한 아내를 기쁘게 하는 것은 장래의 가정 행복을 위한 보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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