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을 이임하며 뜬금없이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데이빗 소퍼 박사가 감옥에 있는 사람들과 수도원에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연구한 내용입니다. 두 곳의 공통점은 다 갇혀 있고, 먹고 싶은 것 먹지 못하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같은데, 큰 차이점은 감옥에 있는 사람은 하루가 불평에서 시작하여 불평으로 계속하고 불평으로 끝나는 데 비해, 수도원에 있는 사람은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계속되고 감사로 끝난다는 점이라고 했습니다. 수도원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의 감사는 환경으로 인한 감사가 아니라, 믿음의 대상이신 하나님으로 인한 감사이기에 진짜 감사일 것입니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이 땅에 교회와 성도가 존재하는 한 필요로 하는 교회 연합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가주의 넓은 지역에 흔히들 말하는 1,350개의 교회가 각자 흩어져 존재하고 있고, 이민교회가 갖는 다양한 특성들로 인해 제 사명을 감당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조직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그 동안 43년을 지나며 훌륭하게 사명을 잘 감당했던 때도 있었지만, 어려움을 겪었던 때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아무튼 여러 목사님들의 권유와 교회의 하나된 믿음으로 뜻밖에 수석 부회장을 거쳐 회장직을 수락하여, 올 한 해 동안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를 섬기며 하나님의 큰 계획과 세밀한 마음을 깊이 경험할 수 있었음이 감사합니다.
먼저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참 많은 교회들을 방문하여 여러 목사님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남가주에는 참 훌륭한 교회와 목회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거룩한 소망을 가지고 실무진들이 교협의 일에 사명으로 헌신할 것을 각오하게 되었고, 각자의 목회 사역에 열정을 쏟으며 최선을 다하는 귀한 목사님들이 부회장직을 수락하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교회를 섬기고 연합하는 일을 위해서는 한 알의 밀알처럼 죽는 믿음이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복음적 믿음이 확실한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한 달에도 몇 번씩 만나 함께 식사를 하며 회의를 했던 실무진 모임들과 한 번 이상씩은 꼭 만나 중요한 일들을 결정했던 임원단 모임은 은혜가 넘치는 행복한 시간들이 되었습니다. 또 지난 1년 동안 교협이 주최, 후원, 협력, 참여한 행사는 실제 행사와 그와 관련된 준비 모임까지 총 144건이나 보고되었다는 신문기사(기독일보 2013년 11월 7일)를 보았습니다. 그 많고 어려운 일들을 감당하면서도 잡음이나 별 문제 없이 잘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뿐만 아니라 남가주 교계가 한 마음으로 공감하여 최초로 시작하게 된 ‘미스바 대성회’ 연합 집회와 범 남가주 연합 이단 대책 협약 및 차세대 리더 장학금 지원 사업 등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좋은 연합 사업을 적극적으로 행하여서 감사합니다.
지금 이 시간, 가슴을 가득 채우는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시 96:3) “그의 영광을 백성들 가운데에, 그의 기이한 행적을 만민 가운데에 선포할지어다”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정말 연약한 인간이 기대할 수 없는 기적을 일으키시는 위대한 분이십니다. 그렇기에 부족한 저로서는 한 해의 회장 사명을 마치며 그분의 높고 위대하심과 기이한 행적을 만민 가운데 선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주 안에서 맡겨진 일에 충성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오직 믿음으로 뒤에서 후원하는 우리 교회의 이사장 이하 이사들과 흔들림이 없이 눈물의 마음으로 기도하는 든든한 성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확실하게 고백하며 감사드립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