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12월은 용서의 달!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추위가 더욱 깊이 더욱 빠르게 우리의 영혼에 스며드는 계절입니다. 생각해보니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한 해였습니다.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고, 심히 아파했으며, 많은 눈물을 흘렸고, 슬픔과 외로움 속에서 날마다 “주님, 도와주세요!”를 외쳤던 나날들이었습니다. 채 낫지도 않은 상처 위에 또다른 상처가 덧입혀져 심장을 에이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그리고 나 또한 나도 모르게 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서로를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한 해의 성찰과 반성을 해야 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요. 아무 말하지 않고 차가운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기만 해도 상처받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이 무서웠고 부모님도 무서웠어요. 성인이 된 지금도 사람들과 대인관계 맺는 걸 두려워해요. 그래서 직장을 다니지도 못하겠어요….”

마음이 여리고 감성적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상처를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체감되는 상처의 통증이 훨씬 심합니다. 자신이 강한 성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여린 심성을 가진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한 마디 말에도 신경써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어렸을 때부터 상처를 쌓아온 사람은 작은 상처에도 취약합니다. 눈빛 한 번, 말 한마디에도 극심한 상처를 받고 좌절하거나 우울해집니다.

마음의 상처에는 사랑이 약이라고 누누이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서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생각합니다. 사랑이 무엇일까요? 성경에는 사랑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에 나오는 유명한 ‘사랑 장’. 여기서 사도 바울은 사랑이란 오래 참고 온유한 것이며, 무례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고 성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되 …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의 제일은 사랑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사랑’의 의미를 제각기 다르게 해석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말하는 사랑은  바울이 말하는 이타적인 사랑, 아가페(agape)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됩니다. 그리스인들은 사랑을 몇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하나는 필리아(philia)인데, 우정이라는 뜻이고 또 하나는 스토르게(storge), 즉 가족에 대한 사랑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인 에로스(eros)도 있습니다. 이웃에 대한 이타적인 사랑, 아가페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부부 사이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이 바로 ‘치유적인 사랑’입니다.

아가페적인 사랑을 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용서’입니다. 지면을 빌어, 혹시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었던 모든 이들께 용서를 구합니다. 또한 내게 상처준 이들을 용서합니다. 여러분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용서는 묶인 마음의 올무를 푸는 열쇠입니다. 아직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것도 용납합니다. 치유가 일어나야 용서도 되니까요. 치유되는 만큼 용서도 이루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치유를 위해 애쓰면서 용서도 이루어가시기 바랍니다.

한 해의 끝에 서서 1년치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치유의 시간을 가지고, 아울러 용서하고 용서받으시기 바랍니다. 12월은 용서의 달입니다. 서로를 용서해 주고 새로 맞이하는 새해에는 더욱 사랑으로 충만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과의 사이에서도 서로가 용서를 구하고, 하나님 앞에서도 용서를 구하시길 바랍니다. 구하는 순간,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실 것입니다. 모든 마음의 쓰라린 앙금을 해소하고 상처를 치유받고, 그리고 용서를 이루면, 이 차가운 계절에도 훈풍이 불어올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따뜻해지는.

중요한 사실은 우리 모두는 이미 ‘용서받은 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1장 7절은 ‘그 사랑하시는 이 안에서 우리가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보혈을 통하여 구속 즉 죄들의 용서함을 받았느니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용서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용서는 이루어졌고, 우리 자신에게 죄지은 자들은 치유를 이루어가는 만큼 용서해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내가 다 용서할 수 있을 때까지 주님은 우리를 채근하지 않으시고 꾸중도 하지 않으시고 기다려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이 해의 마지막달인 12월이 용서의 달이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우리가 우리 죄들을 자백하면 그는 신실하시고 의로우셔서 우리 죄들을 용서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요한1서 1장 9절-”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자기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자기를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고 그 땅을 고치리라 –역대하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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