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동행-구사와 요안나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60

▲이선이 목사(술람미상담소 연구원).
▲이선이 목사(술람미상담소 연구원).

초기 한국교회 부흥의 주역은 전도부인이었다. 그들은 한국의 언어와 풍속에 익숙하지 못한 외국 선교사들을 대신하여 한국교회의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하였다. 전도부인들은 신앙적 체험을 한 후 믿음과 열정으로 이웃들을 방문하여 복음을 전파하였다. 폐쇄적인 유교적 관습이 팽배하던 시기에 여성들은 전도에 앞장서서 일하였다.

예수님 당시 헤롯 안디바(B.C.4-A.D.39년)가 통치하던 갈릴리 지역에 구사와 요안나 부부가 살았다. ‘요안나’라는 이름은 ‘여호와께서 은혜를 주신다’라는 뜻이다. 요안나는 중한 병에 걸렸다가 치유받는 체험을 했다.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와 수산나와 다른 여러 여자들을 “병 고침을 받은 어떤 여자들”이라고 언급하고 있다(눅 8:2-3).

요안나의 남편인 구사는 헤롯 안디바의 청지기로, 헤롯의 재산과 가족의 총지배인이었다. 그는 신임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중책인, 헤롯의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상당한 직위와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질병이 깨끗하게 치유된 요안나는 주님을 위한 헌신자가 되었다. 그녀는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하여 마음을 다하여 예수님을 사랑하였다. 예수님께서 각 성과 촌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실 때, 그녀는 다른 여자들과 함께 자기들의 소유물로 주님과 그 제자들을 섬겼다.

그 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고난의 현장에도 요안나는 동참하였다(막 15:41) 십자가 사건 이후 제자들마저 벌벌 떨며 두려워하며 도망하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미명에, 요안나를 비롯하여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모친 마리아 등은 향유를 준비하여 무덤으로 향하여 달려갔다. 요안나는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하였고 기쁨으로 증거자가 되었다.

요안나는 우리나라 초기 기독교의 전도부인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한국교회 초기 유명한 전도부인으로는 3천여 사람들 앞에서 설교하며 쪽복음서 1천7백50권을 판매한 원다비와, 국경에서 활동한 신마리아, 제주도 전도자로 파송된 김신경 등이 있다. 요안나와 전도부인들은 가정의 행복과 이웃의 행복을 위하여 거름이 된, 산 증인이었다.

구사와 요안나 부부는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하나님의 큰 은혜를 받고도 불평과 원망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요안나는 자신의 삶을 드리고 물질을 바치며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으며, 구사는 남편으로서 요안나가 예수님을 도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구사와 요안나는 서로 “여보, 고마워” 또는 “당신, 감사해” 하며 지내지 않았을까 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사람은 배우자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이다.

구사와 요안나 부부는 신앙의 지조를 지키는 사람들이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무덤에 찾아갔다. 상황과 여건에 따라 변하지 않고 신실하게 신앙의 절개를 지켰다. 구사와 요안나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부자일 때나 가난할 때나 아플 때나 병든 때에도 사랑하고 아껴 주는 부부이다.

구사와 요안나 부부는 부활의 증인 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갖고 있을지라도 끝까지 주님의 곁을 떠나지 아니하였다. 요안나는 예수님의 부활을 최초로 목격한 증인 중 하나가 되는 영광을 얻었다(눅 24:1-12). 구사와 요안나는 은혜 체험과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의 기쁨에 동참한 사람들이다. 이 부부의 영적 동행은 마지막 날에 구원의 반열에서 주님 앞에 설 수 있는 영광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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