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오래 참는 사랑이 치유를 부릅니다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우리 가족은 모두 강박증 환자예요. 항상 뭐든지 조급하게 하려고 하고 엄마도 아빠도 기다려 줄 줄 모르세요.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좋겠는데 빨리빨리 하지 않는다고 너무 야단을 많이 치세요.”

많은 사람들이 강박증을 앓고 있습니다. 약간의 강박증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심한 강박증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을 빼고 고통을 줍니다. 강박장애는 불안장애의 하나로, 반복적이고 원하지 않는 강박적 사고(obsession)와 강박적 행동(compulsion)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으로 분류됩니다.

주 증상으로는 잦은 손 씻기, 숫자 세기, 확인하기, 청소하기 등과 같은 행동을 반복적으로 함으로써, 강박적 사고를 막거나 그 생각을 머리에서 지우려고 하는 경우가 흔히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일시적인 편안함을 제공할 뿐 결과적으로 불안을 증가시키고 점점 더 강박적으로 행동하게 합니다.

강박장애 환자들은 종종 순서나 규칙성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고,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 놓는 경우가 흔히 나타납니다. 실제로 강박증이 심할 경우 꼭 해야 하는 중요한 일들을 못하게 되고, 쓸데없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다 쓰게 됩니다. 학생인 경우는 공부에 몰입하지 못하고 집중력이 사라지게 됩니다. 성적이 점점 떨어진다면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합니다.

강박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어린 시절 부모의 양육 태도에 있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거나 판단하는 부모님은 자녀의 미숙한 행동이나 잘못에 관대하지 못합니다. 부모 자신도 강박적 사고나 행동에 젖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학대나 폭력이 있을 경우, 비난을 많이 받고 자란 경우에도 강박증을 키우게 됩니다.

가정 외에도 학교, 사회, 교회 등에서도 우리는 늘 빠르게 변화되고 반듯한 사람이 되길 강요받습니다. 공부도 빨리 잘 해야 하고, 직장에서도 빨리 적응해야 되고, 교회에서도 빨리 신앙이 자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강박적으로 만들어 몰아세우게 됩니다. 강박증이 심해지면 우울증도 함께 나타납니다. 삶에 대한 자신감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되고 불안이 커지게 됩니다.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는 오래 참아 주어야 합니다. 오래 참는 게 무엇일까요? 그것은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조금 부족해도, 미숙해도, 잘 하지 못해도 기다려 준다면, 조급해하지 않고 스스로 해낼 수 있습니다. 채찍질하고 휘몰아치면 잘할 수 있는 것마저 실수하고 못하게 됩니다.
 
우리가 단 한 번도 누군가 기다려준 경험을 갖지 못했다면, 강박적이고 불안이 내재된 채 살아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괜찮아, 조금 천천히 해도 돼.”
“괜찮아, 조금 실수해도 괜찮아.”
이런 말을 듣고 살아야 더욱 자신감 있게 자기 일을 잘 할 수 있습니다.

마음 속에 조급한 비난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받으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은 평생이라도 기다려 주십니다. 치유자인 나도 기다리겠습니다. 부모인 여러분도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영적 지도자인 여러분도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기다려 주는 것, 오래 참아 주는 것, 그것이 사랑입니다. 오래 참는 사랑이 치유를 부릅니다. 이전에 어떤 상처가 있더라도 치유는 반드시 일어납니다.

누군가가 기다려 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나 스스로를 치유될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주면 그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묶여버린 마음 상태인 강박증에서도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상처로 인해 오래 참지 못하는 성품이 된 것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해 가르치시면서 오래 참는 것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참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인지 우리 스스로도 알고 있습니다. 오래 참지 못한다면 사랑이 아닙니다. 참아 주고 기다려 주는 사랑, 그 사랑으로 치유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자유와 행복을 찾게 되길 기원합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고린도전서 13:4-5)”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www.kclatc.com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www.lovehelp.co.kr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한국교회 비전대회’

선교 140주년 한국교회 “건강한 교회 만들고, 창조질서 수호를”

복음은 고통·절망의 역사 속에서 민족의 희망 돼 분열·세속화 얼룩진 한국교회, 다시 영적 부흥을 지난 성과 내려놓고 복음 전하는 일에 달려가며 다음세대 전도, 병들고 가난한 이웃 돌봄 힘쓸 것 말씀으로 세상 판단하며, 건강한 나라 위해 헌신 한국교회총연…

 ‘AGAIN1907 평양대부흥회’

주님의 이름만 높이는 ‘제4차 Again 1907 평양대부흥회’

탈북민 500명과 한국 성도 1,500명 참석 예정 집회 현장과 이후 성경 암송과 읽기 훈련 계속 중보기도자 500명이 매일 기도로 행사 준비 1907년 평양대부흥의 성령 역사 재현을 위한 ‘AGAIN 1907 평양대부흥회’가 2025년 1월 6일(월)부터 11일(토)까지 5박 6일간 천안 호서…

한기총 경매 위기 모면

한기총 “WEA 최고위층 이단성 의혹 해명해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이 WEA(World Evangelical Alliance) 최고위층의 이단성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다. 2025 WEA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한기총은 13일 입장문에서 “WEA 서울총회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WEA 국제이사…

김종원

“다 갈아넣는 ‘추어탕 목회’, 안 힘드냐고요?”

성도들 회심 이야기, 전도용으로 벼랑 끝에 선 분들, 한 명씩 동행 해결 못하지만, 함께하겠다 강조 예배와 중보기도 기둥, 붙잡아야 제게 도움 받지만 자유하게 해야 공황으로 섬기던 교회 결국 나와 책 속 내용, 실제의 ‘십일조’ 정도 정말 아무것도 없이 …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제42회 정기총회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새 대표회장에 권순웅 목사 추대

세속의 도전 속 개혁신앙 정체성 확고히 해 사회 현안에 분명한 목소리로 실시간 대응 출산 장려, 청소년 중독예방 등 공공성 노력 쪽방촌 나눔, 재난 구호… 사회 책임도 다해 총무·사무총장 스터디 모임으로 역량 강화도 신임 사무총장에는 이석훈 목사(백석) …

저스틴 웰비 대주교

英성공회 수장, 교단 내 ‘아동 학대 은폐’ 논란 속 사임 발표

영국성공회와 세계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대주교가 아동 학대를 은폐했다는 스캔들 속에 사임을 발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12일(이하 현지시각) 영국성공회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찰스 3세의 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