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이 칼럼
물리적 변화는 물과 소금이 합쳐 소금물이 되는 것처럼 물질의 상태가 변하는 것이다. 반면 화학적 변화는 수소와 산소가 반응하여 물이 되는 것처럼 물질의 본질 자체가 변하여 새로운 물질이 생성되는 것이다. 예수님은 공생애 첫 사역으로 가나 혼인 잔치에 참석하셔서 물리적 변화가 아닌 화학적 변화의 기적을 일으켰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
갈릴리 가나의 혼인 잔치에 예수님, 어머니 마리아와 제자들이 초대되었다. 유대인들의 혼인 잔치는 하루에 끝내는 것이 아니고 며칠간 계속되었다. 이때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포도주였다. 포도주는 기쁨과 축제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이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
술이 떨어져서 더 이상 가져다줄 수 없는 하인들은 황당해했고, 연회를 주관하는 연회장도 입장이 곤란했다. 어머니 마리아까지 당황하여 예수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예수님은 어머니께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하인들에게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고 하셨다(요 2:3-5).
예수님께서 하인들에게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셨다. 잔칫집에 유대인의 정결예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있었다. 하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항아리 아귀까지 채웠다. 예수님께서 “이제는 떠서 갖다 주라” 말씀하시니, 하인들이 손님들에게 갖다 주었다.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였다(요 2:6-10).
예수님의 첫 이적으로 포도주가 모자란 혼인 잔치에 물로 새 포도주를 만들었다. 그래서 질 좋은 포도주를 먹게 된 손님들은 행복해졌고 연회장도 기세가 살아났다. 마리아도 만족을 했으며 신랑 신부도 결혼식을 잘 마칠 수 있었다. 하인들은 예수님의 능력의 비밀을 알았고, 함께한 제자들이 예수님의 표적을 보며 믿었다. 예수님의 능력으로 주인공인 신랑 신부를 비롯하여 연회장과 손님들, 하인들과 마리아까지, 거기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해졌다. 예수님께서 혼인 잔치에서 베푼 기적으로 극적인 변화가 일이 일어났다. 초라할 뻔했던 잔치가 예수님으로 인하여 풍성하게 되었다. 망칠 뻔했던 신랑과 신부의 결혼식이 기쁨으로 마무리되었다.
신랑과 신부가 예수님을 영접함으로 그들의 결혼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게 된다. 결혼 관계 사이에 예수님이 반드시 계셔야 한다. 왜냐하면 남자와 여자가 결혼할 때 남자의 옛 자아와 여자의 옛 사람이 만나게 되는데, 서로 다른 가정 배경과 생활 방식, 남성과 여성의 본능 차이와 천성적인 기질의 간격을 인간의 힘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만드는 비결은 부부 사이에 화학반응이 일어나야 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케미’는 영어의 ‘chemistry’에서 유래한 것으로 남녀 간에 강한 끌림이 느껴지는 화학반응을 지칭한다. 처음 남녀가 사랑에 빠질 때 도파민으로 강렬해진다. 그러나 그러한 화학반응만으로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충족시키는 데 모자란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부부가 성적, 그리고 정신적 하나되면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인 수치가 올라가 서로에게 지속적으로 소속감·편안함·안정감을 준다.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화학반응은 남편과 아내가 하나되어 서로의 가장 중요한 정서적 필요를 채워줄 때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