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이 지나는 동안, 이처럼 슬프고 고통스러운 부활절이 지나는 동안, 나의 영혼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질문을 하나씩 세고 있습니다.
마음이 아픈 이들은 늘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나를 건져주지 않으셨나요?”
“왜 하나님은 내가 성폭행 당하는 현장에서 구해주지 않으셨지요?”
“하나님은 왜 나를 그런 가정에서 태어나게 하셨나요?”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왜 죽이지는 않으시나요?”
“하나님이 계시다면 이렇게 아픈 나를 왜 빨리 치유해 주지 않으세요?”
“세상에 온갖 불합리한 일과 끔찍한 사고를 왜 막아주지 않으세요?”
“하나님은 왜 그냥 보고만 계세요?”
세월호 침몰 사건이 온 나라에 충격을 가져온 후, 모든 사람이 애통해하고 있습니다. 구조가 늦어지는 동안 옆으로 쓰러진 배는 선체를 물 밑으로 완전히 감추며 바닷속으로 침몰해 버렸습니다. 수많은 사연을 가지고 함께 침몰한 사람들과 꽃같은 아이들. 하루종일 흘러나오는 뉴스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뉴스를 들을 때마다 나는 심해에 갇힌 듯한 마음의 공포과 외로움과 통증을 느끼며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속에서 기도하게 됩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내가 감정이입이 되는 건 당연하겠지만, 또다른 감정 하나가 질문과 함께 올라옵니다. 그 언젠가, 내가 갇혀 있었던 마음 속 검은 물을 기억하며, 때때로 검은 물 밑에 가라앉아 홀로 남은 것 같은 절대 고독의 느낌으로 두렵고, 슬프고,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며 견뎌야 했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지금 고통스러운 치유의 여정 속에서 죽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세월호 사건을 보며 자신을 더욱 더 큰 슬픔 속에서 어두운 물 밑으로 가라앉게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일생에 한 번 혹은 몇 번씩 우리는 물 밑 같은 끔찍한 공포와 외로움과 대면하며 싸우게 됩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실제로 침몰한 배와 함께 아직 구조되지 못한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족들의 고통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구해 달라는 기도밖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물 밑의 그들 때문에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나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시 한 편 나눕니다. 내 마음의 기도가 당신의 마음과 함께 기적을 이루어 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 주님이 침묵하시는지, 개입하시지 않는지 우리는 다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원망할 수도 없습니다. 원망없이 끝없는 질문을 던질 뿐입니다.
검은 물 밑에 갇힌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검은 물 밑 같은 절대 고독 속에 던져진
그들도 외롭고 나도 외롭습니다
이 무서운 외로움 아시면서
당신은 왜 침묵하십니까, 주여.
죽음 같은 외로움, 당신은
십자가 위에서 겪었고
우리는 물 밑에서 겪고 있습니다
나도 죄가 많고
그들도 죄가 많고
나도 슬프고
그들도 슬픕니다
이미 이루어진 구원이
물 밑에 잠겨 있습니다
이제 손을 내밀어 건져 주십시오, 주님.
끝없는 어둠이 심해에 자욱합니다
공포가 공포를 부르고 있습니다
무서운 슬픔이 무서운 외로움을 부릅니다
어둠이 영혼을 삼키고 있는데
당신은 어디 계십니까, 주여.
수백 수천 번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내 슬픈 질문에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멈추지 않는 눈물을 흘리며.
검은 물 밑에 갇힌 그들을 구해 주십시오
제발, 구해 주십시오
그들도 구해 주시고
우리도 구해 주십시오
이 지독한 외로움에서
이 무서운 슬픔에서
속죄의 검은 물 밑 공포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십시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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