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또다시, 사랑을 말하다!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또다시 사랑이 치유약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는 너무 깊은 바다 밑을 헤매다 죽음 같은 절망도 맛보았고, 절망 속에서 죽음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실낱같은 희망도 무너지며 우리는 수백 명의 주검을 바다 밑에서 건져 올렸습니다. 슬퍼하고 또 슬퍼해도 슬픔이 끝나지 않습니다. 가슴 미어지는 아픔을 아무리 아파해도, 이 아픔이 끝나지 않습니다. 바닷가에서 목놓아 우는 부모님들과 이 땅의 모든 부모가 상처받았습니다. 이 상처를 모두 치유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치유의 노력을 쉬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다 치유될 것입니다.

우리는 죽은 이들을 추억하며 그리워해야 합니다. 그리움은 건강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병적인 우울증을 동반한 그리움은 병적으로 진행되어, 더욱 병증이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려도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의 감정입니다. 충분히 슬퍼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울지 못하게 억압하면 그것은 더욱 큰 문제가 됩니다. 가족의 죽음 앞에서 울지 않고 억압해 두다가 심리적 병이 신체적 병인 암으로 발전된 사람들을 종종 만났습니다.

억압해 두면 안 됩니다. 일부 크리스천들은 자식의 죽음도 의연하게 울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신앙심이 깊은 것이라고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울지 않으면 내면에 고여 있는 눈물은 분출되는 통로를 잃어버리고 속에서 썩게 됩니다. 그런 사람의 얼굴에 평안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주신 평안은 모두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보며 함께 울어주는 것도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의 본능입니다. 목놓아 울고 있는 사람 옆에서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마도 오랫동안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온 사람일 것입니다. 정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성경에서 표현된 강퍅한 마음은 이런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 때로 아무 말 없이 함께 울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일어납니다. 이것은 ‘사랑’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다시 사랑을 말하고 싶습니다.

자식을 물 속에서 잃은 분들과 그분들을 바라보며 한없이 고통스런 감정의 공감을 겪은 모든 분들과 이 땅의 모든 생명체들을 위해 ‘사랑’이 필요합니다.

내 안에 남아있는 사랑을 다 긁어모아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습니다. 사랑은 퍼내도 퍼내도 다시 고이는 옹달샘 같은 것입니다. 내 안의 사랑을 다 퍼준다 해도 고갈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또다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샘솟듯 부어지고 다시 채워집니다. 이것이 사랑의 기적입니다! 크리스천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자살한 딸을 향한 자책감으로 고통받으며 죽은 딸을 그리워하는 아빠, 침몰한 배 안에서 죽은 딸과 아들의 시신을 건져내어 장례를 치르며 살아있는 아이의 뺨을 단 한 번만이라도 더 만지고 싶어하는 수많은 아빠들과 엄마들…. 어느 쪽이 더 고통스러울까요? 고통의 정도를 비교하고 가늠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할 수 없습니다. 해서도 안 됩니다. 죽은 자식을 품에 안는 고통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섣부른 위로의 말도 금물입니다. 그저 당신 안에 남은 사랑으로 울어주십시오. 진심으로 함께 슬퍼해 주세요.

다시 사랑이 필요합니다.

죽은 이들과 살아있는 이들 모두에게 사랑이 필요합니다. 살고 싶은 이들과 죽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사랑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사랑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위기 속에서 사랑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사랑없는 메마른 소리들이 세상을 더욱 삭막하게 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분노하며 소리를 지른다고 변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변화는 사랑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한 세상이 됩니다. 분노로부터의 변화는 모두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외롭고 불건강한 사회가 되게 할 것입니다.

이제 분노를 거두고 마음을 추슬러 사랑을 모아 흘려보내야 합니다. 분노로 격앙된 목소리를 낮추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고요한 사랑을 흘려보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는 너무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과격한 비판의 목소리가 아무리 옳은 소리일지라도 지금은 상처를 덧내기만 할 뿐입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사랑이 치유의 능력이 되어 모든 이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길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www.kclatc.com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www.lovehel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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