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위기-엘리사와 과부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상담소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상담소 대표).

한국 사람이라면 경제적 위기를 생각할 때마다 우리나라가 1997년에 겪었던 IMF를 떠올린다. 당시 금융위기로 인하여 하루아침에 수백 개의 기업이 도산하고 수천 명의 실직자가 양산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극단적 위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다양한 경제적 위기를 당할 때가 있다. 금적적인 위기는 삶에 커다란 위기로 다가온다.

엘리사 시대에 예언자 무리의 아내들 가운데 하나가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되었다. 당시 과부는 살 길이 막막한 처지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빚을 준 사람이 와서 그녀의 두 아들마저 종으로 데려가겠다고 했다. 경제적 위기로 인하여 삶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과부는 엘리사에게 호소를 하였다. 엘리사는 그녀에게 필요한 것을 물었다. “내가 너를 위하여 어떻게 하랴 네 집에 무엇이 있는지 내게 말하라”. 여자는 “계집종의 집에 기름 한 그릇 외에는 아무 것도 없나이다”라고 대답하였다(왕하 4:1-2).

엘리사는 과부에게 “모든 이웃들에게서 빈 그릇을 빌려서 그릇마다 기름을 붓고 그릇이 가득 차면 옮겨 놓기를 반복하라” 일렀다. 과부는 엘리사의 말대로 두 아들을 데리고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아들들이 건네주는 그릇에 계속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그릇마다 기름이 가득 찼다. 여인이 아들에게 그릇을 가져오라 하였다. 아들이 어머니에게 다른 그릇이 없다고 하니 기름이 곧 그쳤다. 엘리사는 여인에게 가서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 생활하라고 하였다. 

그 여인의 가정에 남은 것이라고는 기름 한 병밖에 없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인하여 극심한 경제적 위기를 넘겼다. 경제적 위기를 겪는 사람들은 먼저 그 손실을 만회할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현실을 파악해야 한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재산과 앞으로 갚아야 할 빚을 정리해서 목록화하여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삶에 대해 비현실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경제적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

경제적 위기를 겪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도우시리라는 신앙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신앙 안에서 미래의 소망을 품는 것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힘을 준다. 어리석은 투자를 한 자신에 대한 책망을 그만두어야 한다. 지혜를 가지고 현재의 수입을 기반으로 해서 예산을 짜고, 지출을 조절하여 빚을 갚아야 한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일을 찾고 채무를 갚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팔 수 있는 재산 목록을 다 청산한다. 

교회에 가끔씩 경제적 윤리의식이 없는 사람이 들어와, 교인들 사이에 돈 문제로 인하여 시험에 빠지게 하는 일이 일어난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넉넉한 경제적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따라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다가오는 사람들에 대해, 사기가 아닌지 잘 알아 봐야 한다.

과부는 당시 사회에 가장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약자였다. 그래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었다. 도움의 손길을 펼 때에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치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자긍심에 손상을 주거나 자책하게 하거나 갚아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게 하지 말아야 한다. 혹 상대방에게 의존심을 길러 준다면, 차라리 도와주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기댈 곳이 없는 나그네,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고 명하였다. 예수님 역시 과부를 불쌍히 여기시며 그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셨다. 교회는 경제적 위기를 겪는 사람들에게 대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돈은 생명이 아니다. 인간에게 생명은 돈보다도 가장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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