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위기-노인 야곱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상담소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상담소 대표).

인생 100세 시대가 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생을 사계절로 이야기하곤 한다. 태어나서 25세까지 봄, 26세에서 50세까지 여름, 51세에서 75세까지 가을, 76세에서 100세까지 겨울이라고 한다. 정년 나이인 65세는 인생의 가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노화에 따르는 위기는 결코 만만치 않다. 

야곱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애굽 총리가 된 아들 요셉을 만나게 되었다. 그가 애굽에 왔을 때, 요셉의 인도로 바로왕 앞에 왔다. 그때 바로가 야곱에게 나이를 물어보았다. 야곱은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 47:9)라고 대답하였다. 요셉은 자기 가족들이 고센 땅에 거주하며 목축을 하도록 하였다. 이스라엘 족속은 거기서 생업을 얻어 생육하고 번성하였다. 야곱은 애굽 땅에서 17년을 거주하였다. 

야곱은 자신의 마지막 노년에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씩 해나갔다. 먼저 요셉을 불러 “네 손을 내 허벅지 아래에 넣고 인애와 성실함으로 내게 행하여 애굽에 장사하지 아니하도록 하라 내가 조상들에게 눕거든 너는 나를 애굽에서 메어다가 조상의 묘지에 장사하라”(창 47:29-30)고 부탁하였다. 요셉이 맹세하자 야곱은 침상머리에서 하나님께 경배하였다. 야곱은 이스라엘의 미래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야곱이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요셉은 두 아들을 데리고 왔다. 아들 요셉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야곱이 침상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야곱은 “내가 애굽으로 와서 네게 이르기 전에 애굽에서 네가 낳은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내 것이라 르우벤과 시므온처럼 내 것이 될 것이요 이들 후의 네 소생은 네 것이 될 것이며 그들의 유산은 그들의 형의 이름으로 함께 받으리라”(창 48:5-6)라고 축복하였다.

눈이 어두워진 야곱은 요셉의 아들들을 보고 누구냐고 요셉에게 물었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여기서 주신 아들들이라고 하였다. 그는 아버지의 오른손이 므낫세로 향하게 하고 왼손이 에브라임을 향하게 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야곱은 팔을 엇바꾸어서 오른손을 차남 에브라임에게 왼손을 장남 므낫세로 향하였다. 요셉이 아버지가 잘못한 줄 알고 바꾸려 하였으나, 야곱은 자신도 안다고 하며 에브라임을 므낫세보다 앞세웠다. 야곱이 비록 시력이 약하여졌으나, 누구에게 축복해야 할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야곱은 열두 아들을 불러 축복하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자신을 헷사람 에브론의 밭에 있는 굴에 선조와 함께 장사하라고 명하였다. 그는 유언을 한 후에 발을 침상에 모으고 147세로 숨을 거두었다. 

야곱이 노화되어 신체가 허약해진 것처럼, 누구나 나이가 들면 시력·청력·신체기동력을 잃어버린다. 이때가 되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수십 년을 자립적으로 살다가 남에게 점점 의지할수록 좌절감이 더 크다. 그러므로 노인이 될수록 삶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삶아갈 의미를 찾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목표를 세우고 그 목적을 성취해야 한다. 비록 사회적으로 은퇴는 하였지만, 아직도 사회활동에 충분한 연령이 되는 나이는 정신적으로 열정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야곱은 삶의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자신의 후손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기 위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식들과 손자들에게 축복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고 있었다. 그는 육체적 기력이 쇠하고 있었지만 영적 정신력은 죽기 직전까지 살아 있었다. 아무리 늙어도 삶의 목적은 있다. 하늘 소망을 품고 노인들은 노화의 위기를 극복할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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