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발전-전 4:12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상담소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상담소 대표).

솔로몬은 전도서에서 인생의 낙을 논하는 가운데 함께하는 즐거움을 말했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 4:12) 인생 가운데 넘어져서 발이 부러져 혼자서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때, 실패로 인해 외로움이 몰려올 때, 뜻하지 않은 오해와 비방의 대상이 될 때, 여행길에 못된 사람을 만날 때, 그때 혼자 있으면 당하게 되지만 여럿이 있으면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인생을 서로 돕고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부부는 하나님께서 인생의 긴 여정을 함께하는 관계로 만드셨다. 이러한 부부는 저절로 관계가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에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발견되는 부부관계의 세 가지 유형을 살펴보고자 한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는 아내가 있었다. 그 남편은 아내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었다. 아내가 “나 컴퓨터가 필요해”라고 말하면 남편은 그 다음날 컴퓨터를 아내의 책상 앞에 완벽히 설치를 해 놓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덧 나이가 들어 보니, 아내는 어느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설상가상 남편이 죽자, 아내는 절망 속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러한 유형은 한쪽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의존되어 있는 일방의존관계이다. 이러한 부부는 하나라는 정체감이 있을지 몰라도 개인의 자존감은 약하다고 볼 수 있다. 

한 여인은 자기 생활비를 벌어 자기가 관리하고 저축을 하였다. 그러면서 노후를 대비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만족감을 찾아 살고자 하였다. 그 아내는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그러나 실상은 남편의 오랜 외도로 너무나 실망한 나머지, 각방을 쓰고 따로따로 생활을 하였다. 자녀와 사회적 이목 때문에 이혼은 하고 싶지 않아서 법적 결혼관계는 유지하고 있으나, 남남과 다름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부부관계는 부부 정체성이 없고 서로 간에 신뢰가 없어, 정서적으로 단절된 관계이다. 이 관계는 사실상 혼자인 것과 마찬가지로, 내적 분열관계라고 할 수 있다. 

부부관계가 서로 소원해질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행동 양상이 있다. 배우자들이 교묘하게 도망가는 방법들은 대개 다음과 같다. 아내들은 로맨스 소설 읽기, 전화를 붙들고 살기, 자녀와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교회의 온갖 모임에 앞장서기(배우자에게 소홀하면서), 친정 엄마와 어울려 다니기, 앓는 소리를 하기, 섹스 거부, 몸이 닿는 것을 싫어하는 것 등이다. 

남편들은 바람피우기, 차에 애정을 쏟기, 소파에서 잠자기, 스포츠에 몰입하기, 늦게 집에 들어오기, 술 마시기, 누워 있기, 전희 없는 성생활, 폭식하기, 자위행위, 음악에 몰입, 은행예금 따로 관리, 싸움 걸기, 잡지 읽기, 술집 가는 것 등이다. 

이런 행동들이 배우자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 되면 내적 분열관계의 징조가 될 수 있다. 물론 남자와 여자의 행동방식이 꼭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어떤 것은 적절한 대인관계 유지와 자신의 취미생활에 좋은 것도 있다. 

남편은 아내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아내 또한 남편이 위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관계가 가장 바람직하다. 상호신뢰의 바탕 위에서 각기 혼자 설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함께하기로 선택한다. 이러한 관계는 서로 영향을 미치고 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세 겹 줄 관계이다. 이 유형은 한 사람이 손을 놓으면 상대방은 즉각 공간을 느끼지만 균형을 회복한다. 주 안에서 배우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결혼은 아름다운 것이다. 세 겹 줄 관계의 결혼은 부부관계 발전의 바람직한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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