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다시 생각하는 선교적 교회상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교회가 전반적으로 신뢰를 잃고 추락하고 있지만, 그래도 살 길을 찾고 나가야 한다. 만신창이가 되어도 교회는 세상에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에서 무너지고 넘어지는 소리가 여전히 계속하여 들려오고 있다. 한동안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교회가 그동안 자본주의 물결을 타고서 물질주의를 심어놓은 열매들이 오늘날 맺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열매들이 떨어지고, 썩은 손톱이 뽑혀 나가야 새로운 손톱이 자라나듯이, 구습과 구시대의 지도력과 사고방식이 물러가고 변화의 물결이 흘러 들어오기를 기다리면서 조용히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어쩌면 교회가 더욱 쇠락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을 생각하면서 그래도 남은 자들이 오늘날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1. 교회는 세상을 섬기고 변화시키기 위하여 스스로 항상 개혁하지 안 된다. 이것은 영적 지도자의 몫이고 책임이다. 보이는 교회는 지도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방향이 결정된다. 교회의 참된 표지를 기억하지 못하면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가게 되고, 그 때 교회는 존재 가치를 상실하여 선교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령의 충만한 능력에서 오는 권능으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영적 지도자들의 안일한 태도이다. 이것은 교회의 크기와 대부분 정비례하는 것 같다. 물질적인 호혜와 편리함에서 성령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화려한 건축과 시설의 편리함이 가져다 주는 안일함이 영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교회의 부가 가져다 주는, 성령의 능력 상실이다.

오늘날 한국의 중대형교회는 사실상 너무나 비대해져 있다. 이로 인하여 온갖 질병에 걸려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을 지배하고 군림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섬김은 돈으로 해결되고 형식화되었다. 교회 생활의 근본인 섬김과 헌신, 몸으로 수고하고 마음으로 섬기는 기본이 물질주의에 의하여 사라진 것이 아닌가? 영국교회가 타락하고 가시적인 교회가 사라지는 것은, 중상류층을 섬기는 종교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역사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힘없는 백성을 포기하였기 때문이다.

2. 교회는 이 땅에서 나그네이다. 순례자로서 자기 이해를 높여야 한다. 선교적 교회의 모습이다. 대부분은 화려한 건물을 지어서 그곳에 안주한다. “여기가 좋사오니……” 하면서 만족하고 있다. 성경에서 가르치는 나그네 의식과 순례자로서의 의식은 온데간데 없다. 오직 최고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하나님의 능력과 도우심 혹은 복 주심으로 성공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풍요로움과 더불어 세상과 발맞추어 나가는 물질주의적 태도로 인해, 부요해졌으나 실상은 영향력 없는 교회로 전락하고 만 것 같다. 잠시 머물다가 가는 나그네 의식으로서 교회의 모습이 없기 때문에 타락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3. 선교에 대한 관심은 얼마 전만 해도 전국적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 때로는 소수 선교사들의 비리로 인하여 교회의 선교사역들을 무너뜨리고 만 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현실 속에 충격을 받고, 일어설 힘을 상실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교회는 이러한 때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실망하고 낙심한 가운데 성령의 인도하심과 하나님의 간섭하심을 믿고 나아가야 한다. 교회가 선교의지를 상실하고 혹은 중단하는 것은 마귀의 속임에 넘어간 것이다. 선교역사 이래 지금까지 어느 시대를 불문하고 타락한 선교 현장과 사역자들은 항상 존재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것이 선교를 중단할 만한 이유가 될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4. 교회는 남을 위하여 존재할 때에만 교회이다. 이것이 선교적인 교회이다. 교회는 보통 사람의 삶에서 일어나는 세속적인 문제들을 함께 나누고, 지배하지 않고 도와주어야 한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선교적이다(벧전 2:9). 아브라함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할 것도 없을 것이다. 교회가 세상을 위하고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는 것은 존재 이유이다. 오늘 우리 교회는 이러한 주님의 명령에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

일반적·형식적으로 할 수 있는 일로 후원하면서 교회의 역할을 다했다고 할 것인가? 돈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은 세상도 할 수 있고, 불신자라도 돈 좀 있는 선한 양심을 가진 사람은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그것을 초월하여,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교회의 또 하나의 존재 이유이다.

어지러운 세상 속에 교회의 선교적 역할은 더욱 절실하다. 이러한 때에 교회의 본연의 역할과 사명을 회복하여 교회다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선교이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야 한국교회의 생명력이 살아날 것이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sungju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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