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성숙-벧전 3장 7절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사도 베드로는 남편에게 “아내를 생명의 은혜를 함께 이어받을 자로 알아 귀히 여기라”(벧전 3:7)고 권면하였다. 아내를 재산으로 여기던 시대에 꽤 파격적인 말이다. 힌두교에서는 남자가 현세에 죄를 지으면 다음 세상에 여자로 태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가 남자로 태어나려면 엄청난 선행을 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남자는 우등하고 여자는 열등하다는 가치관은, 남편과 아내의 성숙한 관계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남녀를 우열의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차이와 다름의 관점으로 출발해야 한다. 남녀의 차이를 인정한다면 남편과 아내가 서로 만족한 관계를 만들어가게 되는 지혜를 얻게 된다. 남편의 생각을 아내가 다르게 이해하며 아내의 감정을 남편이 왜곡하여 인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모든 가정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남녀 차이의 예를 들어 보자.

아내가 집에 대해 불평을 한다. 그러면 남편은 큰 집을 살 돈을 벌어오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아내의 속마음은 단지 자기의 욕구 불만을 남편과 함께 나누고, 자신의 심정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내가 자신의 직업에 대해 불평을 한다. 그러면 남편은 아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돈을 더 많이 벌어오라는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에게 힘들었던 직장생활을 말하려고 한 것 뿐이다.

아내가 집안일이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면 남편은 아내를 도와줄 가정부를 구하든가 아니면 자신이 직접 가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내는 혼자서 일하는 것이 힘드니 남편에게 조금만 도와 달라고 하는 뜻이다.

아내의 불평은 남편이 자기 마음을 알아 주고 달래 달라는 뜻인데, 남편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겠다고 결심하며 직장에서의 성공에 더 추구한다. 남편은 아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남편이 직장일로 골몰하며 아내에게 말을 안 한다. 그러면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걱정거리를 털어놓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편에게 계속 질문을 퍼부으며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를 알리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남편은 혼자 조용히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남편이 상사와의 문제로 화가 나 있어 아내에게 침묵한다. 그러면 아내는 남편이 자기 때문에 화가 났다고 생각되어 그에게 부적당한 배우자라는 자괴감에 빠진다. 하지만 남편은 혼자 조용히 쉬고 싶어하는 것이다.

남편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아내에게 얼마간 침묵을 하였다. 그러면 아내는 남편이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행동에 화를 내며 남편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포기하고 절망에 빠진다.

남편의 침묵은 스트레스를 받아 자기 문제 해결에 정신집중을 하고 있는 것인데, 아내는 그러한 때의 남편의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을 의심하고 화를 내며 걱정을 하고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다정한 남자를 꿈꾼다. 아내는 남편이 진정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성숙되기 위해서는 우열이 아닌 이러한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남편이 아내의 불평에 귀를 기울이고 감정을 잘 정리할 수 있게 해준다면 여자는 감동을 받아 남편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또한 아내가 남편의 침묵 시간을 기다리고 그를 인정해 준다면 남자는 새로운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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