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회복4-시 145:18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밀감을 통하여 안식을 찾는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보호를 받으면서 편안한 감정을 갖는다. 연인들은 흥분과 설렘으로 애정이 깊어진다. 부부는 몸과 마음의 하나됨을 경험하면서 친밀도가 높아진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친밀한 관계를 원하면서도, 너무 가까운 관계를 두려워하는 경우기 있다.

친밀감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대개 과거 친밀한 관계에서 고통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특별히 어린 시절 그렇게 믿었던 사람이 떠나는 경험을 하면 마음에 가장 큰 상처로 남는다. 삶의 어느 시기에 배신을 당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내면화된다. 그런 사람은 친밀해지면 나중에 이용당하고 말 것이라는 공포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면 친밀감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그런 반응을 무시하지 말고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두려움을 마주하는 데는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지만, 언젠가는 관계를 파괴하는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관계를 파괴하는 행동패턴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자신의 매력과 장점, 직위 등을 이용하여 누군가와 가까워진다. 관계가 점점 친밀해지면서 갑갑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관계를 지속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면서 상대방의 흠을 잡아 밀어내기 시작한다. 자신의 경계를 다시 설정한 후에 다시 그 사람을 가까이 한다. 상대방이 그러한 반복된 패턴에 질려서 떠나면 후회를 하고 슬픔에 빠진다.

친밀감에 대한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가까워지려는 사람을 자꾸 밀어낸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자신에 대한 “오랜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비판과, 자신이 밀어내어 관계가 끊긴 사람들로 인한 서글픔에 빠져 있기 쉽다.

자신의 과거 행동을 비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나는 언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는가? 그리고 나는 언제 친밀한 관계를 하고자 했던 사람들을 밀쳐내었는가? 자신에 대한 아무런 정죄 없이 친밀감에 안주하지 않고, 두려움의 종이 되었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언제부터 친밀감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는가. 그 두려움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 부모에게서 지나친 간섭을 받아 건강한 경계설정을 하는 능력을 잃은 사람은, 친밀감을 완전히 회피하거나 과도하게 얻으려 하는 양 극단을 오갈 수 있다.

친밀감을 느꼈던 사람에게서 과도한 애정, 자기중심적 언행, 집착, 엄함, 잦은 분노 등을 경험했다면, 친밀감과 더불어 고통스러운 기억이 공존한다. 고통스러운 강렬한 기억을 냉정하게 되짚어 보면서 그 근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과거의 관계들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무엇이 친밀감을 두려워하게 하는지를 알아내어 자신의 반복된 행동패턴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어떤 행동이 두려움을 촉발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과 거리를 두기 위한 핑계를 만들어 내지 말아야 한다. 두려움 때문에 위축되어서 했던 행동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발견하고 벗어나는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시145:18)라고 하였다. 자신 안에 버림받을까 두려워하는 ‘상처받은 아이’가 있다면, 하나님의 사랑과 이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받아, 친밀함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믿음을 쌓는 관계로 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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