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젊은 영혼들, 스스로 선택한 죽음의 슬픔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찬바람이 스산한 요즘, 더욱 스산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에서 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10대 사망자 151명 중 35.1%, 20대 사망자 861명 중 51.6%, 30대 사망자 1,092명 중 39.7%가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사망원인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는 ‘암’인 반면에, 30대 이하에서는 자살이라는 것입니다.

2013년 사망원인 통계자료를 통해서 확인해 보자면, 10대는 1위 자살 2위 운수사고 3위 암, 20대는 1위 자살 2위 운수사고 3위 암, 30대는 1위 자살 2위 암 3위 운수사고의 순이었다고 합니다. 10~30대의 사망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자살이란 이야기입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13년 한 해 동안 10만명당 28.5명이 자살을 했다고 하며, 이 중 남성 39.8명 여성 17.3명으로,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남성의 자살이 많은 이유가 사회적·경제적·심리적 압박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데 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남아 있는 가부장적 사회의 영향, 남성에게 많은 것이 요구되고, 또 그만큼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실직·미취업·실패·경제적 문제 등에 부딪히게 되면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압박감과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사망은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의 경우에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3모녀가 자살한 사건과, 생계곤란으로 인해서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동반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살은 단순한 생활고 때문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생활고·학습부진·목표실패 등은 하나의 원인이 되기는 하지만, 그 원인이 심리적 병으로 진행되어야 자살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의지를 발휘하여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분들도 많습니다. 인생을 살다가 고난과 시련이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다고 모두 자살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련이 자신의 내면의 상처와 결합하여 수치심과 열등감을 부추기고, 우울증이 점점 심해지는 동안 내 곁에 아무도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전 생애가 실패로 끝날 것 같은 두려움과 사람에 대한 피해의식이 점차 커지고, 자존심이 점점 세지게 됩니다.

그 부끄러움은 더욱 심한 우울증으로 진행되는데, 이 때는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모든 생각은 부정적인 쪽으로만 보게 되고, 죽어야만 끝날 것 같은 고통이 가득 차게 됩니다.

그 고통은 슬픔과 외로움을 키우고, 슬픔은 사랑의 결핍에서 시작됩니다. 세상 어디에도 이렇게 못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부정적 확신으로 굳어지기 때문에 결국 죽음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언젠가 유럽의 한 고성에서, 일행을 잃어버리고 축축하고 차가운 빗속에 혼자 남았던 아득한 느낌을 떠올립니다. 그 오래된 성 안에서 수백 수천 년을 살았던 모든 사람의 슬픔까지 혼자 껴안고 차갑게 젖어갔던 경험, 어쩌면 심한 우울증인 사람들의 내면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난과 시련이 내 인생에 찾아들 때, 수치심과 열등감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누군가를 찾고 만나러 나서길 바랍니다. 찾으면 반드시 찾게 될 것입니다. 비록 한동안 외로움이 밀려든다 해도, 누군가가 따스한 온기를 나눠주는 동안에 자살하려는 생각은 희미해질 것입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혼자 오래 살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살아야 합니다. 따스한 온기와 사랑을 나누며. 성경에도 “서로 사랑하며 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래야 자살을 부르는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젊은 영혼들의 슬픈 죽음들을 이제는 방치할 수 없습니다. 제발 살아만 있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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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의 힐링카페 http://cafe.wowcc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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