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회복5-잠 16:32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남에게 지는 것을 조금도 못 참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은 상대방이 어떤 마음이든 상관없이, 악착같이 이기려는 것에 너무나 집착해서 관계를 파괴하게 한다. 그들은 강박적이고 호전적이어서, 상대방을 이겨 복종하게 하거나 물러서게 한다. 그러나 이미 상대방의 마음은 떠나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가 진정 승리했다고 할 수 없다.

악착같이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그들의 이러한 행동 때문에 배우자의 마음이 떠나고, 애인이 떠나고, 친구들도 떠나버린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상대방이 마지못해 응하는데도 인간관계의 승리보다는 자기만족의 승리감을 원한다. 

지고는 못사는 성격을 가진 사람은, 어린 시절에 창피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이기는 방법만을 삶을 수단으로 배우며 자라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도전에 대응하는 방식은 각자 다르지만, 과도한 보상이나 혹독한 처벌은 아이의 투쟁심을 자극할 수 있다. 누구에게 지거나 지배를 당하면 조롱과 위험이 따른다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이 경쟁을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관계라면 친밀감을 더 높일 수는 있지만, 이기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우선시되면 관계는 파괴되기 마련이다.

말다툼을 하다가 분노를 급격하게 표출하는, 불같은 성격의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경쟁심이 지나쳐서 자신의 주변에 분노를 무작정 표출하기 위한 분출구를 찾는다. 지기 싫어하는 성향의 사람의 주변에는 양보하거나 희생하거나 움츠러드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관계는 건강한 관계가 아니다. 

승자의 이미지는 강함, 똑똑함, 꿋꿋함, 집요함, 기쁨 등의 긍정적인 것만을 상상해 볼 수 있다. 패자의 이미지는 허약함, 무능함, 부주의함, 속아 넘어감, 느림, 멍청함 등의 부정적인 것만을 갖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승자와 패자의 특징 중에 승자의 긍정적 이미지만이 마음속에 각인되어 있다면, 어떻게든 승자이기만을 고집할 것이다. 

어렸을 때 이기는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한 집안에서 자란 사람은, 자신이 싸움에서 보인 능력에 따라 보상을 받거나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 어릴 때 배운 뿌리 깊은 패턴을 바꾸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행동을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목표는 무엇이든 지고는 못사는 성격의 사람이 사람들과 조화로운 관계를 잘하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말다툼을 벌일 때 과거에서 특정한 패턴을 잘 주시해 보는 것이 좋다. 진실한 마음으로 자신을 살펴보고, 자신이 어렸을 때 보거나 겪었던 일을 생각해 보라.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행동을 누가 했었는가? 그 사람은 가정에서 어떤 위치였고, 당신은 그 사람을 따라하고 싶어했는가 자문해 본다. 

악착같이 이기려는 행동의 뿌리를 찾아서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어떻게든 이기려는 행동은, 그 이면의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말다툼에서 지는 것을 못 참고 자신이 승자가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군가 말로 도전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싸움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도전받는다고 느끼면 싸움닭처럼 싸움에서 이길 때까지 멈추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승부욕에 얼마나 매달려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 성경에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 16:32)라고 하였다. 승부욕 때문에 관계를 망가뜨리지 않으려면, 변화된 모습을 목표로 자기 생각을 다스려야 한다. 논쟁 대신에 경청, 지식 자랑 대신에 배우는 자세, 강요 대신에 상대방의 의견 존중, 단기간의 승리 대신에 장기적 승리를 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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