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계속돼야 합니다!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오늘도 저는 많이 울어야 했습니다.

제 아픔과 제게 아픔을 풀어냈던 그들의 아픔이 뒤섞여, 영혼과 얼굴을 적시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죽을 만큼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이 사랑하다가 베이고 찔리고 다친 이야기들, 사랑해야 하는 부모들이 사랑의 기능이 상실되어 생긴 아픔의 이야기들, 사랑한다고 믿었지만 사랑 아닌 것들로 시간을 허비한 연인의 이야기들, 스무 해를 같이 살았어도 서로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여 병들어버린 부부들……. 그들의 눈물과 제 눈물이 상담실을 적셨습니다.

그들의 아픔과 슬픔과 외로움과 우울 불안 등의 병리적 증상이 눈물을 타고 흘러내리며 치유되는 동안,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데워지고 있는 상담실 안에는 새로운 기적이 매일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작은 아픔까지도 감지할 만큼 심히 아파본 저는, 치유자로서의 민감함과 공감 능력을 날카롭게 곤두세우며 함께 슬퍼하고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제 한 해의 눈물을 다 모으면 얼마나 될까요. 성경 시편 56편 8절에는 “나의 눈물의 주의 병에 담으소서”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주님의 책에 기록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한 해 동안 내가 흘린 눈물은 몇 병이나 될까……”. 그리고 당신이 흘린 눈물은 얼마나 될까요? 이 기록의 의미는, 주께서 우리의 아픔과 슬픔을 모두 알고 계신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와 함께 우리의 슬픔을 슬퍼하고 우리의 아픔을 아파하십니다. 저는 그 사실을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궁극적인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치유를 경험합니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 누구 하나 눈물 한 방울 없이 한 해를 살아온 사람이 있을까요? 수많은 사건사고 속에서 상처받고 심각한 외상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느냐”고 소리치며 사랑을 갈구하다, 끝내 홀로 남겨진 외로움에 죽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또는 죽도록 사랑했는데 배신을 당했다며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지독한 슬픔이 모두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으며,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고 입술을 깨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사랑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세상은 곧바로 북극이나 남극으로 변해 얼음으로 뒤덮이게 될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희망을 봅니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결코 사랑이 모두 사라질 수 없는 신비와 기적을.

아무리 사랑 때문에 상처받았다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할 힘이 없다며 쓰러져 있는 부모라 할지라도, 다시 자녀를 사랑하기로 결심하면 사랑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어 자녀의 아픔을 치유하게 됩니다. 원수처럼 미워하는 부부 간에도 서로 사랑하기로 남편과 아내가 동시에 결심한다면, 사랑의 기적이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부모는 일방적으로 자녀를 사랑할 수 있지만, 부부는 상호 사랑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신의 위치를 잊지 말아야 하며, 자녀가 속히 마음을 풀지 않아도 끝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 같은 마음을 품고 동시에 노력해야 합니다. 부부는 일방적으로 한 쪽에서만 노력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지치게 됩니다. 부모는 내리사랑을 할 수 있지만, 부부는 상호 동등하기 때문입니다. 아내만 노력하고 남편이 조금도 동조하지 않는다면, 갈등은 끝이 없고 사랑도 요원합니다.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갈등 상황에서도 둘이 한 마음으로 함께 노력하면 갈등은 풀리고 사랑은 다시 시작됩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랑해야 합니다! 내 안에 사랑이 말라버리면 죽은 목숨입니다. 밥을 먹고 숨을 쉬고 있다고 해서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이미 죽어버렸거나 죽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사랑하기로 결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치유는 계속 되고 우리는 계속해서 행복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눈물은 땅에 떨어져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눈물은 생명의 자양분이 되어 나 자신을 살리고, 상대방을 살리고, 그리고 세상을 향기롭게 만들었습니다. 한 해 동안 흘린 제 눈물 밑에 피어났던 수많은 향기로운 꽃들의 꽃잎들을 세어보며 또다시 눈물을 흘립니다. 무수한 치유의 기적을 노래하며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한 해의 끝에서 다시금 흘려보냅니다. 저를 위해 눈물 흘려주었을 누군가의 마음에도 깊이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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