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가장 아름다운, 가장 위대한, 삶에 대하여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한 해의 끝자락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다.

98세의 할아버지. 그는 그저 아주 고적한 시골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성실하게 가족을 부양하고 아내를 사랑해주었던, 아주 평범한 한 남자였다.

커다란 스크린 속에서 펼쳐진 풍경은 내가 살았던 시골과 비슷했고, 특별한 뭔가를 발견하기 힘들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백발의 한 남자는, 가진 재물도 별로 없었고 많이 배우거나 유명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사람처럼 보였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 뭘까. 그것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일이다. 그리고 한 남자의 사랑을 받은 한 여자는 그 남자의 모든 것이 되어주는 것이다.

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이토록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얼마나 이런 남편이, 이런 부부가 없으면 이 평범한 한 노부부의 이야기가 수백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을 정도로 이슈가 되고 있을까. 더구나 이제는 20대 30대들도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다고 한다. 특별할 것도 없는 노부부의 사랑이, 진실한 사랑이 부재한 이 시대의 외로운 젊은이들을 영화관으로 이끄는 것일까.

언젠가 TV의 한 프로그램에 나왔던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남자가 잘해야 해. 남자가…….”

성경에도 똑같은 말씀이 있다.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 “이와 같이 남편들도 자기 아내 사랑하기를 제 몸같이 할지니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곧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남편의 사랑을 받은 한 여자는 행복해지며, 행복해진 아내는 그 남편이 행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게 된다. 그래서 남자도 반드시 행복해진다. 그리고 행복해진 아내는 자녀를 행복하게 양육하게 된다. 행복한 자녀들은 자라서 또다시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아울러 남편이 아무리 사랑해 주어도 아내가 호응해 주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나 성경에는 남편이 아내를 먼저 죽도록 사랑하라고 하신다. 아내를 ‘더 연약한 그릇’이라고 했다. 남자보다는 더 연약한 존재. 그래서 남편의 사랑을 받아야 행복해지고 건강해지고 사랑스러워진다. 

이 연약한 아내인 한 여자를 행복하게 하지 못한 남자가 무슨 큰 일을 한단 말인가. 아내가 불행하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아무리 많은 재물을 가졌어도 인생을 잘못 살아온 것이다. 그리고 다 잃은 것이며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남자가 사랑을 주면, 그것을 받은 여자는 남자에게 생명이라도 바친다. 어리석은 남자들은 여자에게 사랑을 주면 여자가 자신을 무시할 것이라는 불안을 갖는다. 정말 어리석다.

여자는 기본적으로 모성애가 있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자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남편을 절대로 떠나지 않는다. 오히려 기꺼이 그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친다. 피가 모자라면 피를 주고 살이 모자라면 살도 떼어준다.

문제는 남자에게 있다. 이렇게 말하면 ‘당신이 여자니까 그런 말을 한다’며 반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몇천 년 전부터의 기록에 왜 남편들에게 먼저 이런 말을 했을까?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해 죽기까지 사랑하라.” 이것은 인간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다. 여자가 행복해져야 남자도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망가진 부부들을 치유해가는 힘겨운 과정 속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게 된다. 아내 혼자서 죽도록 노력해도 남편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을.

오래 전, 수천 년 전, 에덴동산에서 죄를 먼저 지었던 여자 때문에, 남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여자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을 쌓아온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은 달라졌다. 주님이 우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오시지 않았는가. 성탄절은 ‘사랑’ 그 자체다! 가장 위대한 그리스도의 사랑!

이제 우리가 사랑을 시작할 때다. 이 평범한 노부부의 사랑을 보고 배워야 한다. 남자들이 여자를 하찮게 취급하기 시작했을 때 남자들도 불행해진 사실을 아는가. 여자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면 남자 자신이 먼저 행복해진다. 그리고 성경에는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명백하게 가르치고 있다!

여자 하나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일이다. 그 여자로 인해 세상이 밝아지고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불행한 여자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불행한 일들을 보며 남자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여자보다 좀 더 강하고 좀 더 넓은 품을 가진 당신들이, 단 한 명의 여자를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소중히 여겨 주라고!

당신의 여자 하나 사랑하고 지키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그러면서 무슨 위대한 일을 하려고 하는가. 당신 옆에서 당신의 사랑을 간절히 바라는 한 여자를 외롭게 하고 불행하게 만들면서 무슨 성공을 바라는가. 

나는 치유의 현장에서 늘 보게 된다. 어리석은 한 생애를 살고 불행해진 늙은 남자와 여자들을……. 평생 남편의 사랑을 느낄 수 없는 삶을 살았던 여자들은 어둡고 초췌하고 기진맥진해 있다. 그리고 노년이 되어서 이제는 그 남편과 영영 헤어지고 싶어한다.

98세의 그는 세상을 구한 적도 없고, 사업에 성공한 적도 없고, 부와 명예도 없었다. 그런데 우리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영화의 여운 속에 오래도록 젖어들게 된다. 늙고 병들어 마침내 생을 마감한 평범한 한 노인일 뿐인 그분을 추억하며, 이렇게도 감동적으로 아름답게 마음 깊이 각인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가 76년이란 긴 세월 동안 자신의 아내를 한결같이 사랑하며 또 사랑한 사실 때문이다. 그가 그 아내의 늙고 주름진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머금게 한 남자이기 때문이다. 이 나이 든 한 남자 때문에 우리는 잠시나마 행복해졌다.

그저 매일의 일상 속에서 묵묵히 사랑으로 서로를 쓰다듬어 주는 따스함이 모든 부부에게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부부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 멋지고 아름다운, 그리고 위대한 한 노인은 우리 모두에게 이런 교훈을 남기고 영원히 떠나셨다. “서로 사랑하며 사세요. 그것이 가장 잘 사는 것입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 영화를 세상의 모든 부부와 특히 남자들에게 추천한다. 상처가 많은 우리나라 남자들이 좀 더 강건해지고 사랑의 기능을 회복하여, 자신의 단 하나 뿐인 아내를 그와 같이 사랑하기를 기도한다. 또한 지금부터라도 남은 생애가 행복하고 아름다울 수 있도록 아내와 손을 잡고 꽃길을 걸어가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것이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위대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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