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시니어 라이프 31] 시니어의 영원한 동반자, 결국 가족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몇 년 전 크게 인기를 끌었단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란 영화가 있습니다. 쭈글쭈글한 노인으로 태어난 한 사람이 세월을 지날수록 신체나이가 점점 어려져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시간이 흐를수록 노인-장년-청년-청소년-어린이-유아의 순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인간은, 가장 어렸던 순간과 가장 늙은 순간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임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하나의 온전한 개체로서 바로 활동할 수 있는 동물들과는 달리, 사람은 일정기간 누군가가 양육을 해줘야 하고 교육을 시켜줘야만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개체입니다. 또, 나이가 들어서 늙게 되면 신체적 능력 저하로 경제력이 떨어지게 되있어 다시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고 살아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혼자서는 살수 없는 약한 존재임을 깨달은 인류는 가족이란 공동체를 만들어 어린 아이를 양육하거나 늙은 부모를 보호하는 역할을 부여해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가족안에서 먹이고 보호해주 것 뿐만 아니라 올바른 성인이 되도록 교육시켜주신 부모님께 인간된 도리로 당연히 보답하는것을 孝라는 전통으로 이어오며 길러주신 부모님을 늘 공경하고 늙어지시고 약해지시는 평생 모시고 부양하는 것을 하나의 응당 지켜야 할 덕목으로 여기며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고 사회가 점차 분업화 되면서 현대 가족의 기능들 중 많은 부분이 복지의 이름으로 사회나 국가가 맡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과거 가정내에서만 이뤄지던 보호와 양육 그리고 교육의 기능은 이제 대부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대신 행해지고 있으며,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의 부양도 노인장기요양보험처럼 일부분이 국가의 책임아래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에게 맡겨져 가사도움이나 신체수발 등을 지원하는 복지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핵가족화가 되고 가족의 기능도 상당부분 약화가 되어 있지만 여전히 사회가 가족을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바로 정서적 안정입니다. 다른 누구와 어울린다고 해도 가족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함과 편안함은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대체 불가능한 부분입니다. 보모 아래에서 자란 아이들과 부모 아래에서 자라난 아이들과의 정서적 안정감은 비교가 될 수가 없으며, 배우자가 사망한 이후에 홀로 된 어르신이 점차 활력을 잃어가시고 빈자리를 힘들어 하시며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돌아가시는 경우도 정서적 안정감이 결여되기 때문에 발생되는 현상입지다. 이는 그간 가족으로 함께 살아오며 쌓아왔던 정서적 유대감과 그들만의 이야기들은 다른 누구로 대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지팅엔젤스 서대문지점 이성규 지점장. ⓒ비지팅엔젤스 제공
▲비지팅엔젤스 서대문지점 이성규 지점장. ⓒ비지팅엔젤스 제공

비지팅엔젤스 서대문지점 이성규 지점장은 “어르신일수록 가족에 대한 애착심이 매우 강하시다. 가족이 자신의 수발을 드는 것이 미안해서 잠깐의 여유를 주기 위해 요양보호사를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며,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게 되면 자녀나 배우자는 언제나 당신의 제일의 자랑거리이다”라고 전했다.

나이가 들고 신체적 능력이 떨어질수록 시니어들의 활동성이 떨어지게 되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은 자연히 늘어나게 되고 이전보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이나 어머니의 역할에서 벗어나 피부양자의 위치가 된 시니어는 많은 가치의 혼란을 겪는다고 노인 전문가들은 이야기를 합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녀세대가 헌신적인 부양과 더불어 그들에게 가벼운 집안일이나, 분리수거, 증손주 돌봄 같은 새로운 역할을 부모세대에게 부여를 한다면 새로운 환경속에서 더욱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이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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