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쁜 관계-딤후 2:13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신뢰를 저버리는 것은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최악의 행동이다. 믿음에 대한 배신은 상대방에게 깊은 상심과 모멸감을 주기 때문에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간다. 인간관계가 유지되려면 윤리, 가치, 욕구, 행동 등에 대한 기대에 서로가 부응해야 한다.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은 신뢰감을 줄 수 없다. 그는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거짓 정보를 대고, 시간을 질질 끌고, 상황을 교묘하게 왜곡하고, 자신이 실제로 말했거나 행동한 것을 그런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뗀다. 수 차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경험한 상대방은 결국 환멸을 느끼게 된다.

처음 관계를 시작할 때는 그러한 부정적인 행동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변명과 전략적·호의적 행동을 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배신적인 행위가 쌓이면, 점점 더 이상 못 믿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믿음이 사라지면 친밀감도 사라지고 결국 마음이 떠나게 된다.

어떤 사람이 “한 시간 후에 갈게”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참 후에 왔다. 그는 한참 있다가 온다고 하면 상대방이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면 용서를 구한다고 해도 신뢰가 깨어져서 관계 유지가 힘들어진다.

어떤 사람이 “걱정하지 마. 내가 빌린 돈이 이게 다야. 더 이상 없어. 금방 갚을 거야”라고 한다. 사실 그는 그 돈을 기한 내에 갚을 능력은 없지만, 상대방에게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그렇게 무마시켰다. 그러나 후에 상대방이 기한을 넘긴 고지서를 발견하게 되는 일이 지속되면, 더 이상 신뢰감을 갖지 못하게 된다.

습관적으로 약속을 저버리는 사람은 상대방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져야 한다. 그렇다고 자아비판에 빠져 있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어쨌든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어쩔 수 없었다는 자기변명을 중단해야 한다. 자기변명과 합리화에 몰입한 사람은 상황을 잘 분별하지 못한다.

객관적으로 자기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중요한 관계에서 자신이 지키지 못한 것들을 기록하여,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를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앞으로 무슨 약속을 할 때에는 지킬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자문해야 한다.

쉽게 약속을 저버리는 행동이 몸에 밴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뿌리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서 이러한 행동을 배웠는가를 추적하고 그와 같은 행동을 돌이켜야 한다. 자신이 실망한 것처럼 현재 상대방을 실망시키고 있다면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만약 한 사람이 믿음을 깨뜨리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고 진심으로 뉘우쳐야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

약속-실패-핑계의 패턴에서 약속-성공-믿음의 건강한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항상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딤후 2:13) 하나님은 항상 믿음직하지만, 인간은 항상 미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처럼 될 수는 없지만, 자신과 타인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미쁨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믿음을 쌓는 일에 계속 집중하여야 한다. 그래서 자신 스스로가 지킬 수 없는 일은 거부하고, 할 수 있는 일에는 긍정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믿음을 무너뜨리는 악습관에서 벗어나도록, 하나님과 진실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신실한 행동을 하다 보면, 그 동안 자기도 모르게 파괴되었던 관계의 회복이 이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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