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현대 교회의 오류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미국 사회와 종교계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사회학자 데이비드 헌터가 <기독교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라는 그의 책에서 현대 교회의 오류의 현상을 역사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놀라게 된다. 오늘 교회는 무엇이 오류인지도 의식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습관화되고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방향을 상실하고 말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때에 그의 경고는 오늘의 교회 지도자들이 들어야 할 메시지인 것을 알고 매우 감사하게 된다.

헌터는 “정사와 권세에 도전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적인 형태인데, 오늘의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이, 그들을 인도하는 지도자들이, 정사와 권세와 일치하여 권력화되었다. 그래서 교회가 평화를 선포하는 대신 강제와 힘과 폭력의 윤리를 수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오늘날 교회 속에 나타난 형태라고 하면 틀린 것일까? 소수를 제외하면 오늘의 교회가 이것을 지향하고, 이를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한 것을 보게 된다. 순진무구한 교회는 감히 정부에 바른 길을 제시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것에 대하여 입도 뻥긋하지 못한다. 벙어리가 된 것이다.

오히려 작은 권력이나 그 맛을 보기 위하여, 교회는 “국가 권력에 저항하는 대신 국가에 신적 합법성을 부여한다. 새로운 종류의 사회를 형성하는 대신 교회는 위계와 행정의 사회구조를 모방하고 그것을 답습하기에 정신이 없다.”

초창기에는 한국교회가 사회에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를 변혁시키고 사회에 본이 되어, 사회가 교회를 통하여 새로운 것들을 배우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오히려 세속 문화를 따라가고 있다.

“가난한 자와 억압받는 자의 종이 되는 대신 교회는 가난한 자와 억압받는 자에게 경제적·정치적 권력을 휘두르는 데 공모하고 길을 열어주고 있지 않는가?” 가난한 자를 언급하고 정의를 이야기하면 즉시 편을 갈라 진보주의를 이야기하는 사상의 노예들이 있다. 그러나 성경의 전반적인 기독교 윤리의 주장이 아니고 무엇인가?

계속하여 이러한 오류는 역사 속에서 그 맥을 이어오고 습관화되고 전통화되고 교리화되어 거대한 산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답습하여 나가고 있는 것이 오류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5세기 초반 도나투스 운동을 억누르기 위해 로마 정부에 도움을 청했다.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지역적 수준에서 존재하던 그것은, 다양한 기독교 국가들에서 벌어진 전쟁의 토대가 되었다.

민족주의 시대에 재발현이라든가 미 공화국 설립에서 비공식적 국교였던 기독교는 이 나라의 모든 통치 기구들의 토대가 되었다. 심지어 교회가 정치적 기성체제와 형식적 동맹을 하면서 시민사회 내에서 활동한다면, 일종의 콘스탄티누스적 동맹에 관여하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얼마나 억압적인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필요를 적절히 채우지 못한 분명한 실패, 미국의 자본주의는 삶을 싸구려로 만들고 자유의 본질을 훼손하며 우리 행복을 왜곡시킨다. 자본주의는 죽음 문화의 정치·경제학이며 기업은 그것의 기만적 도구다. 현대 교회의 오류는 미국 기독교가 자본주의 논리와 관행을 자기 자신과 자신이 섬기려는 세상에 해를 끼칠 정도로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왔다는 것이다.”

오늘날 문제는 미국 기독교가 그리스도와 함께 자유민주주의와 소비자본주의의 정치경제학 모두에게 이중적 충성을 바치는 것이다. 이런 경제학에 충성하는 것은 우상숭배이다. 교회가 은총에서 떨어져 나가 노예의 멍에에 매여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오류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헌터는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우리는 미국의 골수 기독교 지성인들이 퍼트린 환상을 가차 없이 깨야 한다. 미국적 오만을 무시하든 무시하지 않든, 그들은 제국 질서에 대한 자기 설명을 건전해 보이게 하고 기독교 신앙의 비판적 지성을 왜곡하며 지배 구조가 설정한 논증의 테두리 안에 머문다.”

이러한 형식은 그 동안 미국교회를 닮아온 한국교회에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무비판적 수용과 가르침에서 나타난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권력을 탐하고 권세를 지향하는 습관이 은연 중에 만들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주체성을 상실하고 컴퓨터 자판기의 C+C, C+V로 대체하는 결과라고 본다.

둘째, “고통받는 종의 길은 하나님나라로 향하는 길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나라의 핵심이었다. 예수의 평화주의는 그가 붙잡혔을 때에 대제사장의 하인의 귀를 자른 자신의 제자를 꾸짖는 것이었다. “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구하여 지금 열두 군단 더 되는 천사를 보내시게 할 수 없는 줄로 아느냐?”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선택하신 주님의 모습 속에 나타난다. 신앙생활이 어렵고 힘든 이유이다. 신앙을 복의 통로로, 물질적인 은총을 믿음의 승리로 생각하는 기복주의, 신앙을 성공과 행복의 도구로 삼는 신앙인들에게는 치명적이고 근심할 만한 일이 아닌가!

셋째, “신자됨의 표현은 1차적으로 집단적이다. 대안적 공동체로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관계를 보여 준다. 개인적·집단적으로 제자도는 그리스도의 무차별적 희생적 사랑을 공유하는 것이다. 특별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자기 이익을 희생하는 것, 세상의 거짓된 만족에 대해 죽는 것 등과 관련이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십자가에서 절정에 달한 삶을 공유하도록 부름받았다.”

이 부분에 있어서 좀 더 구체적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여야 한다. 오늘날 교회들이 많은 봉사와 헌신을 하지만, 교회의 정체성으로 확립되지 않고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늘진 곳을 찾는 수고가 있어야 한다. 행사나 퍼포먼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넷째, “교회에는 사회 전략이 없다. 교회가 사회 전략이다. 교회에는 사회 윤리가 없다. 교회가 사회 윤리다. 교회의 오류는 세계적 자본주의와 생각 없이 화해함으로써 부패했다는 것이다. 교회의 실패는 도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하나님이 미국 개신교, 아마도 기독교를 죽이시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오늘날 수많은 교회들이 문을 닫고 이슬람 사원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탄식하고 기분을 상해하지만, 이러한 오류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소위 교회 지도자들이 깨닫고, 오류를 수정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일 것이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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