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도 오래도록 행복을 누리는 부부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사랑의 유효기간은 길어야 2년이라는데, 어떤 부부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기쁨을 누리며 산다. 2014년에 상영되었던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는, 76년간 해로하며 서로에게 작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 노부부의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전문가들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 열정, 헌신, 친밀감이라는 세 요소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부의 성숙하고 온전한 사랑은 각 요소가 균형을 이룰 때 이루어진다. 부부는 열정이 많으면 낭만적 사랑을 하고, 헌신도가 높으면 헌신적 사랑을 하고, 친밀감이 깊으면 동료애적 사랑을 한다.
열정이 있는 낭만적 사랑은 서로를 깊이 살피는 마음과 육체적 매력이 혼합된 경우이다. 이러한 사랑을 추구하는 부부는 기분과 감정에 따라 피어오르는 불꽃처럼 타오르거나 식어버리는 것이다. 서로가 둘이 잘 맞을 때는 감정 소통이 잘 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사랑은 감정의 기복에 의존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헌신이 결여되어 있다.
예를 들면, 낭만적 사랑은 전설에 나오는 견우와 직녀 간의 사랑과 같다. 마음씨 곱고 어여쁜 처녀 직녀는 옷감을 잘 짰고, 소를 모는 총각 견우는 부지런하여 하늘나라 사람들에게 밭을 갈아 주었다. 그러나 둘은 결혼하여 하던 일을 싹 접어두고 매일같이 놀기만 하였다. 두 사람이 감정에는 충실하였으나 책임감은 없었다.
헌신적인 사랑을 하는 부부는 죽도록 일하고 봉사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사랑을 하는 남편과 아내는 가정과 자녀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지만 친밀감이 결여되어 있다. 부부 간에 서로 깊은 대화가 없어서 하나되는 경험을 하지 못한다. 이러한 사랑은 열정과 헌신이 이루어진 바보 같은 사랑이다.
우리나라 조부모 세대와 부모 세대들은 일제 시대와 6.25 사변의 험난한 시절을 겪으면서 아버지와 어머니로서 자녀들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퍼부었다. 그리고 남편과 아내 사이에 살가운 애정은 없어도, 죽도록 가정을 지키기 위하여 살아왔다. 그러나 부부 사이에 소통의 부재가 쌓여 요즘 황혼이혼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친밀감이 깊은 동료애적 사랑은 헌신과 친밀감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사랑은 장기적인 우정과도 같다. 부부와 함께 하는 삶 속에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어 친구처럼 지내는 것이다. 그러나 동료애적 사랑은 감정적인 교류와 열정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필자가 모 교회의 교사교육을 하는 가운데, 교사들에게 10년 후에 대해 이야기해 보라고 하였다. 한 나이 든 교사가 “석양이 비치는 노을을 우리 아내와 보면서 두 손을 꼭 잡고 싶습니다”라고 발표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참석한 교사들의 환호를 받았다. 노부부가 손을 잡고 걷는 것은 아름다운 동료애적 사랑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부부 사랑의 세 요소 중에 열정이 지나치면 욕망주의자가, 친밀감에 치우치면 감상주의자가 되기 쉽고, 헌신이 지나치면 의무에 빠져 메마르기 쉽다. 그러므로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세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에 성숙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다.
부부 간에 성숙한 사랑을 유지하지 못할 때 부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은 친밀감이 있고, 열정이 있으며 헌신적이다.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엡 5:25) 성경은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로 비유하고 있다. 모든 부부에게 열정과 헌신과 친밀함의 실천은 평생 사랑을 지속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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