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이 칼럼] 사회공포증-요일 4:18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집단주의적 문화의 특성이 정신장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로 동양권에 퍼져 있는 집단주의는 대인관계를 중요시하는 ‘상호의존적 문화’이다. 집단주의 문화에서 자라난 사람은 타인에게 애정과 호감을 얻으며 타인을 배려하는 일에 의미를 많이 둔다. 그래서 타인에게 거부당하고 소외당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게 되고, 대인관계에서의 갈등과 좌절이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타인을 배려하고,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비언어적인 음성적 문화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호감과 불쾌감을 분명하게 언어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저 눈치를 통해서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어떤 감정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언어적 단서로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사회공포증은 당혹감을 줄 수 있는 특정한 사회적 상황 또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두려워하고 피하려 하거나,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즉각적인 불안 반응을 보이는 질환이다. 남들에게 자세히 관찰되는 상황에서 창피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즉각적으로 공포 반응을 나타낸다.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이러한 공포가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인식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왜곡된 심상에 집중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거부당하고 비난받는 것에 대한 공포와, 완벽하지 않은 것은 가치가 없다는 식의 비합리적이고 역기능적인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불안 증상이나 회피 행동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와 고통을 일으킨다.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이러한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인하여 사회공포증은 점점 더 깊어지고 완치가 더 어려워진다.

사회공포증은 환경적·유전적 요인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여 발병할 수 있다. 그런데 청소년기에 사회공포증이 시작되는 이유는, 이차성징과 관련하여 자신에 대한 타인의 평가와 자신의 용모에 관심이 높아지는 사춘기적 특성과 관련된다. 타인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또는 싫어하는지에 매우 예민한 상태에서 비언어적 단서에 의해 타인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지각하고, 자신의 신체적 결함이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추론하여 대인관계를 회피하는 것이다. 한국 청소년과 청년층에 사회공포증이 많은 이유는 집단주의적이고 비언어적인 문화의 맥락 가운데 이해할 수 있다.

사회공포증을 느끼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격려, 지지, 암시들이 매우 필요하다. 왜냐하면 공포를 느끼지 않는 경험이 있게 되면 그만큼 안도감과 자신감이 생겨, 더 심한 공포가 찾아오는 상황에서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해 볼 수 있는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경험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성경에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요일 4:18)고 하였다.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새로운 성공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즉, 과거에 잘못했어도 새로운 경험에서 잘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점점 과거는 잊히고 새로운 경험이 자신감이 되어 두려움을 몰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공포증을 가진 자는 불안을 숨기기보다, 솔직하게 자신이 긴장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확신과 사람들의 격려는 사회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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