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선교 사역의 초점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오늘의 선교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지 사회와 현장의 교회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다. 필자는 타지에서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 사역자들을 만나면, 항상 “당신이 사역하고 있는 현장이 당신을 향해서 무엇을 요청하고 있는지를 아는가?”라고 묻는다. 구체적으로 현장의 교회와 사회가 무엇을 요구하고 기대하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있는가라는 문제이다.

대부분은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또는 엉뚱한 대답을 하면서 질문의 초점을 피해가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한국 선교의 중심이 교회 개척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한다. 외국 단체와 듀얼 멤버십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대동소이한 답변을 한다. 교회 개척이 중심이라는 대답.

물론 현장에 따라서 상황이 다른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장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살피고 아는 것이다. 한국 선교는 너무나 단순하다고 할까? 전체 그림 속에서 교회 개척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가장 중요한 사역이고 핵심이지만, 여러 현장은 순수한 한국 사역자들이 원하는 사역의 장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것이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개척에 몰두하면서 일이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사탄의 방해니 시험이니 하면서 기도를 요청하는 것을 듣게 되고, 안 되는 일을 붙잡고 모든 힘과 재정과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물론 하나님의 능력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상황 판단이 안 된 일에 잘 역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교 현장을 살펴 보면 대부분 한국교회가 원하는 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한국교회가 원하는 바는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교회를 많이 개척하고 수많은 성도들이 모여서 찬양하는 것을 원하고, 그저 사진 찍어서 보내면 손뼉을 치는 것이다.

현장 사역을 잘 살펴 보면 대부분 선교사의 취향과 관심 있는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취향은 대부분 교회 개척이라고 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는 사람을 많이 끌어 모아서 ‘영차영차’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람이 좀 모이면 어떻게 해서든지 교회 건축으로 나가는 것이 하나의 정형화된 패턴으로 돼 있다.

그러한 사역이 20년을 넘게 되는 현장에서 어떠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현장과 전혀 관계가 없는 별개의 사역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현지 교회나 사역자들은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당신들의 천국을 이루어가고 있다”고 은연 중에 말하고 있다. “우리들의 천국”이 아닌 “당신들의 천국”인 것이다. 현장을 외면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당신들의 성을 쌓고, 당신들의 목적을 추구하고, 그것이 목표가 되어 버린 한국선교의 현실이 아닌가?!

결국은 이러한 사역들이 믿음직한 제자 한 사람 배출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강단을 움켜쥐고 있는 목회 사역으로 나가게 되는 것을 쉽게 보게 된다. 이것은 현 시대의 선교정신을 바로 읽지 못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현장이 요구하는 사역들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하여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그러한 일에 필요를 충족시켜 주고 현장을 살려나갈 수 있는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세례 요한처럼 주의 길을 예비하는 “소리”의 존재로서, 역할을 감당하고 사라지는 선교사상을 구현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들도 일반적인 교회 개척이니 신학교 사역이니 하는 일보다는 구체적으로 현장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준비하여 어떤 특징을 가지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력, 달러, 그리고 시간을 절약하게 된다. 무조건 나가는 것이 아니다. 그냥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창조적인 사역”이 되도록, 배우고 연구하고 협력하여 나가야 한다. 이것이 선교 사역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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