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의 기술-약 1:19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인간관계를 잘하는 기본적인 자세는 바로 경청이다. 부부의 경우도 관계를 개선하고 싶으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말을 아주 주의 깊게 들어주는 것으로 배우자에게 사랑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배우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것은 서로가 더욱 친밀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부부관계가 신혼 초기의 열정적 감정에서 벗어나게 되면 서로의 말을 건성으로 듣기 쉽다. 그래서 배우자가 이야기할 때에 자신의 경험, 사고, 감정의 상태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듣고 왜곡해서 이해한다. 또는 자신의 고민이나 스트레스로 상대방에게 집중하지 못하여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경청한다는 것은 그저 상대방의 목소리만 가만히 듣고 있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부부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은 듣는 자세를 통하여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청의 기술은 주의 기울이기, 인정하기, 정보 요청하기, 요약하기, 질문하기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배우자의 말을 효과적으로 잘 듣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말할 것을 준비하기보다 말하는 사람에게 말과 행동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배우자의 말의 어조, 억양, 속도에도 귀를 기울이며 비언어적 모습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그러면 배우자의 보고 듣는 것, 행동하는 것,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원하는 것을 알게 되어 이해도가 높아진다.

배우자가 이야기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임으로 관심과 존경을 보여주게 된다. 배우자의 언어적·비언어적 표현을 통하여 배우자의 경험을 이해하고 알아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상대방의 말에 대하여 전적인 동의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이 갖고 있는 관심을 알아주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보다 배우자의 관심을 더 이해하고자 하는, 인정하기의 단계이다.

배우자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통하여 계속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보, 이야기를 좀 더 해주세요” 또는 “당신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요”라는 말을 통해,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가 이야기할 때 듣기 싫다는 표정으로 화제를 바꾸거나 신문, 텔레비전, 핸드폰을 보게 되면, 더 이상 이야기할 맛을 잃어버리게 된다.

배우자가 이야기한 것을 다시 요약하게 되면, 본인이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배우자는 자신이 한 말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요약할 때 중요한 것은 배우자가 이야기한 것을 그대로 자신의 말로 요약하는 것이다. 배우자의 이야기를 더하거나 빼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요약의 과정을 통해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진전을 이루게 된다.

마지막 단계로는 배우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인정하고, 요약한 후에도, 때때로 질문을 통하여 더 많은 대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부부관계는 이러한 경청의 과정이 이루어진다면 친밀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 성경에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약 1:19)고 하였다. 부부관계는 어느 날 갑자기 멀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일에 갈등을 보이다가 경청하기를 멈추고 부정적인 정서의 상호작용이 누적되는 것이다. 경청의 기술은 행복한 부부의 필수적인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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