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시니어 라이프41] 숫자가 모든 것을 다 말해주진 않아요

민보경 기자  83bkmin@naver.com   |  
▲ 김한수의 시니어 라이프
▲ 김한수의 시니어 라이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란 말을 참 많이 사용합니다. 나이가 많아서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루어낸 시니어들에게 주로 사용하는 말입니다. 사람이나 동식물이 세상에 나서 살아온 햇수를 가르키는 말인 나이는 오랜 시간동안 사용되어 오면서 일정한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그 기준을 벗어나거나 많이 달라있는 사람에게는 ‘동안 외모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조숙하다’, ‘애늙은이 같다’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유별남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나이에 대한 기준은 시대별로 상황별로 제각각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환갑, 회갑이라고 부르는 나이 60세가 가장 단적인 예입니다. 평균수명이 높지 않았던 옛날에는 60 간지가 한 바퀴 돌아서 태어난 해의 간지로 다시 돌아왔다고 회갑이라 지칭하였고 장수의 상징으로 여기면서 60세 생일을 매우 성대하게 치렀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60세에는 환갑이라는 호칭을 덧붙이지도 않을뿐더러 더 이상 장수와 관계된 나이로 보지않습니다. 실제로 1960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58세로 환갑을 장수로 여기고 성대하게 치룰 법한 시대였지만 평균 수명은 80세가 되어버린 2010년에의 환갑인 60세는 60년을 살아온 삶 이라는 의미외에는 아무 의미도 찾을수 없게 되었습니다.

평균 수명의 연장은 해당 나이가 주는 이미지를 변화 시켜가고 있습니다. 노인 1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던 2014 노인실태조사 결과 발표 (보건복지부)를 살펴보면 조사대상자들의 대부분도 노인의 나이에 대한 기준을 70세 이상(78.3%)로 보고 있었으며, 75세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31.6%로 지난 조사(2011년) 보다 7%포인트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현재 각종 법령으로 기준하고 있는 노인에 대한 기준인 65세에 대한 기준이 조정이 필요함을 알려주는 지표로 볼 수 있습니다.

노인 연령 기준의 상승에 대한 바람은 다른 나이 기준점에 대한 부분도 변화를 요구하게 됩니다. 근로자들의 은퇴시기를 결정짓는 근로자의 정년연령은 현재 '고령자고용촉진법'에 의해 "정년을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4년 현재 사기업들의 평균 정년은 56~58세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실제 퇴직 연령은 53세에 불과할 정도로 정년이 낮습니다.. 이른 나이의 은퇴는 퇴직자가 창업이나 재취업을 하지 않으면 공적 연금을 수령(국민연금 60세, 기초연금 64세)하기 전까지는 고정적인 수입 없이 지낼 수 밖에 없게 되어 가계의 급격한 소비 위축과 사회 관계망의 축소를 야기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정년을 높이거나 법적으로 안전하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선진국들은 정년제도 자체를 연령차별의 일환으로 보고 정년을 지정하는 것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966년 연령차별금지법을 제정한데 이어 1986년 정년제도를 폐지시켰으며 유럽연합 역시 고용상 연령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공동강령을 마련해 역내 모든 국가가 준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은 정년제도는 유지하고 있지만 정년연령을 연장시키고 이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고용유지를 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16년부터 사업자 규모에 따라 60세 정년에 대한 의무화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법이 통과 되면서 사회 안정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 비지팅엔젤스 부평지점 오서윤 지점장
▲ 비지팅엔젤스 부평지점 오서윤 지점장

비지팅엔젤스코리아 부평지점 오서윤 지점장은 “현재 우리사회에서 진행중인 정년 60세 의무화와 임금 피크제에 대한 논의는 단순히 노동시장을 위한 협의라기 보다는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과정이다. 비지팅엔젤스 부평지점에도 정년연령을 훌쩍 넘기신 요양보호사 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신데 나이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근무를 하셔서 고객분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지칭하고 있는 나이를 조정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법 조항에서는 숫자 하나가 바뀔뿐이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변경된 숫자 하나로 인해 아버지의 직장 은퇴가 5년 뒤로 미뤄질수 있으며, 누군가의 국민 연금 수령 시기가 2년 뒤로 미뤄질 수도 있고, 노인 무임 승차 제도가 사라져 시니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지하철 비용을 내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직접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그 사회에 미칠 파장까지 생각하면 나이의 조정은 한 사회의 페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일이므로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입니다.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우리사회에 만연하게 드리워져 있는 노동력에 부족과 각종 공적연금 위기를 연령 조절을 통해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합니다.‘ 시대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