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입니다. 공휴일도, 국경일도 아닌 날이라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거나 주목하는 날은 아니지만 이 사회를 함께 이뤄가고 있는 구성원이며,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일반인들과 동일하게 존엄한 인권을 가진 장애인들에 대해서 이해를 깊게 하고 , 그들이 갖고 있는 삶의 무게에 대해서 한번쯤은 고찰하고 주변에 만연한 차별 및 부당 대우들을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제정된 기념일 입니다.
우리나라 사회가 좋아져서 장애인들에 대한 대우나 복지가 과거보다 많이 나아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관심의 부족과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외면 받고 있는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바로 장애노인들 입니다. 장애노인이란 ‘장애인’이면서 ‘노인’인 집단으로 장애인 문제와 노인문제를 동시에 떠안게 됨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되고 취약한 계층이지만 그 동안 노인복지나 장애인복지 어느 분야에서도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장애노인에 대한 연구나 정책이 미흡한 실정입니다.
장애를 겪고 있는 노인들 (65세 이상)의 인구는 전체 장애인의 38.8% (2013년, 전체인구의 고령 연령 비율은 11%) 로 일반인들에 비해서 높은 편으로 조사가 되고 있습니다. 전체 고령 비율보다 장애 시니어들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청 장년기까지는 일반인이었다가 신체 노령화에 따라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장애노인들의 장애발생시기를 조사했을 때 (보건복지부,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 노년기 때의 (60세 이상) 발생은 58.7%로, 청장년기때나 (19~59세, 33.1%), 발달기때에 (18세 이하, 8.2%)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여러가지 생리학적 기능저하로 인해 노인이 되어서 장애를 얻게 된 사람들 (노화과정에 의한 장애인)과 선천적 장애이거나 젊어서 장애가 발생하여 노령에 이른 사람들 (고령화된 장애인)은 장애라는 상태는 동일하지만 그 간의 살아온 과정이 달라서 다른 특성을 보이게 됩니다.
노화과정에 의한 장애인들은 갑작스레 장애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은 수준의 경제력을 갖추고는 있지만 일반인으로 생활했던 기억이나 경험들로 인해 장애와 노화에 대한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를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 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급여 요청이나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 하는 특성을 보여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특성을 보이게 됩니다. 이들에게는 사회적 지지와 급여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 특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령화된 장애인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장애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노년기 이전의 삶과 잘 연계가 되어 있으며 노화에 따른 장애 수용이나 적응력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장애인 시설등에서 같은 유형의 장애인들과만 생활해왔기 때문에 사회 경험과 기술이 부족해 일반인들과의 생활을 불편해 하는 경향이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빈곤함을 갖고 있어 많은 숫자의 고령화 장애인들이 기초생활 수급자등으로 선정되어 정부 보조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장애에 노환으로 인한 장애가 추가되어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지속적인 의료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장애노인들은 장애 유형이나 장애 발생 시기에 따라 필요로 하는 지원의 내용과 방식이모두 제각각이지만 우리 사회의 지원 시스템은 이에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노인 복지와 장애 복지 양 분야에서도 외면 받고 있는 시점에서 조금 더 따뜻한 관심이 필요로 합니다.
비지팅엔젤스코리아 천안서북지점 이행철 지점장은 ‘장애를 가진 시니어 중에서도 소자본을 갖고 창업을 하는 등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분들이 많으시다. 장애인은 분명 우리가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봐야 할 대상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색안경을 끼거나 과보호하는 것도 차별이다. 무턱대고 도와주기만 하는것보다 더 절실한건 장애인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일 것’ 라고 밝혔다.
우리 사회에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장애인들을 차별하거나 부당대우하고 있는 요소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장애자, 장애우, 맹인, 농아, 불구 등 장애인을 지칭하는 단어들도 모두 올바른 표현들은 아닙니다. 가장 정확한 표현은 ‘장애인’ 이며, 맹인이나 농아라는 단어는 시각 장애인, 시각 및 언어장애인으로 대체 해야 합니다. 일부에서 장애인을 친근하게 부르는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는 ‘장애우’라는 표현도 인칭의 문제와 장애인들이 꺼려하는 단어라고 알려져있어 사용을 자제 해야 합니다. 이처럼 단어에서부터 우리는 장애인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한듯 합니다. 우리 공동체의 한 일원인 장애인들, 그중에서도 장애와 노환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장애 노인들을 위해 더 넓은 마음으로 그들을 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