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거리-요 15:15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한국인은 한국 문화에 영향을 받고 자라면서 한국인의 심리적 특성을 형성한다. 길트 홉스테데의 비교문화심리학에서 문화차원이론 가운데 ‘권력 거리’에 주목하여, 한국인의 소통 문제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홉스테드는 “‘권력 거리’란 한 나라의 제도나 조직의 힘없는 구성원들이 권력의 불평등한 분포를 예측하고 수용하는 정도”라고 정의하였다. 즉, 조직이나 단체에서 권력이 작은 구성원이, 불평등하게 나뉘는 권력에 대해 예측하고 동의하는 정도이다.

‘권력 거리’가 높은 문화에서는 지도자와 추종자들 양자 모두 더 많은 권위와 존경 및 지위 상징들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도자는 저항 없이 복종을 받을 일방적 결정들을 내릴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고용인들이 관리자에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학생들은 교사에 도전하지 않으며, 자녀들은 부모나 연장자들에게 저항 없이 복종한다.

‘권력 거리’가 높은 사회에서는 공식적인 권위가 중앙집권화되는 경향이 있다. 아랫사람들은 윗사람들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결정은 위에서 아래로 전달된다. 지도자가 아랫사람에게 조언을 요청한다는 것은, 어떻게 지도하는지 모른다는 표시일 수 있다. 이 같은 문화에서 지도자들은 그들만의 특권을 가질 것을 예상한다.

반면 ‘권력 거리’가 낮은 문화에서 고용인들은 경영자에게 제안하도록 초대되고, 교사들은 학생들이 어려운 것을 질문할 때 좋아한다. 이 같은 문화의 지도자들은 서로 의논하고 참여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형태를 선호한다.

‘권력 거리’가 낮은 문화에서 권력은 팀 구성원이나 소위원회에 이양된다. 그래서 아랫사람들이 중요한 결정마다 투표하기도 한다. 자녀들은 부모들이 자신들에게 결정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 주기를 기대한다. 낮은 권력 거리 문화의 리더들은 특권을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권력 거리가 높은 나라에 속한다. 한국 문화는 유교적 전통에 영향을 받은 권위적 문화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수직적 위계질서가 있다. 윗사람은 체통과 위신을 지키려 하며, 아랫사람은 권위자에 대하여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그리고 아랫사람에게 예의와 순종적 행위가 요구된다.

높은 권력 거리를 가진 권위주의적 문화에 대하여, 서구의 자유민주주의 사고방식은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도전적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나라은 각 세대마다 인간관계에서 다양한 갈등이 생긴다.

가정에서도 권력 거리가 높은 경우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억제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의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데에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한다.

사람이 감정을 너무 억제하거나 표현을 하지 못한 채 담아 두면 이상행동을 일으킬 수가 있다. 지나친 감정 억압을 화병을 초래하거나 정서적으로 약화시켜, 이를 해소하느라 술을 먹다가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경향이 있다.

하나님은 높고 높은 권력 거리를 가지셨지만 낮아지셔서 이 땅에 인간으로 나셨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으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요 15:15)고 하시며 권력 거리를 낮추셨다.

하나님이 낮아진 모습으로 인간에게 다가오신 것처럼, 변환기에 있는 한국 문화에서 권력 거리가 어느 정도 낮아졌으면 한다.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지만 권력 거리가 낮은 부부, 가정, 직장, 사회는 좀 더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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