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장애-사 49:15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정말 삶이 피곤해진다. 성격장애는 개인의 성격 자체가 특이하여 부적응적인 삶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한 사건이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니고, 어린 시절부터 발전하여 성인에 이르기까지 서서히 개인의 성격으로 굳어진다.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일반적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즉, 행동양식이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화적 기대에서 심하게 벗어나 있다. 그래서 융통성이 없이 고정되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부적응 상태를 보인다.

이 중 편집성 성격장애(paranoid personality disorder)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불신과 의심을 지나치게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지속적인 갈등과 불화를 일으켜서 사회 부적응 상태에 이른다.

A씨는 자신 외의 모든 사람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악의적이고 기만적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기회만 있으면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하고 경계를 해야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굳게 다짐을 한다. 타인에 대한 적대적 신념을 가지고 늘 부정적 측면에 대해 선택적으로 지각하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B씨는 다른 사람에 대한 자신의 적의와 비판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적대감을 나타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인이 한 행동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를 모르고, 역시 다른 사람은 믿지 못할 존재라고 확신한다.

C씨는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경험한다. 그래서 홀로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사회에 불만이 많고 예민하다. 때때로 특이한 생각과 공상을 하는 경향이 있다.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나 공포증, 심리적 혼란을 경험한다.

대부분의 편집성 성격장애는 오랫동안 지속된 문제이기 때문에 수정과 변화가 그리 쉽지 않다. 또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도 드물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에 있어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운 성격이지만, 상담자 또는 누군가가 편집성 성격장애자의 감정을 잘 수용해야 한다. 성격장애자가 오랫동안 해온 방식대로 타인에게 적대적인 요소를 포착하여 의심과 분노를 표현하더라도, 방어적으로 대하지 말고 솔직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적 갈등을 솔직하게 말하게 된다. 그리고 상담자가 이것을 공감적으로 수용하여 내담자의 문제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도와준다. 내담자가 문제의 원인이 바로 자신에게 있음을 자각하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린다. 그리고 자신이 변화를 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게 된다.

인간관계에는 신뢰와 배신이 있지만, 하나님은 인간을 향한 사랑에 변함이 없으시다. 성경에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사49:15)고 하였다.

편집성 성격장애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 신뢰 결여에서 시작된 것이다. 성격장애자가 하나님의 신실한 사랑을 의지하는 신앙을 갖고, 그를 향한 주변인들이 따뜻한 위로와 관심을 보내면, 그가 자기 세계 속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가족 중에 성격장애자가 있다면 다각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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