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과 자살 -렘 29:11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우리들은 가끔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을 들을 때가 있다. 대중들은 저런 사람 정도면 행복할 거라고 하는데, 그런 추측과는 반대로 자신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면 죽음이라는 파국을 맞이한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참을 수 없는 심리적 고통이나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살다 보면 위기에 직면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삶 속에서 사업 실패, 원치 않은 이혼 또는 갑작스러운 실연, 사회적 명예 실추나 치명적 질병 등을 겪는 일이 생긴다. 이런 사건들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에 견딜 수 없는 모욕감과 억울함을 느끼게 한다.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 사울은 키가 크고 인기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보다 사람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마음대로 행하여, 하나님의 뜻을 좇지 않았다. 그는 전쟁에서 패하여 위기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이방인에 의해 죽는 모욕감을 싫어하여 자기 칼에 엎드러져 죽었다.

영국 여성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어렸을 때 의붓오빠들에 의해 성폭행에 시달리며 우울증이 심했다. 그녀는 작품으로 유명해졌지만, 자기가 죽는 것이 남편을 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여 템즈강에 투신했다. 소설 ‘노인과 바다’의 작가로 유명한 헤밍웨이는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총을 자신의 관자놀이에 발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직업을 얻지 못하는 청년, 생활고에 시달리다 지친 가장, 검찰 조사를 받게 되어 명예가 실추된 고위직 인사, 성적을 비관한 중고생, 왕따를 경험하는 학생 등이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다.

자살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절망감이다. 절망감이란 자신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 기대이다. 절망감은 고통스러운 상황이 해결될 수 없거나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예상을 의미한다. 소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통스러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 자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울증이나 양극성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자살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 미국 통계에 의하면 자살자 중에는 남자가 여자보다 많고 자살기도자는 여자가 많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남자가 자살할 때 총기·투신과 같은 치명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여자는 수면제나 독극물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살에 대한 위험 요인이 높다 하더라도 사고의 융통성, 강력한 사회적 지지, 자녀의 존재, 안정된 경제적 능력이나 직장이 있으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주변 사람들은 절망이라고 생각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타개할,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하나님은 다 망해가는 이스라엘에게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하는 생각이라”(렘 29:11)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바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소망을 갖는다는 것이다.

흔히 자살하는 사람은 인지적 융통성이 저하되어 좁은 시야를 지님으로써,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지 못하고 자살을 유일한 상황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삶의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가족, 직장 동료, 친구들은 심리적 지지를 통해 고통을 덜어주어야 한다. 또한 신앙인은 고통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절망하지 않는 신앙을 전해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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