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바로 전, 7월 11일 아랍연맹이 발행하는 아랍신문(Arab League News)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한국에는 기독교인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현재 전체 인구의 25%에 달하는 약 1,000만 명이 기독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사상 유례 없는 놀라운 증가 추세를 보면, 한국은 상당히 종교성을 가진 나라이다… 한국에는 현재 3만 명의 무슬림들이 있다. 한국인의 종교 성향에 비추어 볼 때 향후 수십 년 안에 이슬람이 기독교를 앞지를 수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한국은 이슬람 국가 중의 하나로 불리게 될 것이다”
마치 예상이라도 한듯이 1990년부터 한국에 이슬람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의 이슬람 인구는 약 25만 명이고, 비공식적으로 40만 명을 헤아리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이슬람 인구 성장 원인은 무엇일까?
1. 이민
한국에 이슬람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이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에 왜 외국인들이 유입되게 되었을까?
첫째, 노동인력의 부족이다.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올림픽 이후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서서히 이름을 떨치기 시작할 무렵, 국내 노동시장에서는 산업별 노동력 이동 현상이 일어나면서 제조업 분야에 심각한 인력난을 초래하게 되었다. 반면 가난과 실업으로 노동력을 국제시장에 배출해야 했던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은, 새로운 노동시장의 판로를 찾아 나서야 했다. 이러한 한국 노동시장의 경제적 요구와 아시아 국가 노동인구의 요구가 서로 부합되면서 아시아의 수많은 사람들이 코리안 드림을 품고 새로운 노동시장의 개척지 한국을 향해 밀려들어오게 되었다. 이에 따라서 1990년부터 한국의 노동시장에는 한국인 노동력의 수출량보다 외국인 노동력의 수입량이 더 많아지게 되었다. 1990년에 약 2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산업연수생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정착하였다.
둘째, 한국의 저출산의 문제이다. 저출산은 저성장을 초래한다. 일하고 세금 낼 사람이 적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 4.53명의 출산율을 기록한 이래로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산아제한정책을 실시하여, 1980년 2.63명으로 급격히 줄었고 1990년 1.60명, 2000년 1.47명, 2009년 1.19명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사실 1983년에 출산율이 2.1명으로 떨어졌을 때 신속히 조치를 마련해야 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출산정책을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였다. 204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400-500만 정도, 2050년에는 800-1,000만 정도 줄어들게 되었다. 2014년 한국의 출산율은 2.0명이었다. 매년 2.0명의 자녀를 출산할 경우 100년이 지나면 순수한 한국인은 21.6%밖에 남지 않는다. 여기에 유아사망률을 감안하면 순수한 한국인의 숫자는 더 줄어들게 된다.
셋째, 고령화 현상이다. 고령화 사회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14%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한국은 2018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 인구의 20%가 고령화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2050년이면 46%를 넘어설 것이다. 고령화는 평균생활 수준의 하락, 사회 활력 하락, 농촌 및 중소도시 경제 파괴 등의 문제를 양산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고령화 사회는 내수시장의 침체를 가져온다.
많은 전문가들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하여 한국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 한국의 인구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외국인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1990년 외국인들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서 2000년에는 재한 외국인 총 수가 20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 중 0.44%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2000년대에 들어 증가세는 한층 가파르게 진행되어 2005년에는 드디어 1%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외국인 체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5년 3월 말 181만 3,037명을 기록, 4,920만 명인 국내 총인구의 3.5%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중에 51%가 이주노동자들이다. 저출산과 3D 업종 기피현상, 고령화 등으로,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체 인구의 약 14%(643만 명)에 해당하는 외국인 인구를 수입해야 한다는 예측 등, 외국인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는 한류, 경제교류, 관광, 또한 한국 선교를 위하여 무슬림이 한국으로 오고 있다. 혹자는 중동이 한국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한국이 이슬람화된다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네시아(2억 4천만), 파키스탄(1억 9천만), 방글라데시(1억 6천만)이며, 인도의 무슬림 또한 1억 6천만 명이다. 이들 국가는 모두 한국 인접국이다. 전 세계 이슬람 인구의 70%는 아시아에 살고 있다. 또한 한국에 온 이슬람권 유학생들도 급증하고 있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에 의하면, 한국어 연수와 일반 연수생을 제외하고 2006년에 1,466명에서 2011년 12월 3,841명으로 2006년 대비 262%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2. 다산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는 마지막 설교에서 “자녀를 많이 낳아서 이슬람을 번성케 하라”(Abu Dawood, Nisai and Hakim)고 말하였다. 또한 꾸란은 독신을 허용하지 않는다. “너희들 가운데 독신자는 결혼할지어다.”(꾸란 24:32) 따라서 무슬림은 모두 결혼하며 자녀를 많이 낳음으로써 늘고 있다. 이 외에도 꾸란의 명령(꾸란 4:3)에 따라서 이슬람 국가에서는 일부다처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또한 법적으로 명시된 네 명의 부인 이외에도 ‘오른손이 소유한 것’으로 명시되어 있는 하녀들과의 관계는 산하제한이 없는 이슬람 사회에서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를 가지고 왔으며, 영국의 경우 무슬림 여성은 평균 6-7명의 자녀를 낳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도 평균 6명을 낳는다. 조희선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2012년 한국에는 무슬림의 자녀들이 약 4,000명 살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무슬림 여성은 산아제한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무슬림 2세들은 급속한 증가를 보일 것이다.
3. 결혼
꾸란에 의하면 무슬림 여성은 무슬림 남성과 결혼을 하지만(꾸란 2:221), 무슬림 남성은 무슬림 여성, 유대인 여성, 기독교인 여성과 결혼할 수 있다(꾸란 5:6). 한국에 온 무슬림이 한국인과 결혼하기를 원한다면, 꾸란에 의하면 유대인·기독교인·무슬림 여성과 결혼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에는 유대인 여성이 거의 없다. 무슬림 여성 또한 많지 않다. 따라서 기독교 여성과 결혼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타종교의 여성이 무슬림 남성과 결혼하여 자녀를 낳게 되면, 자녀는 아버지의 종교를 따르게 된다. 그리고 양육권은 아버지가 갖는다. 유대교에서는 어머니가 유대인이면 자녀가 유대인이 되는 반면, 이슬람에서는 아버지가 무슬림이면 자녀가 무슬림이 된다. 이들 자녀들은 나면서부터 무슬림이 되어 이슬람의 인구 성장에 밑바탕이 되어 주었다. 중동의 경우 주민등록증에 종교란이 있는데, 아버지의 종교를 자녀의 종교로 기록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영국 여인이 무슬림 남자와 결혼을 해서 낳은 아이들이 자라게 되면, 무슬림 남편은 아이들을 이슬람권으로 보내서 무슬림으로 성장한 다음에 다시 돌아오도록 한다. 이에 부인들이 자녀들을 찾으러 남편의 나라에 갔다가, 유괴범으로 체포되어 그 나라 감옥에 갇히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2013년 6월 법무부 통계를 근거로 보면, 한국인과 결혼해서 국내에 머물고 있는 국제결혼 비자 체류자는 14만 8,746명이다. 이 가운데 주요 12개의 이슬람 국가 출신이 모두 4,935명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주요 12개의 이슬람 국가만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OIC(이슬람회의기구) 회원국은 57개국에 달하며, 회원국에는 속하지 않지만 전체 인구의 7% 정도가 무슬림인 프랑스와 같은 나라들도 있다. 이러한 나라들에서 온 무슬림들, 그리고 그들과 결혼한 내국인들까지 계산하게 된다면 국내 무슬림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4. 개종
역사적으로 중동이 비잔틴 기독교 제국일 당시 이슬람 군대가 중동과 북부아프리카를 점령하자, 기독교인들은 2등시민으로서 ‘딤미’(Dhimma)라고 불리며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다. 그래서 이름 뿐인 기독교인들이 불평등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이슬람으로 개종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자발적인 개종이 늘고 있다.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이유는 이슬람의 교리가 기독교에 비하여 쉽게 되어 있고, 무슬림들이 전투적인 선교활동을 하며, 이슬람 문화에 대해 동경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한국인 이슬람 인구가 개종에 의하여 증가하고 있다. 그 배경을 살펴 보면, 1970년에 한국인 이슬람 인구는 3,700명이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이 한남동 시유지를 주어서 이슬람 사원을 건축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다. 한남동 이태원에 이슬람 사원이 완성되면서 이슬람 인구는 1만 5천 명으로 늘었다. 2005년에 4만 명이였던 한국인 이슬람 인구는, 2009년에 7만 1천 명으로 증가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이슬람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1만 명의 영국인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한다. 프랑스의 경우 약 4천 명, 한국에서는 약 7천 5백 명이 매년 이슬람으로 개종한다. 1930년 2억 3백만 명이었던 이슬람 인구는 현재 16억이 되었고, 2030년에는 22억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이슬람 인구는 현재는 약 25만 명이지만, 10년 안에 100만 명에 육박하고 2050년이 되면 300만 명에서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의 종교 상황에서 1988년 아랍 신문의 기사와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가? 불행하게도 한국은 저출산·고령화·노동인력 부족으로 인하여 그 길을 향하고 있다.
이슬람은 기독교의 진리를 왜곡한 이단이다. 이는 필자만의 견해가 아니다. 종교개혁자 존 칼빈(J. Calvin, 1509-64)은 데살로니가 2장 3절을 주해하면서 이슬람을 기독교 이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종교개혁자 블링거(H, Bullinger, 1504-1575)는 “이슬람의 발흥과 성공의 이면에는 기독교인들의 악한 삶이 있다”고 하였다. 종교개혁자들이 그랬듯이 이슬람의 도전 앞에 교회와 기독교인의 삶을 재조명해보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이슬람에 대하여 올바로 알아야 한다.
더불어 한국으로 이주하는 무슬림에 대한 적절한 선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약 25만 명의 무슬림공동체는 한국 안에서의 미전도종족(unreached people)으로 소리 없이 성장하고 있다.
유해석 선교사
FIM국제선교회 대표
‘우리 곁에 다가온 이슬람’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