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시니어 라이프 51] 원로가 사라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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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양보와 배려가 실종되고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서로 반목하는 사회로 되어 가고 있습니다. Winner takes it all,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분위기 때문인지, 배려와 양보는 실패를 의미하게 되었고, 한번 실패는 영원한 실패로 받아들이는 사회 구조속에서 갈등과 반목이 계속 지속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이렇게 양쪽이 첨예하게 대립해 있을 때면 우리 민족은 촌락에서 가장 연장자인 원로에게 찾아가곤 했습니다.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합리성과 공경할만한 인품을 지닌 원로는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경청하고 사회의 상식과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양쪽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중재안으로이나 판결로 분쟁을 해결하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이런 역할을 해줄 원로가 사라져버렸습니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인정받아온 인물이라 할 지라도, 다른 분야 (예를 들면 정치)로 진출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명예가 실추된다거나,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지만 한편의 입장만을 대변하며 분쟁의 중심에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첨병 역할을 하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도 많이 봐왔습니다.

고도의 압축 성장을 이뤄오면서 수많은 가치관들이 우리 사회에 유입되면서, 그동안 절대가치로 여겨졌던 효 같은 것들이 그 가치를 상실하면서 모두에게 존경 받을 수 있는 인물이 생겨나기 어려운 풍토가 되었습니다.

 또, 우리 사회 문화는 누군가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그 높은 식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도록 원로로 추대하는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사후로 미뤄지고 있고, 현업에서 물러난 시니어들에게 원로라는 타이틀은 주었지만, 조언을 구하기 보다는 후진양성에 전념하며 현업과는 최대한 거리를 두기를 원하는 모습, 단순 은퇴자의 역할만 바라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원로를 대하는 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원로란 어느날 갑자기 생겨나는 공산품이 아닙니다. 한 젊은이가 성실한 삶을 살아가면서 세월이 흐르고 자신이 평생 종사해온 그분야에 대한 경험이 쌓이는 가운데 연륜과 덕이 높아지고 인품을 갖추어 가면 그제서야 비로소 원로라는 호칭이 자연스럽게 부여되는 것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원로가 나타나지 않듯, 한 시대와 세대가 원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비지팅엔젤스 강동지점 전춘기 지점장
▲비지팅엔젤스 강동지점 전춘기 지점장

비지팅엔젤스 강동지점 전춘기 지점장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경험과 공로가 많고 덕망이 높아 후세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것들이 많으신 어르신이 참 많지만 우리는 그 자원을 잘 활용하고 있지 못해 안타까움이 크다. 창의적인 지식 경영과 각종 노하우로 무장되어있는 그분들에게 사회 곳곳에서 자문을 구할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착되기만 한다면 우리 사회가 더 발전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방문요양 기업으로 지역 사회를 섬기면서, 어르신들의 지혜를 지역사회에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감당하겠다” 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39대 대통령인 지미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각정 실정으로 재임 중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유명했지만 퇴임 이후 난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봉사활동 단체인 해비타트 활동을 비롯해, 분쟁지역에서의 평화 특사 역할들을 감당하며 세계 평화에 공헌한 대표적인 원로 정치가 입니다.
 그의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2002년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분쟁 중재의 아이콘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90대가 된 그는 여전히 세계 각지의 분쟁 지역을 찾아다니며 갈등을 중재하고,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선거 참관인 역할을 자청하며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미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벗어나 전 세계적인 원로로 우뚝 설수 있었던 건 그의 온화한 성품과 천부적인 정무적 감각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성공적이지 못했던 대통령 시절의 능력을 문제삼지 않고, 원로로서 온전하게 대우를 해주었던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존경은 억지로 생기게 할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의 전 생을 통해 활동해왔던 성과들과 사회를 위해 헌신해 왔던 스토리가 조합되어 자연스럽게 생겨난 문화인거죠. 우리 사회도 다른 나라 못지 않게 원로로 모실만한 시니어가 참 많은 나라라고 저는 자부합니다.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고, 사회에 시대를 꿰뚫는 지혜를 선물하는 원로들을 이제라도 온전하게 모시어 훌륭한 사회적 자산으로 남기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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