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칼럼] 원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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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목사(호주기독교대학 학장).
▲김훈 목사(호주기독교대학 학장).

한 사람의 인격 형성에 있어서 아주 강력한 역할을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원 가정’입니다. 원 가정이란 한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난 가정의 배경입니다. 원 가정에서의 삶은 누구에게나 아주 강렬한 경험일 수밖에 없고, 부인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의 일부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주는 영향력은 어린 시절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 타인, 그리고 세상을 보는 방식이 원 가정을 배경으로 해서 형성되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 가정의 영향력은 일평생 우리와 함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원 가정을 살펴 보는 시간을 갖지 못합니다. 나의 행동이 원 가정과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상담 모델의 경우, 일반적으로 원 가정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3세대의 가계도를 그리고 그것을 분석하면서, 부모님의 삶을 이해하고 과거에서 벗어날 수 힘이 생겨나기도 하고 세대를 따라 이어지는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원 가정에 있었던 규칙들이나 전통들이 현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도 살피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할머니의 우울증이 엄마에게, 그리고 나에게 이어지는 경우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세대를 내려왔던 집안의 비밀이나 금기 사항들을 살펴 보게도 됩니다. 가계도를 통해, 특히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대를 내려오던 부정적 영향력이 깨어진 경우도 종종 살펴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가계도를 통해 나를 이해하는 것은 흥미롭고도 유익하며, 놀라운 여행입니다. 대부분의 경우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기에 많이 놀랍니다. 어떤 한 분은 가계도를 그리면서 부모님을 용서하게 되었고, 자신의 삶의 비전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나의 원 가정을 정확히 알아가는 것은 나 자신과 내 가족을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원 가정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심지어 머나먼 땅 호주에 오고 새로운 가정을 꾸미고 집으로 다시 돌아갈 기회를 별로 갖지 못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원 가정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많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라고 했던, 부모님의 행동을 내가 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아마도 우리의 부모님들은 그분들의 부모님들을 보면서 같은 것을 맹세했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을 때 우리는 종종 시간이나 환경적인 변화가 해결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호주로 오신 분들 중에, 부모님 곁에 사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멀리 도망을 오신 분들도 간혹 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변화나 문제의 해결은 공간적인 변화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치유를 받음으로 과거의 사슬을 끊는 것이 가능하며, 희생자가 아닌 과거를 통해 의미를 찾는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치유되지 않은 원 가정의 삶의 패턴은 대물림이 될 수 있습니다. 나의 자식도 나와 동일한 문제를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자신을 바로 보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바로 가지지 못하면, 그 문제는 여전히 내 삶을 지배하고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 가게 됩니다. 내 문제의 주인이 바로 나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상담을 통해 발견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주인이 자신이 아닌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만약 우리가 적절한 상황(원 가정의 환경)에서 과거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볼 수 있다면,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삶이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들에 의한 패배감을 덜 느낄 것이며, 우리 자신의 삶에 더 주도적으로 될 수 있고, 원하는 삶의 스타일을 우리가 더 잘 창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더욱더 자유로워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원 가정 작업을 하는 것은 이러한 자기 파괴적인 패턴을 변화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어떤 이들은 이 작업을 상담자나 가족 치료사와 합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그것을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상 사람들은 가족 치료사들이 그것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하기 오래 전부터 이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의 자연스런 부분이, 어린 시절의 가족과의 관계를 재평가하고 그 관계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깊은 문제가 있거나 또는 심각한 감정적인 문제가 있는 가정에서 온 사람들은, 전문적인 도움이 없이 이 작업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정도의 문제만을 가진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제삼자의 관여가 없이 이 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다시 진지하고도 깊이 있게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서, 과거와 화해하고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시길 축원합니다.

Rev HUN KIM(김훈)

호주기독교대학 학장 (Australia Christian College CEO)
호주가정상담협회 회장 (Australian Family Counselling Association CEO)
호주가정사역센터 대표 (Australian Family ministry Centre CEO)
한국인 생명의 전화 원장 (Director of Korean Life Line)
ACA 등록 수퍼바이저, ACA 정회원
전) 호주가정상담대학 온라인과정 대표 (Former Director of Australian Institute of Family Counselling KDEP)
전) 유니티대학 학국어학부 학장 (Former Academic Dean of Korean Campuses in Unity College)
전) 호주열방대학 한국어 성경연구학교장 & 설립자 (Founder and Director of Korean School of Biblical Studies Diploma In Australia I of N)

기독교 상담학 박사 (Doctor of Christian Counselling)
목회상담학 박사 (Doctor of Pastoral Counselling)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MBA of International Business in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MdiV in Chongshin Theological Seminary)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BA of Mass Communication in Korea University)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BA of Theology in Chongshin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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