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사고 -잠 23:7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인생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을 피할 수 없다. 기쁜 일이건 슬플 일이건 괴로운 일이건 간에 모든 인간에게 겪는 사건이 있다. 그런데 같은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인생을 다르게 살 수 있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즉…”(잠 23:7)에서의 말씀과 같이, 인간이 어떻게 사건이나 경험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우울한 사고는 우울한 사람을 만든다. 우울한 사람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곡해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사고방식이 바로 우울증으로 나타나며, 또한 그러한 사고방식 패턴으로 불안을 더욱 가속화한다. 인생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들을 바꿀 수는 없지만,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면 더 정확하고 긍정적으로 살 수 있다.

우울한 사고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며, 영적인 삶 속에까지 깊이 해를 끼친다. 우울한 사고방식으로는 잘못된 극단적 사고, 일반화의 오류, 부정적인 면의 극대화, 생각의 잘못된 변형, 잘못된 추측 등이 있다.

잘못된 극단적 사고란 일반적으로 말하는 흑백사고이다. 자신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모든 문제도 흑과 백으로만 구분하여, 회색지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시험에 한 번 실패한 청년이 자신은 공부에 전혀 소질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 버린다. 그리고 시험 공부를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험 실패로 인생 전체를 판가름하려 든다.

일반화의 오류는 불쾌한 경험을 한 후에 똑같은 일이 계속해서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삶의 결론을 스스로 부정적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삶이 우울하기 그지없다. 예를 들면, 연애에 실패한 청년이 자기는 앞으로도 계속 연애에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일은 반복적으로 생길 것이며, 결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우울해지면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면만을 골라서 생각한다. 모든 일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는데, 긍정적인 부분은 잘라내고 부정적인 부분만으로 사고하는 오류를 행한다. 예를 들면, 팔이 다친 사람이 팔 다친 고통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팔 외에 몸과 다리, 머리 모든 부분이 멀쩡한데, 다친 부분에만 몰두하여 자신을 불행한 사람으로 몰아간다.

생각의 잘못된 변형은 우울한 사람이 자신의 긍정적이고 중립적인 경험조차도 다 부정적으로 바꾸어 사고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받은 기독교인이 어려움에 닥쳐 우울해져서, 감사 제목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눈앞의 문제만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 아는 것처럼 추측을 확신하는 경우가 있다. 잘못된 추측에 의해서 자기 자신을 우울에 빠뜨릴 수가 있다. 오랜 만에 어떤 사람을 만나 인사했는데, 그 사람이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그 사람이 눈이 나빠 그럴 수도 있고,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어서 다른 사람을 신경 쓸 틈이 없었을 수가 있다. 그런데 우울한 사람은 그 사람이 자신을 무시하고 사람취급하지 않는다고 잘못 추측할 수 있다.

여러 사례에서 보듯이, 잘못된 사고를 고정시키면 인생 자체가 즐거울 수 없다. 극단적 사고는 중립적 사고로, 일반화의 오류는 특정화의 오류로, 부정적인 면의 극대화는 긍정과 부정의 조화로운 사고로, 생각의 잘못된 변형은 객관적 균형으로, 잘못된 추측은 자기만의 독단에 빠지지 않는 겸손한 마음으로 변화시켜 우울의 사고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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