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의 흔한 건강 문제 중 하나가 식욕과 관련된 것입니다. 젊은 연령층은 마른 몸매를 지향하여 체중 조절을 하는 반면에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며 체중이 유지되기를 희망합니다.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는 정상적인 체력과 건강 유지를 힘들게 만들어 심한 경우 질병 악화로 인해 사망까지 야기시키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시니어 세대가 식욕 저하를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생리적 원인입니다. 인체는 나이가 듦에 따라 감각기관도 함께 노화가 됩니다.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미각이나 시각, 후각 세포들이 둔감해 짐에 따라 어르신들은 음식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 식욕이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할머니께서 해주신 음식이 유난히 맵거나 짠 이유도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서 양념을 과하게 쓰기 때문이죠.
식욕 저하를 느끼는 또 하나의 이유는 복용하고 있는 약물의 영향이 있습니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만성질환처럼 앓고 있는 질병은 필연적으로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됩니다. 이때 약물이 특정 영양소의 흡수를 억제하거나, 배설을 증가시킨다거나 체대 대사를 방해해 그 부작용으로 식욕부진이나 영양 불균형을 일으키게 됩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외로움처럼 사회, 심리적 요인이 식욕부진에 더 큰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혼자서 밥을 먹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보통 집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때 사람들은 외로움이나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TV, 라디오를 틀어놓거나 컴퓨터를 하며 식사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식사시간에 다른 일을 함께 하게 되면 우리의 뇌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전자기기들의 정보에 집중하느라 음식의 맛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맛을 느끼지 못한 채 배 속으로 들어가버린 음식에 대한 만족감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서도 왠지 모르게 허전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또, 밥을 혼자 먹게 되면 기존 식사시간보다 빠르게 먹는 경향이 생기게 됩니다. 이는 소화기계에 부담을 주어 소화불량으로 인한 장내에 더부룩함, 위산 역류 등을 일으키게 되죠. 혼자 먹는 일들이 잦아지게 되면 우리 몸은 식사하는 시간을 점차 부담스러워 해 식욕 부진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나라의 시니어는 점점 더 많이 혼자 밥을 먹고 있습니다. 2014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혼자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는 시니어는 총 131만여명으로, 전체 시니어에 20% 정도입니다. 이들 중 약 30여만명은 가족관계가 단절되어 있거나 사회적 교류에 제한을 받고 있는 위험 수준의 독거가정인데,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건강상의 이유, 정서적 고독감으로 인해 하루에 한끼 이상을 결식하고 있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 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가장형편이 어렵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식사를 거르는 시니어들에게 무료로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급식사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 사업은 시니어들에게 갓 지은 한끼 식사를 제공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제공한다라는 의미와 함께 시니어들에게 정서적 사회적 안정감을 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급식 시간을 전후로 시니어들이 하나 둘씩 모이며 여기저기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담소를 나누는 풍경들이 연출되는데요, 시니어들이 급식소에서 비슷한 또래들을 만나 그간 쌓였었던 정서적 긴장감을 녹이고 한끼 식사까지 해결하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식욕부진으로 건강을 위협받을 수 있는 시니어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효과적인 공간인 거죠.
비지팅엔젤스 칠곡지점 김윤정 지점장은 “홀로 지내는 어르신 댁을 방문할 때면 늘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가지고 갑니다. 가족들이 함께 계시는 어르신은 배우자 또는 자녀가 끼니를 챙겨주어서 먹지만 홀로 지내시다 보면 전적으로 혼자 드셔야 해 거르시기 일수이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도 우리들과 같이 달콤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퓨전음식을 주로 가져가는데, 어르신들은 예쁘게 생긴 음식을 어떻게 먹을 수 있냐고 말하시지만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신다. 다음에 또 가지고 오겠다고 약속하면 무척이나 좋아하십니다. 항상 내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로 어르신들께 희망을 드리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랜 옛날 수렵활동을 하며 포획한 동물들을 먹으며 생존을 유지해왔던 인류는 늘 함께 모여 사냥을 나갔고, 돌아와서도 다같이 모여 고기들을 나눠먹으며 살아왔습니다. 이러한 습성은 농경사회에도 이어져 여럿의 힘이 필요한 수확 철이면 서로가 품앗이를 해 일을 도왔고, 늘 잔치를 벌여 경작물들을 함께 나누고 즐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음식을 여럿이 함께 먹어야 제 맛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인류는 태고부터 다 함께 식사하는 환경에서 자라온 것입니다. 시대가 변해 혼자 밥을 먹는 일이 비일비재 하지만 이는 올바른 모습이 아닌 것입니다.
여럿이 모여 식사를 하면 혼자 식사를 하는 것 보다 식사량이 증가한다라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또한, 식탁에 함께 앉는 인원수와 비례해서 본인이 먹는 음식량이 정비례 해서 늘게 된다라는 연구 결과도 있죠. 여럿이 함께 식사하는 환경을 다시 회복하여, 시니어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