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시니어 라이프 61] 은퇴후 새로운 삶의 표본, 지미카터 전 대통령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지난 8월 20일 청바지에 재킷 차림의 한 노년의 신사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서 작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담담하게 위와 같은 메시지를 전하면서 기자회견을 시작했습니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간으로 전이되어 간의 10분의 1을 제거했었던 이 남자는 수술 후 검사에서 종양이 뇌로도 전이된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완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이 검사 결과에 대해 전세계는 모두들 놀라며 이 작은 거인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슬퍼하며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 신사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전혀 불안해 하지 않았고 오히려 담담하게 기자회견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 슬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낙담해 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전하였습니다.

지미 카터, 미국 제 39대 대통령으로서 소련과 경쟁하던 세계 초강대국을 이끌었던 전임 대통령이었지만, 그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대통령 재임시절, 서민적 이미지와 사회, 경제, 정치에 개혁을 꾀하는 이미지로 임기 초 인기를 끌었었지만 지속되는 국내 경제 침체와 이란 인질 사태 같은 외교적 위기가 겹치면서 국민들의 불신을 불러일으켜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재임에 실패했습니다.

당시 그는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쓴채로 퇴임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퇴임 당시 기록했던 13%라는 지지율은 미국 정치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이었던 ‘웨터게이트’로 불명예 퇴진했던 닉슨 대통령의 24% 보다 낮은 수치로서 많은 사람들은 지미 카터가  대통령직 퇴임과 동시에 정치적 생명을 잃을것으로 내다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고향인 조지아주의 아틀란타로 내려가 자신의 이름을 딴 카터 센터를 세우고 미국의 각종 정파를 뛰어 넘는 비영리기구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켜 갔습니다. 지미 카터는 센터를 통해 국제 분쟁의 해결과 민주주의 신장, 인권 보호와 질병 예방에 앞장서 활동했습니다. 신생국가에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선거 감시 활동, 저개발국가의 질병 퇴치를 위한 노력, 빈민이나 난민들의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운동까지 이어가며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그가 1994년 북한을 방문하며 거둔 성과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를 지킨 조정분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당시 서울을 불바다를 만들겠다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핵개발을 주장하고 있었고, 한국군과 미군도 그에 대응하는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는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라면 등 생필품 사재기 광풍이 불며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이때에 지미 카터는 평양을 방문하여 당시 북한의 지도자인 김일성을 직접 만나 양측의 군사적 긴장감을 완화 시킬것을 주문하고,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며 다각도로 노력하였습니다. 그의 노력은 남북간의 정상들의 대화 약속과 제네바 협정을 맺는 결실을 이끌어냈습니다.

▲비지팅엔젤스 구로지사 권준택 지사장
▲비지팅엔젤스 구로지사 권준택 지사장

비지팅엔젤스 구로지점 권준택 지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역사상 가장 인기 없던 대통령으로 정치적 생명이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가 200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전임 대통령이라는 찬사를 받게 되는 극적인 변화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은퇴나 퇴임 후에도 인생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 자리에 머물며 남은 생을 기다리기 보다는 창업이나 봉사활동 등 할수 있는 일을 찾으면서 땀을 흘리면 더욱 더 의미있는 인생 2막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모습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흑색종이 뇌로 전이됐다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도 그는 늘 하던 일과를 수행하며 편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요일에는 17년째 해오는 교회 학교에 평소와 다름없이 출석하여 ‘사랑’을 주제로 성경공부 강의를 이어가며 마지막 삶을 담담하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나는 마음이 편안합니다. 나는 멋진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죠. 사람의 생명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나는 다만 준비할 뿐입니다.” 

기자회견장에서 담담하게 소회를 나누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바라보며 그 자신이 해야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하고 묵묵히 그 위치를 지키는 인생 자체가 이렇게 큰 울림을 줄수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힘들었던, 어두웠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내게 주어진 오늘의 삶을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여러분 되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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