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불안 -시 77:3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사람 마음의 세 가지 요소로 지성·감정·의지를 꼽는다. 사람은 지·정·의가 조화롭게 성장해야 성숙한 인격을 이룰 수 있다. 지성이 탁월한 사람이라도 감정이 불안하거나, 의지가 강하다 하더라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없다. 그런데 인간은 하나님을 벗어나 타락한 이래, 지·정·의가 모두 온전치 못한 모습을 나타낸다.

인간의 감정이 타락했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잘 살펴보고 통제해야 한다. 감정이 상한 경우 대부분 인간관계에서 비롯되지만, 궁극적으로 더 깊숙이 들여다 보면 하나님과의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감정이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것으로만 보이지만, 하나님과 내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보여 주는 지표인 것이다.

인류 최초의 가정을 통해서 인간의 감정과 하나님과의 연관성을 추적하고자 한다. 아담은 하와와 결혼하여 첫째 아들 가인과 둘째 아들 아벨을 낳았다.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아벨은 자기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렸다.

하나님께서 아벨과 그 제물은 받으셨으나, 가인과 그 제물은 받지 않으셨다. 그래서 가인은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하였다. 가인의 안색이 변한 것은 분노의 표현이었다. 자신의 제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것이었다. 가인은 하나님에 대한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동생 아벨을 향해 폭발시켰다.

가인은 동생 아벨이 들에 있을 때에 아벨을 쳐 죽였다.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사는 받으시고 자신의 제사는 받으시지 않은 것에 대한 반감으로 동생을 질투하게 된 것이었다. 하나님이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이유는 그가 믿음으로 드리지 않았던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였다.

하나님이 가인에게 동생 아벨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셨을 때, 가인은 자신은 모른다면서 자신이 아우를 지키는 자냐고 말하였다. 사실 가인은 극렬한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증오심으로 아우를 살해하였다. 그러나 그 후 가인은 죄책감에 휩싸였다.

가인이 살인을 저지른 대가로 인해 그의 소산물이 효력을 내지 못하게 되었고, 안정된 땅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두려움에 휩싸여서 자기 벌이 중하다고 하면서, 하나님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불안에 떨었다.

가인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긋남으로 인하여 불안해하였다. 불안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긋난 영적인 것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가인은 파괴적인 분노로 인하여 살인을 하였지만, 자신이 위험에 처하자 극도로 두려워하였다.

많은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내가 하나님을 기억하고 불안하여 근심하니 내 심령이 상하도다”(시 77:3) 시편 기자는 환난날에 하나님께 부르짖고 있다.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여 영적 평안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은 세상보다 크시며 능력이 많으신 분이다. 인간이 두려워하는 그 모든 것에서 건져내시는 분이시다. 인간이라는 자체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두려움이나 불안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궁극적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불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인간적인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기보다, 먼저 우리 안에 있는 더 깊은 문제와 씨름해야 한다. 근원적인 것은 영적인 죄, 즉 불신앙이다.

가인에게 평안이 없는 모습은 오늘날 하나님을 떠난 인생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만이 죄인들을 불안과 두려움을 해방시켜 줄 수 있다. 하나님께 나와 죄의 짐을 내려놓고 마음에 평안과 기쁨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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